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침체 딛고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전사 역량 집중

현대제철은 전기로 및 고로 제품에 대한 EPD(환경성적표지, Environmental Product Declaration) 인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진, 인천, 포항, 순천 등 주요 공장에 대한 LCA(Life Cycle Assessment)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진 현대제철)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진을 겪던 국내 철강업계가 모처럼 웃었다. 주요 철강기업들이 3분기에 줄줄이 영업흑자를 달성한 것. 특히 글로벌 철강수요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호실적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어 철강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2분기 철강업계는 자동차, 조선 등 전방 산업이 둔화되면서 철강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해 침체를 피할 길이 없었다. 포스코조차 별도기준 첫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니 상반기 철강산업은 역대 최고 수준의 위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철강기업들은 하반기 들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전사적 비용절감, 그리고 설비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실적 날개 단 ‘철강 빅3’…장점 극대화

철강업계는 4분기 본격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산업생산 회복과 각국 정부 경기부양 확대로 4분기에는 판매량 및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재료 가격 부담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전방 수요 위축 등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항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2612억 원, 영업이익 6667억 원, 순이익 5140억 원을 기록했다. 철강 부문에서 생산·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감소됐고 철광석 가격 상승에도 석탄가격 하락, 내부 극한적인 원가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 됐다.

포스코는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별도 기준 매출 6조5779억 원, 영업이익 2619억 원, 순이익 1808억 원을 기록했다. 광양제철소 3고로 개수 후 가동 재개와 전년 동기 수준 주문량 회복으로 조강 및 제품 생산량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70만 톤, 105만 톤 증가했다. 판매량은 수요산업 회복세에 따른 최대 수주 활동을 통해 전 분기 대비 113만 톤 증가한 889만 톤을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용 강재를 중심으로 한 고수익제품인 냉연·도금 제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회복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판매 믹스 개선으로 2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연결 기준 매출액 4조4616억 원, 영업이익 334억 원, 당기순손실 447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사업구조조정으로 인한 외형 축소와 계절적 비수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및 해외법인 가동률 회복, 강도 높은 원가절감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334억 원을 달성했다.

동국제강은 이번 달 중순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국제강 3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는 매출액 1조2787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0.4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컬러강판의 경우 건설업과 함께 3분기 미국 경제활동 재개와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가전제품 수요로 판매량이 꾸준히 올랐다. 동국제강 컬러강판은 각종 건축용 내외장재와 삼성전자, LG전자 가전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철강의 높은 경제성과 친환경성 활용이 해답

국내 철강업계 실적이 바닥을 찍고 정상화되는 것에는 철강기업들의 코로나19 대응력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세계 각국의 철강수요가 회복된 것도 영향이 있지만 철강기업들의 원가절감 노력, 사업전략 개편 등의 수익성개선을 위한 노력이 탁월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정우 한국철강협회장은 “뉴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해 철강업계가 철강의 높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기반으로 초경량 고강도 차체 및 샤시 소재 개발 등을 통해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도시화 확산으로 건설용 강건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특히 메가시티 집중화 및 복잡화를 해소하기 위한 건축물과 인프라 분산 배치, 자연재해 및 미세먼지 대비 등을 위한 건축 수요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강업계는 이를 위한 고성능, 다기능 친환경 강재 개발에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저원가 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조업 기술 적용,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한 제조비용 절감으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다. 또 전 세계 8개국 16건 원료 투자사업으로 원료 안정적 조달, 구매 협상력 제고를 통한 구매단가 절감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도 확보하고 있다.

포스코는 코로나19라는 불안정한 경영환경에 대비한 현금흐름 중시 경영으로 재무건전성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제품 및 원료 등 재고자산 감축으로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전 분기 대비 0.7%P 하락한 71.8%로 개선됐고 별도 기준 자금시재는 전 분기 대비 8403억 원 증가한 12조048억 원을, 연결기준 자금시재는 전 분기 대비 9942억 원 증가한 17조8866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기상 악재에 따른 건설 수요 위축으로 판매 단가는 하락한 반면 철스크랩 가격은 상승해 전기로 부문 수익은 부진했지만 국내외 자동차 수요 회복에 힘입은 고로 부문 생산 및 판매 증가로 흑자를 이어갔다. 또 현대제철은 올해 초부터 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4월 단조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출범시킨 ‘㈜현대IFC’가 조기 정상화로 2분기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전기로 열연인 당진제철소 ‘박판열연’ 설비 가동 중단 후 고부가제품을 대체 생산해 수익 개선에 일조하고 있고 경쟁사 대비 제품경쟁력 열위에 있던 컬러강판 설비도 가동 중단함으로써 사업 손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고부가제품 시장 공략 가속화, 전사 생산설비 성능 강화 및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으로 수익 중심 질적 성장이라는 목표 달성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