금투협 “안정성·수익성 모두 잡는다”…‘3%+ α’ 수익을 앞세운 뉴딜펀드, 퇴직연금 시장에 활기 기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당정 추진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국가적인 프로젝트라 해서 무조건 믿어보라는 게 아니다. 이전 펀드와는 다르다.”(최현만 금융투자협회 부회장.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부의 160조원 규모 뉴딜펀드의 윤곽이 나온 가운데 금융투자협회가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를 잡을 수 있는 펀드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향후 국정 핵심 어젠다를 국가개조 의제인 K뉴딜로 옮기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그 첫 과제인 뉴딜펀드에 최대한 힘을 싣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뉴딜펀드 운용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뉴딜 펀드는 디지털뉴딜·그린뉴딜 등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사업의 재원을 금융회사 펀드 방식으로 판매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뉴딜사업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로 민간이 정부를 대신해 사회기반시설에 선투자하고, 정부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일정기간 사업 운영으로 수익을 회수한다. 일반인도 공모를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된다.

수익률은 크지 않지만 수익 보장에 관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는 만큼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부동산과 증권 수익에 규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현 정부가 인정하는 자본수익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뉴딜펀드 활성화 위해 전문가들 머리 맞댔다

이에 ‘3%+ α’ 수익을 앞세운 뉴딜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는 5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뉴딜펀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펼친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라 흘러넘치는 유동성이 생산적인 곳에 투자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뉴딜펀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뉴딜펀드의 성공을 위해 퇴직연금과의 연계를 고려중이다. 뉴딜펀드 도입이 퇴직연금 시장에 활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다. 이를 위해 뉴딜펀드도 하나의 상품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디폴트옵션(자동투자제도)을 도입하는 것이 과제로 나오고 있다.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한 투자·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가입자 성향에 맞춰 적당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최현만 금융투자협회 부회장은 “뉴딜펀드는 세제 혜택 등을 주며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업자인 운용사, 금투업자 등이 발굴해 투자하는 캐피탈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220조원 쌓여있는 퇴직연금을 인프라펀드에 연결해 운용하면 수익률이 안정적이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밝혔다. 디폴트옵션 등 퇴직연금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뉴딜 펀드가 성공하려면 사업대상 기업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며 “해당기업 발굴은 정부부처에서 충분히 지원하고, 민간에서 투자자산과 사업아이템 TF를 구성해 논의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전무도 “향후 정부와 국회, 금융투자업계가 서로 논의해 상품을 디자인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투협은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도입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o여당과 협의해 뉴딜펀드가 3% 정도의 안정적 수익률을 기본으로 추가수익률을 추구할 계획이다. 최 부회장은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다 잡혀야 국민들에게 좋은 펀드가 되고 산업과도 연결이 돼 관련 산업 육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정, “안정성과 수익성 조화롭게 설계할 것” 당정도 국민참여형 한국판 뉴딜 펀드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0일 국회에서 한국판 뉴딜 당정 추진본부 1차 회의를 마치고 “정부는 시중 유동성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고 성과 공유를 위한 펀드를 추진하고 있다”며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한국판 뉴딜 펀드 조성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빠른 시일 내에 발주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어 “안전성과 수익성이 조화롭게 설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많은 국민이 참여해 성과를 공유하는 방안으로 짰고, 8월 마지막주나 9월 첫 주까지 세부적 방안을 마무리해 9월 쯤 늦지 않게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이광재 의원은 ‘뉴딜펀드’에 투자하는 금액이 3억원 이하일 경우 세율을 42%에서 5%까지 낮추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한국판 뉴딜 등 사회기반시설 사업에 투자하는 3억원 이하 펀드 투자금 수익의 5%, 3억원 초과 투자금의 경우 수익에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하는 분리과세 특례 신설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일반 펀드에 3억원을 투자해 12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종합소득세 최고세율 42%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500만여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뉴딜펀드의 경우 5%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해 60만원까지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의원은 “금융자산 1경 8000조원, 부동자금 1000조원, 코스피 2000 내외 박스권, 초저금리 ‘돈맥경화’ 시대”라며 “한국판 뉴딜의 성공이 곧 국민의 이익이 되고,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핵심 기술에 투자해 연관산업까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 내에서는 뉴딜펀드 활성화를 위해 ‘국채 수익률+α’ 수준인 3%대의 수익률과 각종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