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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최고치 경신’ 코스피…오르지 않은 대형주가 ‘답’

  • 코스피가 27일 이틀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54포인트(0.29%) 오른 2,633.45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2,625.91)를 하루 만에 다시 썼다. 연합뉴스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전에 고점을 기록했던 시점이 2018년 1월이니까 2년 10개월만에 새로운 기록을 쓴 셈이 된다.

주가가 오른 건 내년 경제가 괜찮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미국의 구매관리자(ISM) 제조업 지수가 코로나19 이전 고점 수준까지 올라왔다, 신규 주문은 이보다 더 높다. 고용은 반대로 좋아졌다. 실업률이 6.9%로 떨어졌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도 70만건으로 줄었다. 국내 역시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2분기를 기점으로 국내외 경제 모두가 회복국면에 들어간 걸로 보이는데, 경제가 한번 방향을 바꿀 경우 최소 1년반은 추세가 이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내년 경제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주가가 오르다 보니 모든 일이 긍정적으로 보였다. 바이든 당선자가 재무장관 후보로 옐런 전 연준의장을 지명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옐런이 연준 재임시절에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필요성과 통화-재정정책의 공조를 주장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전 이력을 볼 때 총수요를 끌어올리는 정책을 쓸 거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도 시장 친화적인 인물이 미국 재무장관에 취임한 경우가 자주 있었다. 루빈 재무장관이 대표적인데 월가에서 금융사 회장을 지냈었다. 그래도 시장이 이번처럼 반색하지 않았다.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세상을 장밋빛으로 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슷한 일이 기업실적에서도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12개월 후에 코스피 이익이 44.3% 증가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평균이 22.3%이고, 신흥국이 28.8%인 걸 감안하면 두 배 가까운 상승률이다. 다른 시장은 올해 이익이 줄었기 때문에 내년에 20% 넘는 이익 증가를 전망해도 이상할 게 없지만 우리는 다르다. 연초 이후 이익 전망치가 8% 상승하는 등 기준점이 높은 데에도 불구하고 두드러진 이익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결과는 나중에 나오겠지만 내년 40% 가까운 이익 증가는 쉬운 일이 아니다. 3분기에 상장기업 이익이 크게 증가한 건 코로나19로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비용 절감 대신 영업 활성화를 통해 이익을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특히 소비가 늘어나야 한다.

외국인 매수 영향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주가를 신고가로 끌어올린 또 하나의 동력은 외국인 매수다. 11월에 6조5000억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다.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 최고치는 2018년 1월 29일의 145.5포인트(2017년 1월 1일 주가를 100으로 환산)이다. 지금 주가는 그때보다 3% 정도 낮다. 원화로 환산한 코스피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넘었지만 달러로 보면 최고치까지 약간의 여유가 있어 외국인이 우리 시장에 쉽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원화가 1100원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주춤거리고 있는 것도 외국인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몇 번의 시도가 실패하고 원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경우 절하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지난 두 달간 샀던 주식은 가격 상승에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외국인 매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수급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도에서 매수로 또는 매수에서 매도로 바뀐 초기에 가장 크게 나타난다. 이후에도 동일한 효과를 누리려면 매수 규모가 계속 커져야 한다.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똑같은 액수로는 예전보다 작은 수의 주식밖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특정 주체가 한쪽 방향으로 매매를 계속하면 시장이 이런 패턴에 익숙해지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외환위기 직후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한창 사들일 때 석 달 동안 시가총액의 3%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수한 적이 있다. 지금 기준으로 따지면 60조에 해당하는 돈이다. 당시 주가는 매수 기간에 20% 가까이 상승했다가 매수가 끝난 후 원상태로 돌아갔다. 수급에 의한 주가 상승이 오래 지속되지 않음을 보여준 예였다.

오르지 않은 대형주를 찾는 노력이 필요

시장의 관심이 온통 반도체에 모여 있는 동안 조선, 증권주가 크게 올랐다. 이로써 대형주 모두가 어느 정도 상승한 것 같다. 남아 있는 업종 중 오르지 않은 대형주는 건설 등 몇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외국인 매수가 대형주 상승의 직접 동력이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수급 이상으로 가격이 큰 역할을 했다. 해운, 조선, 은행, 증권 등 이번에 크게 오른 업종은 연초부터 미국대선 이전까지 주가가 하락한 곳이기도 하다. 가격이 낮기 때문에 반등 때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었는데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반대로 현대차와 LG전자는 9월에 주가가 먼저 올라 이번 상승에서 제외됐다.

앞으로 투자전략은 오르지 않은 몇몇 대형주에 집중하든지 중소형주로 바꿔 타는 것이다. 며칠 전까지 대형주로 매매하다가 갑자기 중소형주를 매매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지부진했던 종목을 택하는 게 답이다. 호텔과 여행업은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업종이다. 상황이 여전히 나쁘지만 이럴 때 산 주식이 상황이 개선되면 큰 수익을 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2주일 동안 조선주가 수주 증가를 재료로 50% 넘게 상승했지만 한달 전까지만 해도 조선주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에 빠져 있었던 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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