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트렌드 변화 적극 대응…기존 사업 진화 추구

현대제철 직원이 자동차 강판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수소 및 전기차 등 미래 친환경 자동차 소재 공급 및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 현대제철)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WSD(World Steel Dynamics)가 지난달 27일 포스코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했다. 11년 연속 1위로 선정되는 영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철강시황 불황과 수요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과 원가 절감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더 의미가 있다. 현대제철도 지난 14일 기업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2020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됨과 동시에 철강 산업군에서 ‘인더스트리 리더’로 선정됐다. 현대제철 역시 3년 연속 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됐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인더스트리 리더로 선정돼 철강 산업 선두주자로 인증받았다.

내년 철강수요 개선 예상…“낙관은 이르다”

올해는 물론 수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철강기업들 행보만 봐도 일단 우리나라 철강업계의 세계 경쟁력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기업들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투자를 병행하면서 지난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2612억 원, 영업이익 6667억 원, 순이익 5140억 원을 기록했다. 철강 부문에서 생산·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감소됐고 철광석 가격 상승에도 석탄가격 하락, 내부 극한적인 원가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 됐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회복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판매 믹스 개선으로 2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연결 기준 매출액 4조4616억 원, 영업이익 334억 원, 당기순손실 447억 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조297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1% 증가한 857억 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37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했다. 코로나19 확산 지속 및 수요 부진 영향 등으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수익성 위주 생산, 판매 전략 강화로 수익성은 개선됐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위축됐던 글로벌 철강수요도 내년에는 올해 대비 4.1% 증가한 17억9500만 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미국·유럽 등 각국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국내 철강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내 철강기업들은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키 위해 기술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거의 1년 내내 침체된 국내외 산업계를 순환시키기 위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선보여 글로벌 고객사에게 국내 철강기업의 경쟁력을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진우 포스코 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메이저 철강사들의 당면 과제는 불황 돌파를 위한 ‘기존 사업 구조 재편’, ‘최적 생산 체제 모색’, ‘지속가능 경영 중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국내 철강업계는 경쟁우위 분야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저성장기에 생존력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기존 사업의 진화를 추구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설명했다.

‘비대면 업무 시대’와 ‘미래 모빌리티 시대’ 대비

철강업계가 수익과 직결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여러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세계 철강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철강수요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철강산업 대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환경 규제는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에 새롭게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환경 대통령’으로 불리며 통상환경에 긍정적인 메시지만을 전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디지털 혁신 시대를 맞아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활용이 철강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비대면 업무 시대’와 ‘미래 모빌리티 시대’도 대비해야 하는 등 어느 때보다 철강업계가 적응하고 선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제품(철강재) 경쟁력으로만 승부하던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코의 경우 전 세계적인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 기조에 따라 IT 신기술을 활용, 업무를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뉴칼라(New Collar)’를 미래 인재육성 목표로 설정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뉴칼라 레벨 인증제’를 실시한다.

포스코 뉴칼라 레벨 인증제도는 직원 IT역량 수준을 4개 레벨로 구분, 수준별 교육을 통해 각자 영역에서 IT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기존 이러닝을 활용한 기초적인 ‘데이터 활용교육’부터 심화교육과정인 ‘인공지능활용전문가과정’까지 다양한 사내 AI·빅데이터 활용 교육을 통합하고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뉴칼라 인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 4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초고강도 경량차체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자동차 전문브랜드 ‘H-SOLUTION’을 론칭한 바 있다. H-SOLUTION은 고장력강·핫스탬핑 등 자동차용 소재 단위에서부터 성능과 원가,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물성·성형·용접·방청·도장·부품화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나타내는 브랜드다.

현대제철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업무 증가 트렌드에 맞춰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하는 H-SOLUTION 기술력을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2일부터 10일까지 총 4회에 걸쳐 국내외 고객사에게 현대제철 자동차강재 및 관련 기술력을 온라인 콘퍼런스를 통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최정우 한국철강협회장은 “뉴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해 철강업계가 철강의 높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기반으로 초경량 고강도 차체 및 샤시 소재 개발 등을 통해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도시화 확산으로 건축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강업계는 이를 위한 고성능, 다기능 친환경 강재 개발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