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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산업’으로 가치 높이는 기업들

현대차, ‘수소경제’ 이끌며 ‘K-배터리 동맹’까지…한화·효성·LS 기대감↑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국제사회 일부에서는 코로나19를 두고 이전의 경고를 무시한 데 따른 재앙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10년 돼지인플루엔자(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출혈열(에볼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을 겪으며 감염병에 따른 일상·경제적 타격을 입고도 근원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서 말한 해결책은 통상 기후변화 대응을 뜻한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발현의 정확한 인과관계는 드러난 바 없으나, 각종 연구보고서 등을 보면 환경문제와 감염병 간 개연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상당하다. 최근 한국 또한 국제사회 움직임에 맞춰 ‘그린뉴딜’을 새 모델로 제시한 것은 그래서다. 이 또한 각 기업 및 산업구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은 블루칩 찾기에 나섰다.

친환경 부각…중심엔 ‘수소경제’

  • 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인 (좌측부터)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반도체와 통신 및 게임 등에 이르기까지, 이처럼 디지털 IT 기술을 바탕에 둔 기업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 준비에 특히 열 올리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감염병 리스크 재발 가능성 최소화에 힘을 더할 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이 기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일부 분석을 반영하면서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그린뉴딜’이 부상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린뉴딜이 일으킬 가장 커다란 변화로 주목되는 현상은 ‘수소경제’가 대표적이다. 이 분야는 현대차가 단연 앞선 상황이다. 국내외 여러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을 반복, 조업차질에 생산량마저 대폭 감소한 현대차지만 주식시장은 다르게 움직이는 것 역시 그에 따른 기대감으로 보인다. 지난 3월 6만5000원까지 내려앉았던 현대차 주식은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을 대거 모으면서 지난 17일에는 20만 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는 코로나19 여파와 무관하게 지속 수소산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성과도 연이어 냈다. 작년 전 세계에 넥쏘 등 친환경차 4987대를 팔아 수소전기차 판매 1위를 달성한 사례는 유명하다. 이어 지난 9월에는 처음으로 비자동차부문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유럽에 수출했다. 아울러 세계 4위의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와 수소 생산기술 개발 협력도 진행 중인 만큼 수소 사업 다각화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니콜라 등과 비교해 현대차의 제품 신뢰도 매우 높고 즉각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의 해외 시장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의 사례와 같은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 체결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쯤 친환경차 빅 싸이클 진입으로 현대차 기업 가치는 향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예상했다.

물론 수소차 및 수소기술 생산만 놓고 현대차를 바라볼 수는 없다. 사실 재계에서 가장 관심갖는 사안은 역시 친환경차로 꼽히는 순수전기차 성장세다. 이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가 일제히 공략에 나선 까닭에 기대치가 높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지난 5~6월 해당 전기차배터리 기업 총수들과 일일이 만나 동맹체계를 구축해뒀다. 전기차 시장의 ‘K-배터리 동맹’ 현실화를 기대케 한 대목이다.

신(新)에너지 ‘각광’…시너지 기대

  • LS전선 직원들이 동해 사업장에서 선적 중인 해저 케이블을 점검하고 있다.
그밖에도 그린뉴딜 선도 기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한화, 효성, LS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중 한화는 한화솔루션의 니콜라 투자 관련 논란이 일었어도, 사업 경쟁력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 한화솔루션의 그린수소 개발기술 300억 원 투자, 한화에너지의 패키지형 수소충전 시스템 한국가스공사 공급 등 최근 한화 행보는 눈에 띄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니콜라가 무너져도 펀더멘털은 덮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효성은 그린뉴딜 바람에 올라탔다는 평가까지 받는 상황이다. 다른 기업보다 계열사 간 시너지가 비교적 선명하게 예상돼서다. 일례로 현재 효성중공업은 전국 34기의 수소충전소 중 절반가량인 14기를 운영 중이다.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의 생산과판매를 맡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소자동차 연료탱크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만드는 곳이다.

이 지점에서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안목이 새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가 이전부터 수소 등 친환경 사업에 공들여 온 까닭에서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산업용 가스 전문 기업 ‘린데그룹’의 투자를 유치한 자리에서 구체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효성이 추진하는 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LS도 못지않다. 전방위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환경기술 역량을 강화시켜 온 빛을 차츰 발하는 모습이다. LS전선이 강한 면모를 드러내는 ‘해저 케이블’ 사업은 재생에너지인 해상풍력에 다수 투입될 것으로 보이며, 최근 양산에 돌입한 초경량 알루미늄 전선은 전기차 업계의 러브콜을 노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온실가스 감축 등에 요긴한 폴리프로필렌(PP) 소재 케이블도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각 분야 기업들이 이 같이 노력 중이지만, 더 나은 역량 발휘를 위한 정부 뒷받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산업계에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연구개발 및 특허 등에 관환 규제완화 및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성봉 서울여대(경영학과)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려면 R&D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며 “특허 및 지식재산 사업화에 따른 소득의 법인세 감면, 연구·인력개발준비금 재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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