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언택트 시대’ 겨냥 발 빠른 조치…“사회 변화 읽어 발 빠르게 대응”

CU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시행한 배달 서비스의 경우 올해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되며 이용 건수가 80% 이상 신장했다. (사진 BGF)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위기 없이 완벽하게 수월한 해는 없다고 하지만 올해처럼 나라 안팎으로 악재가 많은 해도 근래에 보기 힘들었던 것 같다. 긴 장마와 유독 잦은 태풍, 결정적으로 전 세계의 코로나19 창궐로 어느 때보다 극복해야 할 위기가 많았던 한해다. 평소에도 수많은 사회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유통업계의 경우 올해는 ‘대격변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CU를 운영하는 BGF 역시 급변하는 사회 변화를 정면으로 맞이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이 전국 곳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 현장 체감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물론 오히려 한발 앞서 흐름을 주도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최초 CU 배달 서비스…코로나19로 재평가

싱글족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사회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는 그 흐름의 중심을 공략하지 못하는 기업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흔히 젊은 사람들은 차보다 커피를 선호한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의 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예상과 다른 갑작스러운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런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이 전국 각지에서 각계각층 소비자에게 다양한 아이템을 직접 판매하는 편의점일 것이다.

실제로 CU는 생생한 현장 동향을 분석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CU가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배달 서비스 이용 동향을 분석한 결과 배달 이용 건수가 전월 동기 대비 76.4%나 신장했다.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평일 이용 건수가 전월 대비 92.9% 뛰어 주말 60.4% 보다 훨씬 더 높은 신장폭을 나타냈다. 이제 편의점도 배달 서비스가 중요해진 시대가 온 것.

이미 CU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시행한 배달 서비스의 경우 올해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되며 이용 건수가 80% 이상 신장했고 이에 맞춰 24시간 배달, 지방 소도시 배달 제휴 확대, 배달 전용 상품 기획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의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CU 24시간 배달 서비스가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밤 11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배달 서비스 매출은 도입점 기준 전월 동기 대비 32.7%나 껑충 뛰었다. 2차 팬데믹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집콕족’이 크게 늘면서 편의점 배달 서비스 수요가 다시 급증했기 때문이다.

CU가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월 구성을 달리해 선보이고 있는 배달 전용 상품도 인기다. CU가 지난달 선보인 맵부심챌린지세트, 씨유반점세트 등 CU 배달 전용 세트 6종은 알찬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좋은 리뷰를 받으며 전월 대비 45% 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또 CU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배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배달 가능 품목을 기존보다 2배 늘린 약 800개로 확대한다. 이번 달부터는 수도권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아이스크림 배달 서비스를 개시함과 동시에 24시간 배달서비스도 대폭 확대했다.

언택트 시대, 비말 차단막부터 드라이브 스루까지

CU는 소비자가 ‘언택트 시대’에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번쯤 생각하는 ‘언택트 아이템’을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CU가 코로나19로부터 가맹점주 및 스태프, 소비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국 1만4000개 점포 카운터에 설치한 ‘비말 차단막’이다. CU는 최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긴급 대응안을 마련하고 소비자와 근무자 대면 접촉이 잦은 점포 카운터에 비말 차단막을 설치키로 했다. 관련 비용은 전액 본부가 부담한다.

CU가 이번에 설치하는 차단막은 투명 카보네이트 소재로 카운터 위 천장에 매달아 소비자와 근무자 사이를 물리적으로 차단해 침방울을 막아주는 구조다. 차단막 아래는 열려 있어 평상시처럼 상품, 현금, 신용카드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병주 BGF리테일 운영지원본부장은 “고객과 근무자들 안전을 최우선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안정적인 점포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본부 차원 지원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탄탄히 다져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언택트 아이템도 곧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젠 자동차에 앉아서도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CU는 모바일 모빌리티 플랫폼 ‘오윈(OWIN)’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자동차 안에서도 편의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CU 차량 픽업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한마디로 ‘편의점 드라이브 스루’가 탄생하는 것이다. 오윈은 운전자가 주유 결제, 주차권 예약, 식음료 주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으로 CU와 제휴를 맺고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번에 개발하는 CU 차량 픽업 서비스는 상품을 사전에 주문한 소비자가 점포 앞에 차를 정차하면 근무자가 차량 창문을 통해 물건을 전달해주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근무자 대면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기존 드라이브 스루 주문이 오프라인 주문, 결제, 수령 과정을 거치면서 대기시간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CU 차량 픽업 서비스는 점포 도착 전에 미리 오윈 앱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마치기 때문에 대면 접촉과 구매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성해 BGF리테일 e-커머스팀장은 “CU 차량 픽업 서비스는 시스템 개발과 테스트 과정을 거쳐 빠르면 다음 달 중 전국 점포에서 바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CU는 앞으로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춘 새로운 편의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