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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디지털 혁신으로 ‘포스트 코로나’ 맞는다…4대 금융지주 회장 직접 진두지휘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언택트(Untact, 비대면) 환경에 따른 디지털 혁신만이 살 길” 최근 금융권에서는 어느 때보다 발빠른 디지털 혁신 행보가 눈에 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언택트 경제 환경은 디지털 금융으로의 탈바꿈의 속도를 높이고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재정비하는 작업을 가장 최우선 과제로 삼도록 속도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 특성상 타 산업과 달리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금융권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면서 긴장감과 함께 설렘이 감돌고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 ‘디지털 혁신’ 발벗고 나섰다

우선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은 자사 내 디지털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8일 그룹 경영협의회 화상회의에서 자회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디지털 혁신은 그룹의 생존 문제”라며 “앞으로 금융그룹 회장이자 우리금융의 디지털 브랜드 ‘원(WON)뱅크’ CEO라는 각오로 직접 선봉에 서서 1등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부문 인사, 예산, 평가 등 조직 운영체계 전반에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수준 이상의 자율성을 부여할 방침이다. 손 회장은 “은행 디지털 인력이 근무 중인 우리금융 남산타워에 IT(정보기술) 자회사인 우리FIS의 디지털 개발인력 250여명도 조만간 함께 근무하게 될 것”이라며 “지주사의 디지털 조직도 이전해 그룹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 혁신 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해당 건물에 제2의 사무실을 마련해 매일 오후 장소를 옮겨 근무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디지털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손 회장은 “디지털 환경의 변화 속도는 일일 단위로 점검해도 부족할 정도”라며 “그룹 전체가 한 몸처럼 협업해 디지털 혁신 과제를 빠르게 추진하고 획기적 성과도 이끌어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그룹은 디지털영업부o디지털위원회 등을 신설해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디자인하고 있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3연임이 확정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차별화된 디지털 플랫폼 제공과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를 통해 ‘1등 금융그룹’ 타이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윤 회장은 차별화된 디지털 플랫폼 제공과 뉴노멀 시대에 대비한 글로벌 진출을 향후 3년간 주요 경영 전략으로 꼽았다. 윤 회장은 “현재 업종 간 경계를 넘어 대형 정보통신기업(빅테크)들과 디지털 경쟁이 벌어지는 중”이라며 디지털 부문 플랫폼에서 앞서 가겠다고 밝혔다.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종합 금융서비스’ 제공을 제시했다. 빠르고 간편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플랫폼 부문을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창구를 활용해 고객 편의성도 동시에 높인다는 전략이다.

윤 회장은 “(KB금융은 빅테크에 비해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라며 “오프라인 부문에서도 전문 상담서비스 인력도 있어 이런 부분을 강화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전 계열사가 나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집중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윤 회장은 “앞으로의 시대에 전통 금융사가 경쟁력을 가질지 의문”이라며 “금융 포트폴리오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모두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글로벌 부문의 프로세스를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지 못하면 신한의 미래는 더 이상 없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9월 초 열린 신한금융그룹 창립기념식에서 계열사 CEO를 향해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디지털 혁신이 ‘생존의 갈림길’이라고 지칭하면서 전사적인 집중 과제임을 천명한 것이다. 조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과 업무 프로세스, 조직과 개인의 평가 체계까지 디지털을 중심으로 완전히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디지털 분야 투자 확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조 회장이 직접 위원장으로 나서고 7개 계열사 CEO들을 위원으로 하는 ‘디지로그 위원회’를 신설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포항공대(포스텍), 카이스트와 ‘테크핀’(기술+금융) 산학협력센터를 만든다. 구체적으로 Δ인공지능(AI)o머신러닝 Δ빅데이터 Δ챗봇 ΔARoVR Δ사물인터넷(IOT) Δ블록체인 Δ생체인증 등에 이르는 테크핀의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디지털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기술역량 및 실무경험 교류, 기술 인재육성을 위한 혁신프로그램 도입, 과학기술 창업 지원 및 투자 병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 대학 컴퓨터공학, 전산, 수학, 산업공학, 전자공학, 바이오o뇌공학 및 AI 등 분야별 전문가와 교수 및 연구진이 전공 제한 없이 참여하는 전공 융합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코로나 위기로 불확실성이 심화된 지금, 변화의 파고를 넘기 위한 혁신의 일환으로 국내 최고 과학기술대학 및 인재들과 디지털 실험의 장을 만들어,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가 용인되는 실험의 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비대면 서비스에 최우선으로 집중

