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
의류·화장품 넘어 리빙까지 외연 확대…외식업 진출도
LF는 LG Fashion의 약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속뜻은 ‘Life in Future’다. LF는 2004년 LG패션에서 LF로 사명을 변경했다. 패션에 국한되지 않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LF는 1974년 설립 이후 약 20년간 우리나라 패션 문화를 주도해왔다. 마에스트로, 닥스, 헤지스 등 LF는 다수의 파워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LF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LF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성장해 고객에게 남다른 자부심을 드리는 브랜드, 고객에게 특별한 가치를 드리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는 LF의 행보가 주목된다.
국내 대표 의류회사인 LF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이유는 의류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패션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이후 LF는 사업 다각화에 매진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마련, 수입 브랜드 유통, 자사 브랜드 해외 진출, 외식사업 도전 등 LF는 의류 제조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향후 신규 사업을 추가할 계획도 있다.
현재 LF가 판매하는 브랜드는 6000여개가 넘는다. 헤지스·닥스 등 LF 계열 패션을 비롯해 해외 명품, 뷰티, 리빙 등 LF의 판매 카테고리는 다양하다. LF는 2000년대부터 프라다, 구찌, 생로랑 등 패션 브랜드 그리고 ‘불리’, ‘그린랜드’ 등 뷰티 브랜드와 영국 주방용품 브랜드 ‘조셉조셉’, 네덜란드 인테리어 브랜드 ‘레프 암스테르담’ 등 리빙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해외 브랜드 판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이로써 LF는 단순한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아닌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전문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자사 브랜드에 소원한 것은 아니다. LF는 헤지스, 닥스, 질스튜어트 등 자사 브랜드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활용해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LF는 중국, 대만, 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08년 LF는 헤지스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 ‘룰429’를 런칭했다. LF 측은 "신흥 해외시장 진출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헤지스의 화장품 라인을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을 발판으로 패션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포부였다. 더 나아가 헤지스는 독일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2009년 헤지스의 룰429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19’ 패키지 부문에서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LF의 사업 다각화 포트폴리오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2017년 주류 유통 기업 '인덜지' 지분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토종 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 상표권까지 인수했다. LF는 이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접촉점을 넓히고 있다.
LF가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는 무려 200여개다. LF는 2016년부터 3040 고소득 여성 고객을 겨냥해 해외 유명 화장품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인 ‘그린랜드’,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불리1803’,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그라네파스텔’ 등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에스티로더, SK2, 조말론 등 200여개의 뷰티 브랜드를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LF는 첫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출시했다. 브랜드명은 ‘정직하고 믿을 수 있다’라는 어센틱(AuTHEntic)과 ‘심미적, 미학적’을 뜻하는 에스테틱(AesTHEtic)에서 가져왔다. 특히 아떼는 요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비건 지향 화장품이다.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인 EVE로부터 비건 화장품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아떼의 전략 상품은 클렌징과 기초, 색조 화장품 등이다. 아떼는 특유의 발림성과 편의성으로 국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LF는 2000년 첫 온라인몰 ‘패션엘지닷컴’을 개설한 뒤 2010년 LG패션샵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온라인몰 육성을 시작했다. 2010년은 국내외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패션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할 때였다. LF는 온라인 패션 유통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 시기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 급변하는 국내외 유통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노력해왔다.
2014년 LF는 사명 변경과 함께 LF몰로 온라인몰 간판을 바꿔달고 나이키, 프라다, 아디다스 등 외부 패션 브랜드의 입점을 본격적으로 유치했다. 종합 패션몰로서 체질을 변화시키겠다는 포부였다. LF몰은 2013년 베타 테스트를 거친 후 2014년 모바일앱을 정식 론칭해 당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커지기 시작한 모바일 쇼핑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한편 LF는 코로나19 여파로 저조한 실적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말 남성복 TNGT와 블루라운지의 오프라인 영업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여성복과 잡화 브랜드도 매출 부진점포는 백화점에서 폐점하고 온라인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