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68주연속 상승세…20여차례 부동산 대책 불구 집값o전셋값 꺾일줄 모르는 상승세

전세 품귀와 전셋값 폭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8일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 내 부동산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무주택 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마음이 있다면 올해 초 대통령의 약속대로 집값을 임기 초로 원상복구하라”

집값과 전셋값의 지속적으로 동반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무주택 서민들의 불안감과 절규를 담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과 전셋값은 잡힐 줄 모르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금까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인정하면서 추가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정부가 폭등시킨 집값을 원상회복시켜라’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 글은 게시 첫날 1100명을 넘어서며 단시간에 호응을 얻었다. 청원 단체는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으로 이들은 “피땀 어린 노동의 결실을 폭등한 집값과 전세가로 갈취당하는 것을 중지시키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고 청원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민들과 연대해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수준으로 집값을 끌어내리기 위한 시민 행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청원 글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폭등한 것은 정부가 기획하고 집행한 집값 정책의 결과”라며 “살림 걱정에 10원 한 푼도 아껴 쓰던 가정주부도, 일에 몰두해야 할 20~30대 젊은 세대도 부동산 카페 회원이 되고, 투기가 불붙는 지역을 찾아다니는 등 모든 국민이 투기꾼이 됐다”고 최근의 부동산 투기 상황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정부 정책중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을 거론하며 사상 최저 금리 상태에서 다주택자인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세금 혜택을 제공해 일반 국민까지 투기에 뛰어들게 만들었고, 주택시장을 투기판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폭등한 집값, 구름 위의 전셋값, 서민 살 곳은 온데간데없어졌다”라며 “무주택 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마음이 있다면 올해 초 대통령의 약속대로 집값을 임기 초 수준으로 원상복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올 초 집값을 집권 초기 수준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으나 집값은 오히려 거듭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규제를 골자로 20여 차례 발표된 부동산 규제가 오히려 매물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아파트 3.3㎡당 평균가격은 문 대통령 출범 당시(2017년 5월) 2322만원에서 올해 9월 3857만원으로 66%(1535만원) 상승했다.

이는 부동산 대책이 적극적으로 가동중인 최근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8% 올라, 6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부 단지는 두세 달 만에 전셋값이 2억~3억원 오르기도 했다. 이달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은 0.08%를 기록해 지난주와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강남4구 전셋값 변동률은 송파구가 0.11%로 지난주보다 0.03%포인트 올랐고, 강남구(0.09%→0.10%)와 서초구(0.07%→0.08%)도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용산구(0.09%)와 성북구(0.09%), 마포구(0.08%) 등도 평균 상승률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은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청약 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과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가을철 이사수요가 유입되면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이 부작용을 나타내면서 세입자와 집주인 간 갈등이 불거져 전세난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결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이른바 ‘영끌’로 불리는, 빚을 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는 계속 늘어나 9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00조원을 돌파했다. 전세가격 급등에 따라 전세대출 규모도 대폭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증가액도 9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웠다. 13일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0년 9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70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보다 6조7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전세가격 급등으로 전세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것도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처럼 임대차법 발표 당시만 해도 조만간 대책 효과가 나타나 전셋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자신하던 정부는 집값은 물론 전셋값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또다시 추가 대책을 예고하고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대책 이후) 2개월 정도면 임대차법 효과가 있지 않나 했는데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계속해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