금융지주사 수장들의 직접적인 움직임에 각 은행들은 비대면 서비스에 최우선으로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 초 은행 전체의 DT(디지털전환o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을 기획o실행하는 총괄조직인 ‘DT추진단’을 신설해 전행적인 DT추진에 나서고 있다. 먼저 기존 영업시간의 한계를 극복해 고객의 금융 경험을 혁신하고 은행의 운영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 안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점 방문이나 상담원 통화 없이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스스로 가계대출을 연기할 수 있는 언택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올해는 금융권 최초 인공지능(AI) 학습플랫폼인 SACP(Shinhan AI Core Platform)을 기반으로 은행 업무 전 영역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20개 과제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 Vision/OCR(이미지인식) 플랫폼을 추가 구축해 무역거래기반 자금세탁방지업무(Anti-TBML)와 각종 종이 서식의 입력o검증 업무를 자동화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대표적으로 차세대 전산시스템 ‘더 케이(The K)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AIo빅데이터o클라우드 등 최신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각종 마케팅 프로세스와 고객대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2월부터 전국 영업점에서 오픈 가동중이며 단계적 준비과정을 거쳐 그랜드 오픈에선 ▲마케팅 허브 ▲비대면 채널 ▲글로벌 플랫폼 ▲IT인프라 고도화 등 전체 영역에서 시스템 결과물을 선보일 계획이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영업점도 점차 ‘무인화’하고 있다. 서울 교대역 인근에는 신분증 스캔과 손바닥 정맥인증 등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셀프점’이 오픈했으며 공덕역과 홍대입구역 등에는 ‘무인환전센터’ 등이 운영중이다. 전국 지점에서는 디지털 서식 기반의 종이없는 창구인 ‘디지털 창구’도 운영 중이다. ‘디지털 창구’는 태블릿 모니터 서식 작성으로 고객은 창구 업무를 보다 쉽고 빠르게 볼 수 있으며 직원 또한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 양질의 금융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IBK기업은행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부동산 담보대출 가능 금액을 심사하는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을 25일부터 도입한다. 국토교통부, 법원, 국토정보공사 등에서 수집한 공공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서류발급, 권리분석, 규정검토 등을 수행해 대출가능 여부, 금액 등을 자동으로 심사하는 시스템이다. 은행 영업점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을 상담할 때 은행 직원이 주소만 입력하면 3분 안에 대출 가능 금액 등 사전 심사 결과가 나온다. 심사 가능 부동산은 주거용 집합건물(아파트, 연립 등), 오피스텔 등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부동산 담보대출 상담을 위해서는 확인이 필요한 서류도 많고 규정도 많아 짧게는 1시간, 길게는 며칠의 시간이 소요되고, 고객들이 몇 차례에 걸쳐 은행을 방문해야 했다”며, “상담에 필요한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돼 고객의 편의성과 직원의 업무효율성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국내 최초 음성본인확인(Voice ID) 서비스를 도입, 개인이 갖고 있는 100가지 이상의 목소리 특징을 모은 정보로 고객을 식별하는 서비스로 상담과 금융거래에 활용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언택트 행보도 어느 때보다 발빠르다. 삼성증권은 지난 6월 증권업계에서 최초로 WM(리테일)예탁자산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0%대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을 통해 시중금리+α를 찾아 나서는 적극적 ‘머니무브’ 움직임을 보인 효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신규 유입된 18조원을 분석해 본 결과, 주식투자의 비중이 절반을 훨씬 상회하는 59.5%를 기록해 머니무브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동학개미운동’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규 유입된 개인 고객의 특성을 살펴보면 언택트 트렌드에 따른 비대면 채널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신규고객의 90%에 해당하는 23만1000명이 비대면 채널로 거래를 시작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이들 중 절반이 넘는 60.5%의 고객이 ‘이전에 증권사 이용경험이 없었다’고 답했다. 초저금리에 실망한 머니무브 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들 비대면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동영상 투자정보, 실시간 온라인세미나, 베테랑PB들로 구성된 전담상담팀 등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투자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을 접목해 사용자 경험을 강화한 ‘하나원큐주식’ 앱과 ‘빅데이터픽’, ‘원픽’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하나원큐주식’은 투자 관련 정보 조회와 국내 주식 거래를 손쉽게 할 수 있는 간편 트레이딩 애플리케이션으로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국내외 주식과 펀드 관련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 계좌가 있는 경우 공인인증서 없이 숫자로 된 6자리 핀이나 패턴을 통한 간편 인증으로 주식 주문과 이체를 할 수 있으며 기존 투자자뿐만 아니라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투자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화면 구성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좀 더 전문적 지식과 매매경험을 보유한 이용자를 위해서는 기존 MTS를 개편해 지난 6월에 출시한 전문가용 ‘하나원큐프로’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으로 종목을 추천해주는 초(超)개인화 서비스인 ‘빅데이터픽’을 ‘하나원큐주식’에 장착해 서비스중이다.

