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50년 만에 종합식품·서비스 기업 도약…상하목장서 6차 산업 꿈 키워

매일유업의 상하농원 전경/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이 6차 산업을 기반으로 종합식품·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어 주목된다. 6차 산업은 농·축·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이 융합된 산업구조를 뜻하는데, 매일유업은 기존의 종합식품 제조업에 서비스업을 더해 6차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비전하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실 매일유업은 1970년대부터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주목해 왔다. 유제품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고, 1990년대에는 음료·제과 등을 판매하면서 종합식품 회사로 발돋움했다.

낙농보국의 꿈
1969년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매일유업의 전신인 한국낙농가공을 설립했다. 농어촌개발공사(現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민간자본과의 합작을 위해 매일유업 창업주 김복용 회장에게 합작투자를 제의했다. 당시 김 회장은 농어촌개발공사가 제시한 사업계획에 마음이 기울었다고 한다. 대개 사업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데 농어촌개발공사의 계획은 공익적 측면이 강조돼 있었기 때문이다. 황무지를 초원으로 바꾸고 원유를 생산해 농가의 소득기반을 마련할 뿐 아니라 유제품으로 국민의 식생활을 풍요롭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김 회장은 이 땅에 낙농의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고 말겠다는 개척자 정신으로 낙농보국의 꿈을 실현해 나갔다.

지난해 매일유업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매일유업은 ‘품질제일주의’와 ‘낙농보국’이란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우유ㆍ발효유ㆍ치즈ㆍ유아식ㆍ커피음료ㆍ주스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최상급 품질에 초점을 둔 프리미엄 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 및 글로벌 브랜드 육성,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매일유업은 좋은 원료의 선택부터 생산ㆍ유통 단계까지 철두철미한 고품질 경영 원칙으로 가장 안전하고 맛있는 제품을 만들자고 다짐하고 있다. 또한 고객의 다양한 입맛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독창적인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제품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오늘날의 매일유업은 유제품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물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유제품 개발에 차별성을 두는 등 매일유업은 한 단계씩 발전해 나갔다. 1970년대가 공장설립과 함께 선진기술을 도입한 시대였다면 1980년대는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 시대였다. 점차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선진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자 소비자들의 기호는 다양해졌다. 매일유업은 1986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한국인의 체질과 식생활 패턴, 시장 상황 등을 분석해 제품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매일유업은 음료·제과 등 신규 식품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종합 식품회사로 발돋움했다. 주력 상품인 유제품을 다양화, 고급화했으며 우유, 가공유, 치즈, 버터, 발효유, 과즙음료 등을 생산·판매했다. 음료 부문에서는 '허쉬 초콜릿 드링크'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 냉장유통주스 '썬업', 고급 커피음료 '카페라떼' 등을 출시했다. 또한 미국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키세스 초콜릿', '오레오' 등 제과 분야에도 진출함으로써 종합식품회사로 자리잡게 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유가공 시장의 업체들간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매일유업은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맞는 신상품을 개발해 위기를 극복했다. 2005년 락토프리 우유인 ‘소화가 잘 되는 우유’, 2008년 ‘상하목장 유기농우유’, 2014년 ‘저지방&고칼슘2%’ 등을 출시해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했다. 특히 무지방(0%)부터 저지방(1%, 2%), 일반우유(4%)까지 우유 선택의 폭을 넓혀 건강한 식문화를 이끌었다. 매일유업은 유제품 이외에도 프리미엄 착즙 주스 ‘플로리다 내추럴’과 유아식 ‘앱솔루트’ 라인업을 출시했다.

최근 매일유업은 저출산 및 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기존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뉴트리션’ 카테고리를 도입했다. 생애주기별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매일 헬스 뉴트리션’을 론칭했으며 그 첫 번째 제품으로 ‘셀렉스’를 선보이며 성인영양식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6차 산업에 도전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에 위치한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의 6차 산업 도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6차 산업은 농·축·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이 융합된 산업구조를 말한다. 2016년 매일유업은 6차 산업의 모델로서 상하농원을 개장했다. 상하농원은 친환경 농축산물을 생산·판매하고 농촌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농산물 수확부터 가공, 유통, 서비스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국내 관람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의 시선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관광서비스 산업에도 일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상하농원을 통해 농가 소득 증대, 일자리 증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하농원은 고창군의 농가 약 50 곳과 계약을 맺고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건강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안심 먹거리를, 농부에게는 지속 가능한 성장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상하농원은 고창 지역 고용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60%가 고창 출신일 정도로 지역 주민 비율이 높다. 그 중 20-30 대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상하농원을 중심으로 도시와 농촌,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매일유업이 상하농원을 통해 종합식품ㆍ서비스 회사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