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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전세난’에 대책 대신 선언만

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서 “전세시장 기필코 안정시키겠다”
  •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전세수급지수가 19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0주 연속 상승하는 등 꺾일줄 모르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최악의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24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전셋값 안정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는 메시지를 언급한 가운데 정부의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다.

29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 상승률(0.0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 전셋값은 주간 기준으로 5년여만에 최대로 올랐다. 송파구 전셋값 상승률이 0.19%로 가장 컸다.강남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0.18%였다. 사교육 시장이 몰려 있는 대치동과 대치동과 학군지를 공유하는 개포동, 압구정동 위주로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저금리 유동성 확대, 거주 요건 강화, 갱신청구권 시행, 청약 대기수요 등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교통 접근성 및 학군이 양호한 주요 단지 위주로 전세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기존 정책 유지 기조 전월세 대책 일부 보완 예고

전세난 심화에 여론이 악화하자 정부는 기존 부동산 정책의 방향은 유지하는 가운데 전월세 관련 부분을 일부 보완하기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처음으로 전세난에 대한 심각성을 언급하며 해결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28일 국회에서 진행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임대차 3법 조기 정착 등을 통해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며 전세난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임대차 3법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아파트를 공급해 전세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강조했다.부동산 대책에 대한 여론의 비판과 시장 불안정에도 기존의 부동산 대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앞서 정부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강력한 대책을 내놨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시장은 유례없는 혼란을 겪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문 대통령 발언에 포함된 중형 공공임대를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세대책’을 언급한 것은 임대차 3법 이후 심화된 전세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 내에서는 재정적 이유로 공공임대주택 규모를 중형 평형(60~85㎡)으로 확대하는 데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형 임대’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60㎡ 규모의 건설 공공임대주택은 85㎡대로까지 넓혀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를 높일 전망이다.

건설 공공임대주택, ‘중형 평형’으로 확대

이를 토대로 정부는 조만간 임대주택 공급 등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전세대책을 발표할 전망이지만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내놓을 만한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대책을 다 검토해봤지만 뾰족한 단기 대책이 별로 없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선 정부는 임대차 3법 등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선에서 전세시장에 초점을 맞춘 세부 보완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세임대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공급 일정 단축 등의 방안이 핵심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건설 공공임대에 85㎡대 주택을 포함시키려면 도시주택기금을 더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기획재정부 등에선 이견을 보여왔다. 그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문 대통령도 이날 중형 공공임대를 말한 만큼 정부 부처간 어느정도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언급한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세제혜택도 검토 대상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사업 확대

정부는 이 외에도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일부 지분을 취득해 입주한 뒤 장기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적립식으로 취득하면 주택의 완전한 소유권을 가지게 되는 유형이다. 분양자는 분양 때 토지·건물 지분의 20∼25%만 취득하고, 입주 뒤 4년마다 10∼15%씩 균등하게 취득해 20∼30년 후 주택을 100% 소유할 수 있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집을 마련하고 싶지만 자금이 부족한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향후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새로운 공급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세난 심화 여론에 따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오는 5일 미래주거추진단 발족을 예고하며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전세대책은 당정 협의를 거치더라도 상당 부분 정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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