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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 기간이 정해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

  • 코스피가 10월 28일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
대주주 기준 완화에 따른 영향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코스닥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후 반등에 성공했다. 800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대주주 요건 완화를 꼽고 있다. 내년부터 한 종목당 3억 이상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주주로 분류돼 고율의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성장주 퇴조가 더해졌다. 애플, 테슬라 등 미국시장을 끌고 오던 대형기술주의 상승이 주춤해지면서 우리시장에서도 IT 관련주가 포함돼 있는 코스닥의 힘이 빠졌다는 것이다.

대주주 요건 완화가 중요 이벤트인 게 분명하지만 코스닥 하락을 이 요인 때문만으로 보는 건 문제가 있다. 작년 말 현재 종목당 3억 이상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계좌가 10만개 정도된다. 전체 액수는 42조였는데 올해 주가가 5% 넘게 올랐고, 개인투자자의 매수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액수가 더 늘었을 걸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해당 금액이 최대 50조를 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주식을 어떻게 볼 것이냐에 따라 코스닥 전망이 달라진다. 얼핏 생각하면 50조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우선 3억을 넘지 않을 경우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10만계좌에서 3억 미만은 매물에서 제외된다. 이를 모두 합치면 30조가 된다. 나머지 20조 중에는 대주주와 관계주주 등 회사 지배를 위해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지분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대주주 요건이 강화됐다고 해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주식까지 빼면 실제 시장에 나올 매도물량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2018년과 작년 11월에도 대주주 관련 물량으로 주가가 하락할 거란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대주주 기준 변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코스닥의 경우 작년과 재작년 모두 주가가 소폭 상승했었다.

대주주 기준 완화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는 게 수급이다. 현재 코스닥시장에는 8조 가까운 신용매물이 청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지난주처럼 주가 변동이 심하거나 주가가 떨어지면 상당량이 반대매매를 통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양호한 실적과 미국 중소형주 강세도 코스닥 상승 요인

코스닥시장과 관련해 좋게 볼만한 부분도 있다.

우선 기업실적이 괜찮다.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코스닥 30개사의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 늘었다. 매출액도 12% 증가했다. 금융사를 제외한 코스피의 경우 영업이익이 33% 늘었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1.4%에 지나지 않았다. 코스피 이익 증가는 비용 절감을 통해, 코스닥은 영업증가를 통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 형태가 맞다면 코스피는 4분기 이후 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코스닥은 안정적인 이익 증가를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미국 시장에서 중소형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코스닥의 하락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달 전부터 미국에서는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이 대형주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보다 월등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도주였던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높아져 매력도가 약해진 반면 중소형주는 낮은 주가와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을 기반으로 매수가 늘어난 결과다. 여기에 미국대선을 앞두고 정책 기대감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를 견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주주 물량으로 코스닥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해야

코스닥이 당장 코스피를 뛰어넘는 상승률로 돌아서기는 힘들다. 대주주 기준 완화로 인한 공포가 투자자들에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개인의 누적 순매수 강도를 보면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강했고,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강했다. 대주주 기준 완화에 따른 우려가 이 순서대로 작용할 수 밖에 없으므로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중소형주의 신용잔고가 연초보다 크게 늘어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경우 관련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다행인 건 이런 우려가 한시적이라는 점이다. 대주주 관련 매물이 실제 나오더라도 그 영향은 연말이 지나면 끝난다.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 영향이 더 빨리 끝날 수 있다. 이는 11월은 코스닥이 대주주 관련 매물에 시달릴 수 있지만 12월부터는 매도물량이 소진되고 난 후 상승을 염두에 둔 매수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주식시장에서 기간이 정해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 일정 시점까지 사람들이 악재에 맞춰 움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악재 이후로 관심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 힘이 지난 주 코스닥이 800을 뚫고 내려온 후 다시 올라갈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

대주주 관련 매물로 코스닥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매수에 나서는 게 좋다. 기업 실적에 문제가 없는 한 수급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지난 몇 년간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코스피 대비 상대강도가 4분기 초반에 하락했다가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후 반등하는 일이 반복됐었다. 대주주 양도세 관련 매물로 주가가 하락한 것도 해가 바뀌면서 빠르게 해소됐었다. 연초 효과가 나타난 건데 올해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등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증권시장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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