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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덮을 강력한 성장” 대우건설에 쏠린 눈

수주잔고 35조2941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4.1배…올해도 민간공급 1위 전망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수십 년 ‘강호’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어쩐지 최근 막 ‘떠오르는’ 듯한 블루칩 같은 기업이 있다. 대우건설이다. 1998년 외환위기(IMF) 풍파 속에서도 살아남은 명실상부 업계 맹호지만, 줄곧 ‘새 주인’에 대한 관심도만 높아가는 탓에 진가가 가려진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런 대우건설에 코로나19가 일종의 역설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산업계 전반에 태풍을 몰고 온 이 바이러스가 대우건설의 ‘내실’이 얼마나 튼튼한지를 보여줬다. 최근 증권가에서 대우건설에 시선을 집중하는 배경이 이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앞으로를 기대하는 시장 목소리가 커가고 있다.

역사적 상징성

“2000년대 이후 태생 아이들은 저들 고향을 푸르지오라고 한다.”

한때 세간에서 이런 말이 유행처럼 나돈 적이 있다. 한국 사회의 급격한 현대화 및 마을 공동체 파괴의 부작용 등을 꼬집은 표현이지만, 이 같은 비유의 상징으로서 거론된 곳이 다름 아닌 푸르지오다. 흥미로운 점은 푸르지오를 짓는 대우건설이 실제로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중심에 서 왔었다는 데에 있다.

1973년 12명의 직원과 출범한 대우건설은 한국 한강의 기적이 발현된 루트와 일면 궤를 같이 한다. 故김우중 회장이 세운 대우그룹 가운데 이름을 남긴 몇 안 되는 기업임에 견줘 봐도 의미를 또렷이 드러내지만, 오늘날 시민들이 누리는 편의를 비춰도 대우건설이 지닌 존재감을 외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한국이 목 놓아 ‘수출’을 외치던 1976년. 설립 불과 3년을 맞은 대우건설은 해외건설업 면허를 취득, 국내 최초로 에콰도르 진출을 단행했다. 이어 1984년 해외건설 수출 40억 불 탑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전성기는 2006~2008년으로 꼽히는데, 이 기간 줄곧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를 지켰다. 2014년에는 건설사 최단 기간 해외수주 500억 불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위상도 대단했다. 모두가 알만한 동작대교, 거가대교, 서울 지하철 2호선 등 현재 필수시설로 꼽히는 건축물들이 대우건설 작품이다. 또 월성원자력발전소 3·4호기, 동작대교, 누리마루, 시화호조력발전소 등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까지 수도 서울의 발전상을 보여줬던 서울역 ‘서울스퀘어빌딩’ 원래 주인이 대우건설이란 사실은 단연 유명하다.

하지만 가시밭길이 없었을까. 가파른 경제성장에 취해있던 한국사회에 찬물을 끼얹은 IMF 사태는 대우건설에 악재 중 악재였다. 그룹사가 휘청이면서 대우건설 또한 존립 위기에 직면했다. 2000년 3월 기어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운명을 맡긴 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04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금호아시아나 등 다른 주인을 거쳤다.

왕관의 무게

  • 애니메이션이 비치는 서울역 서울스퀘어 빌딩.
원체 파란만장한 역사를 띤 까닭에서인지 묘하게 대우건설에 대한 항간의 평가는 야박하다. 올해만 보더라도 대우건설을 따라다닌 수식어는 대개 부정적인 표현이 많았다. 서울 반포3주구 수주 실패에 더해 시공능력평가 ‘톱(top)5 이탈’ 등 이유는 가지각색이었다.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한 실적 역시 대우건설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실체를 드러내보면 얘기가 다르다. 2020년 상반기 경영실적(연결기준)에서 대우건설은 신규수주 6조4019억 원, 매출 3조9490억 원, 영업이익 2021억 원, 당기순이익 1143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산업계가 신음한 올해, 이와 같은 신규수주 실적은 전년 동기(6조3814억 원) 대비 오히려 0.3%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는 국내 수주 실적 비중이 높았던 때로 기록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대우건설은 해외에서만 2조6888억 원을 벌어와 충분히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무엇보다 나이지리아 LNG7 수주 건으로 하여금 플랜트 부문 신규수주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750% 증가했다.

지난 3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 기간 대우건설은 신규 수주 8조4745억 원, 매출 5조8453억 원, 영업이익 3050억 원, 당기순이익 1703억 원의 누계 실적을 달성했다. 이때까지 누적 수주실적은 8조4745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7조4226억 원) 대비 14.2% 끌어올렸다. 2019년 연 매출(8조6519억 원) 98%에 달하는 성과이기도 하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현재 35조2941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해 매출액 대비 4.1배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말 32조8827억 원에 비해 약 2조5000억 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그 외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2%포인트 증가한 5.2%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향후 3년 성과 가장 두드러질 것”

대우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저유가 상황 속에서도 해외 부문이 신규수주를 견인해 상반기에 연간 계획 목표치의 절반가량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발주처로부터 기술력과 시공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나이지리아, 이라크, 인도네시아 등 해외 사업 수주를 앞두고 있고, 국내에서도 하반기쯤 신규수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대우건설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정말 달라진 듯하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증권가에서 내놓은 분석이 대체로 일정하다. 각각 ▲2021년 주택 매출 성장 본격화(하나금융투자) ▲의심의 여지없는 성장(한화투자증권) ▲4Q부터 본격적인 이익 증가 기대(교보증권) ▲턴어라운드 가시화(이베스트 투자증권) 등 여럿이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 3분기까지 2만5994가구를 분양해 민간건설기업 중 최다 수준의 주거상품을 시장에 공급했다. 내년에도 3만 세대 이상의 분양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당장은 과천지식정보타운 3개 블록 1698세대 공급에 나섰고, 지난달에는 ‘의정부역 푸르지오 더 센트럴’(207가구) 및 ‘운서역 푸르지오 더 스카이’(1445가구) 분양을 예고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3년 간 주택부문 실적은 매출 성장에 마진 개선까지 더해져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외 부문의 실적이 변수라 하더라도 이를 모두 덮어버릴 정도로 강력한 성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베트남 사업 실적과 해외 부문의 손익 리스크 감소 등도 이익 성장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 3만가구 가까이 공급하고 있고, 연말까지 약 3만5000세대를 공급하는 등 여러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고, 상황에 따라 공급물량이 더 증가될 가능성도 있다”며 “코로나19 등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계획대로라면 올해도 민간공급 1위 실적을 달성하기에 무난해 보인다”고 자신했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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