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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철강기업, “친환경·미래 소재가 힘”

소재 경쟁 본격화…“필(必)환경 시대, 기능성도 포기 못해”
  • 화학·철강기업들은 환경 이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함께 자원 재활용을 위한 신규 친환경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LG화학)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 양대 산맥은 화학과 철강업계다. 이 두 업계는 한국 산업 발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력 산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래 혁신에 대해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더 가볍고 더 강하고 더 활용도가 높으면서 친환경적인 소재를 선보여야 하는 것은 물론 그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것도 곤란하다. 실제로 이 두 업계는 최근에 환경오염과 안전사고 이슈에서도 양대 산맥 역할을 해왔고 이 문제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효자산업’이나 ‘산업의 쌀’이라는 긍정적인 타이틀을 반납해야 할지도 모른다.

화학업계, ‘인류 생존 문제’ 중심에 서다

화학산업은 천연소재를 대체해 인류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각종 기초소재를 생산 공급하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그동안 전자, 자동차, 섬유, 건설 등 전방산업에 기초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국내외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이미 수준급 신기술과 신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화학산업은 이제 환경오염이라는 인류 생존 문제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안전하고 친환경적 생산 공정을 비롯해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까지 미래 사회가 화학산업에 요구하는 가치는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이런 전환기를 맞아 국내를 대표하는 화학기업들은 저마다의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환경안전에 있어 LG화학만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수립하고 전 세계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전 세계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안전 기준을 재정립하고 관리체계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또 최근 농·수산물 관련 ‘그린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등의 ‘화이트바이오’로 불리는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쏟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특히 LG화학은 고부가합성수지(ABS) 부문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LG화학은 1년이 넘는 연구 끝에 재활용이 가능한 ABS를 개발했는데 가공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는 ABS는 자동차, 헬멧, 가전제품, 레고 블록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LG화학은 연간 약 200만 톤에 달하는 ABS를 생산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화장품 및 식품 용기에 적용이 가능한 PCR-PP(Post-Consumer Recycled Polypropylene, 재생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수거 후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로 만들고 FDA 안전기준에 적합한 가공 공정을 거쳐 PCR-PP로 재탄생하게 된다.

PCR-PP는 고객사 요청에 따라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를 30% 및 50% 함유한 등급으로 개발됐고 화장품 및 식품 용기 등의 사용을 위한 FDA 인증을 국내 최초로 완료했다. 현재 국내외 화장품 용기 제작 업체들과 물성 테스트를 완료했고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예상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기존 20%인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사업 목표를 밝혔다. 현재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등을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를 개발 중이다.

재활용률 높은 소재 ‘철강’…제품 공정마저 ‘친환경’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 GRAphitic steel for Machinability) 양산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판매확대에 본격 나섰다. 포스코가 개발한 흑연 쾌삭강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납쾌삭강을 대체할 수 있어 국가 산업 경쟁력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포스코의 이번 흑연 쾌삭강 개발은 친환경 소재인 흑연을 활용해 납쾌삭강 이상의 우수한 절삭성을 확보한 데 큰 의의가 있다. 열처리를 통해 구현한 균질한 조직은 어느 방향으로 절삭을 하든 균일한 절삭성을 나타내 가공 효율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철강업계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형강과 철근 제품에 대해 GR(Good Recycled Product, 우수재활용 제품) 인증을 신규 취득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통해 재활용하지 않으면 폐기물이 되는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형강 및 철근 등의 제품을 연간 1000만 톤 이상 생산하고 있다. 철스크랩은 철광석, 석탄 등 다른 제강 원료 대비 CO₂ 및 폐기물 배출이 상대적으로 낮아 친환경적이다. 결국 현대제철은 철스크랩 재활용을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GR 인증을 획득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철강재를 생산하는 방법 중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전기로 방식은 철 재활용률 측면에서 고로보다 약 9배 많은 양을 재사용하고 있다. 또 전기로는 고로에 비해 최대 98.1%까지 오염물질을 저감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미 미국에서는 철강 총 생산량 중 전기로 비중이 67%까지 상승했고 대부분 선진국들이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철강·비철부문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전기로 전환이 강조되는 이유는 효율화와 환경보호에 기인한다”며 “선진국은 물론 중국 공신부(MIIT)도 2025년까지 전기로 비중을 최소 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목표는 올해 전기로 비중 20%”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현대식 전기로 사업을 도입한 국내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전기로 제강사다. 전기로 제강사는 고철을 녹여 새 철강 제품을 만드는데 새 제품이 다시 고철이 되고 고철로 다시 새 제품을 만드는 순환 과정을 반복하며 철이 40회 이상 리사이클링(recycling) 되도록 하는 친환경적 특징을 가진다.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고로 제철소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고 제조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도 절감된다.

이미 동국제강은 2010년부터 선제적 설비 투자로 친환경 공장 구축에 앞장서왔다. 동국제강 인천제강소는 지속적 설비 투자로 노후화된 전기로와 철근 압연라인을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설비로 교체했다. 설비투자 기획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요소를 고려해 공장 하드웨어 전체를 탈바꿈시킨 것. 특히 기존 틀을 완전히 깬 ‘에코아크전기로’를 통해 저탄소-친환경 철강 생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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