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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 업종 대표주 상승 일단락…'순환매' 펼쳐질 듯

  •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8포인트(0.24%) 오른 2553.50에 거래를 마감하며 전날 기록한 종가 기준 연고점(2547.42)을 하루 만에 새로 썼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 전후 국내외 주식시장 8% 이상 상승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유가와 위안화 가치가 급등했고, 비트코인이 2000만원을 다시 넘는 동안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은 하락했다. 가장 규모가 크고 뚜렷한 상승이 나온 곳은 주식시장이다. 2주 사이에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0% 가까이 상승했고,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넘어 3만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주가 상승은 전 세계 주식시장에 영향을 줬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가 8% 넘게 상승했다. 코스피도 사상 최고치까지 3%밖에 남겨 놓지 않은 상태가 됐다.주가가 올랐지만 제약 요인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우선 경기 부양 대책인데 결론이 늦어지면서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대선이 끝난 후 곧바로 결과에 승복하던 과거 행태와 달리 이번에는 2주가 지났지만 공식적인 승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타협해 처리해야 할 사안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 한복판에 경기 부양대책이 자리잡고 있다. 조지아주에서 결과가 나와야 어느 당이 상원의 다수를 차지할지 알 수 있는데 이런 기술적 문제도 부양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미국의 5차 경기 부양 대책이 전 세계에서 마지막 경기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시장에 부담이 된다.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경기부양대책을 내놓은 건 질병이 잠잠해질 때까지 경기가 추가로 둔화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이는 백신 개발로 질병 통제가 가능해진 상황이 되면 부양대책을 무리하게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한계를 감안하면 미국에서 5차 부양대책이 나와도 주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에서 마지막이란 딱지가 붙으면 본질적 내용보다 폄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된다. 지금은 질병 진행 상황도에 따라 전면 봉쇄나 표적화된 봉쇄가 내려질 수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인구 2000만명 이상이 접종을 마치는 상용화 시기가 되기까지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의 코로나19 관련 참모가 4~6주간 미국 전역에 대한 봉쇄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 대선과 백신 개발 기대로 시작된 주가 상승이 좀 더 연장될 수 있지만 부양책 지연에 따른 소비경기 위축을 감안하면 상승이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매수 이상의 상승 모멘텀 필요

11월에 외국인이 5조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 혼자 끌고 가던 시장이 외국인을 통해 외연이 확장됐다고 보고 있다. 특징적인 건 외국인 매수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프로그램 매매로 거래됐다는 점이다. 한 종목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사들인 건데 과거보다 외국인의 위력을 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두 달간 해외 자금 유입이 있긴 했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외국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게 자국 주가다. 미국 투자자가 우리 주식을 살 때 미국 주식시장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매매가 바뀐다는 의미다. 그래서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의 상승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에 들어오는 자금 중 미국 자금의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이 지난 2주처럼 급등한다면 외국인 매수도 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매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주가가 높아 외국인이 과거와 똑같은 금액을 매수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반감될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순매수 금액이 계속 늘어나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수급에 의한 주가 상승은 오래가지 않는다. 수급을 대신할 수 있는 상승 모멘텀을 있어야 하는데 경제가 좋아져 주가가 싸게 느껴질 정도로 이익이 늘어나면 된다.

업종 대표주 상승도 일단락…순환매 예상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해운, 조선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항공주도 이들 못지 않게 올랐지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라는 재료가 더해진 거라서 내부적인 힘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들다. 해운과 조선주 상승은 세계 운임지수 상승이 기폭제가 됐다. 반도체도 업황 개선 기대가 작용했지만 이보다 외국인 매수가 더 크게 작용했다. 반도체 양사로 하루에 5000억 넘는 순매수가 들어와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업종경기가 불황에서 벗어나는 초반에 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은 자주 목격된다. 불황 때 주가 하락으로 가격이 낮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상황이 약간만 바뀌어도 투자자들이 강한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해운·조선 외에 다른 업종 대표주도 주가가 오르지 못했던 사실이 상승에 도움이 됐다. 성장주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중후장대형 기업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했는데 업종 대표주가 거기에 속했었다. 이런 현상은 주가가 높아지면 반대로 매수가 약해질 수 있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 다른 업종 대표주의 주가가 올랐지만 현대차는 18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7~8월에 한국형뉴딜을 재료로 주가가 크게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가격이 싼 주식이 남아 있어 투자가 어렵지 않았다. 앞으로는 사정이 다르다. 이미 상당 수 종목의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순환매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 같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등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증권시장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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