생명·보험사, 언택트 서비스로 새로운 돌파구 마련중

생명·보험사들은 언택트 서비스를 통해 실제 결과를 내면서 돌파구를 만들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온라인 미니암보험 시리즈가 신계약 4천 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온라인 잘고른 여성미니암보험’과 올해 5월 출시한 ‘온라인 잘고른 남성미니암보험’의 합산 판매 건수가 4천 건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온라인보험 시장에서 가장 빠른 추세로 이 상품의 흥행 요인은 압도적으로 낮은 보험료다. 단 몇백 원으로 주요암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에 소비자들은 주목했다. 두 상품은 출시 직후 시장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여성미니암보험’은 출시 첫 달에만 400건이라는 판매 성과를 달성했다. 2020년 5월 판매를 개시한 ‘남성미니암보험’도 보름 만에 500건을 돌파하며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오렌지라이프는 VIP 고객 대상의 고품격 온라인클래스를 담은 디지털플랫폼인 ‘골든데이즈’를 구축, 운영한다. ‘골든데이즈’는 투자, 세금, 부동산, 상속, 증여 등 자산관리 정보를 비롯해 인문학, 예술 등 VIP 고객의 다양한 관심분야에 대해 각 분야별 유명강사들의 솔루션이 담긴 콘텐츠들로 구성됐다. 오렌지라이프 VIP 고객은 물론 신한금융그룹의 우수고객이라면 누구나 접속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클래스에 참가할 수 있으며, 궁금한 점이 있다면 플랫폼 안에서 바로 상담신청이 가능해 전문가와 매칭된다.

한화생명은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팀을 15개 사업본부 65개팀으로 바꿨는데, 15개 사업본부 중 9개 사업본부에 디지털 및 신사업 추진을 맡겼다. 팀별로 보면 65개팀 중 39개팀이 디지털 및 신사업을 담당한다. 전체의 60%에 해당한다. 전체 임원 56명 중 디지털 및 신사업 담당 임원은 22명인데, 평균 연령이 45세다. 전체 임원 평균 53세에 비해 한참 젊은 나이다. 그만큼 디지털 금융 환경변화에 치열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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