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69) LG그룹 고문.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LG상사·LG하우시스·판토스 등이 LG그룹에서 분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빠져나오는 회사는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거느릴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계열 분리안에 대해 결정할 전망이다.

구본준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기도 하다.

LG그룹은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잇고, 동생들은 분리해 나가는 형태의 '형제 독립 경영' 체제를 전통처럼 이어왔다.

앞서 구광모 현 LG 회장이 지난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 이에 따라 구본준 고문의 분리 계열은 가능성이 지속 제기돼 온 게 사실이다.

올해로 구광모 회장이 취임 3년을 맞이한 가운데,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호실적을 내는 등 그룹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지금이 계열분리 적기라는 판단이 따랐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LG상사 등의 계열분리는 일찍이 사전작업이 이뤄져 왔다. LG상사는 작년 LG그룹 본사 사옥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었다. 그러면서 구광모 회장 등 LG 오너 일가는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매각했다.

현재 구본준 고문은 LG 지주사인 ㈜LG 지분 7.72%를 보유 중이다. 지분의 가치는 약 1조원 정도다.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고 독립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LG상사의 시가총액은 7151억 원, LG하우시스는 5856억 원이므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열분리를 통해 LG는 다방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바라본다. 예컨대 LG전자는 판토스 등과 내부거래를 진행해 왔는데, 그 비율이 60%에 달했었다.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있었는데 계열분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LG그룹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 발언을 삼가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짧게 전했다.

한편 구본준 고문은 2010년부터 6년간 LG전자 대표이사,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LG 부회장을 지냈다. ㈜LG 부회장 시절에는 형인 고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LG그룹을 총괄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