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드라이브 적용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 2022년부터 출시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미래 산업에 가장 필수적인 기술로 꼽히는 분야가 인공지능(AI)이란 데 대한 이견은 거의 없다. 자동차 산업이라고 다를까.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및 플라잉카(Flying Car) 등 차세대 차량이 구현할 모습은 가지각색이지만, 어떤 형태든 얼마나 뛰어난 AI 기술을 탑재하느냐는 시장 지배력을 좌우할 핵심 요건으로 꼽힌다.

이런 배경에서 현대차도 AI 기술력 향상에 본격 뛰어들었다. 인공지능 분야 세계 최고 석학 기술 자문위원 영입한 데 이어, 세계적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NVIDIA)와 기술 개발 협력 확대하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2022년부터 벌어질 일

현대차가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 분야 선도 기업 엔비디아와 컴퓨팅 시스템 개발 협력을 확대한다. 여기서 컴퓨팅 시스템이란 커넥티드 카 운영의 핵심 기술을 말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미래차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라는 포부다.

현대차는 고성능 정보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를 적용한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ccOS)를 2022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확대 적용한다고 최근 밝혔다.

커넥티드 카는 차량이 주행하는 동안 발생되는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 교통정보와 공사구간 및 뉴스와 음악 그리고 날씨와 스포츠 등 외부의 전 분야 정보와 연계, 차량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운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 대량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정보처리 반도체를 차량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그래픽 인지 및 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이 개발한 정보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는 빠른 속도로 대용량의 데이터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와 2015년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커넥티드 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후 올해 출시한 제네시스 GV80, G80에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최초로 적용한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ccOS)를 탑재하고, 고급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협약은 앞선 계약의 확장판과 같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출시하는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의 모든 차량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ccOS를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차세대 ccOS로서 딥러닝과 같은 데이터 분석 기술을 지원하는 고성능 컴퓨팅 ▲차량과 주변 인프라를 원활하게 연결하는 심리스 컴퓨팅 ▲운전자의 의도와 상태를 파악하는 지능형 컴퓨팅 ▲차량 내·외부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해 차량 안전을 강화하는 보안 컴퓨팅 등 커넥티드 카 컴퓨팅 시스템의 4가지 핵심 역량을 갖춘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안정적이면서도 우수한 성능의 ccOS를 통해 차량 생애주기 동안 고객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항상 최신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추교웅 현대·기아차 전자담당 전무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를 선택한 모든 고객에게 혁신적인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커넥티드 카에서 필수적인 효율적인 전력 관리 기능과 뛰어난 확장성을 뒷받침하는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주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향후 출시 예정인 차량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통합한 커넥티드 카 컴퓨팅 시스템인 ‘디지털 통합 칵핏’을 적용하기 위해서도 엔비디아와 협력 중이다. 이 칵핏은 커넥티드 카 솔루션 기술을 기반으로 주행 중 탑승자의 안전 및 편의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생생한 3D 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 고객에게 생동감 넘치는 차량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세계적 AI 석학, 현대차로

현대·기아차 AI 기술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인 토마소 포지오(Tomaso A. Poggio) 교수.
현대차는 AI 기술력 끌어올리기에 부쩍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손꼽히는 인물들을 지속 영입한 사례가 그 방증이다. 앞서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9월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토마소 포지오(Tomaso A. Poggio) 교수와 다니엘라 러스(Daniela L. Rus)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이들 자문위원들을 통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 기획 및 기술 전략 수립, 글로벌 연구 조직 구축, 연구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 방향 수립 등으로 그룹의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에 본격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 시점에서 시장이 보이는 기대감은 크다.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토마소 포지오 교수는 신경망 연구와 인공지능 응용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으로 꼽힌다. 현재 MIT 공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MIT 산하 뇌·마음·기계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사람의 시각 정보를 이론화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해왔으며 미국신경과학학회의 이론전산 신경과학 ‘스와츠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와 함께 다니엘라 러스 교수는 로봇,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자로 불린다.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 캐치프래이즈가 보여주듯, 그 또한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로봇 및 자율주행에 대한 연구를 병행해왔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MIT 공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들을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차량 품질 향상, 로보틱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등 다양한 신규 사업 전략에 대한 자문을 받고 있다”며 “차량 품질 검수 등의 일부 공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면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는 소량의 데이터로도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인공지능이 판단한 검수 결과의 근거를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방법, 신규 생성된 데이터의 실시간 반영 방법 등을 포함한 여러 인공지능 기술을 차량 품질 향상 분야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자문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모빌리티 산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전문가 및 기관과의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