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내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가장 큰 변수”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 산업전략 대화’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 연합)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국내 실물경기는 올해 2분기까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에 코로나19 사태 진정과 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 개시로 코로나19 위협이 어느 정도 억제된다는 전제 하에 내년 세계경제는 주요국 회복과 기저효과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률을 회복할 전망이다. 국내경제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외수의 점진적인 동반개선과 올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2% 수준 성장률이 예상된다. 물론 내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수요 회복되지만 경쟁 여건 악화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부분 산업 실적이 감소했고 하반기는 그나마 감소세가 둔화된 편이다. 올해 주력산업 수출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세계경기 부진으로 수요 부족이 발생한 가운데 원유가 하락, 경쟁 심화 등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출액이 9.9%나 감소했지만 하반기에는 감소 폭이 4.8%로 크게 둔화됐다.

물론 다수 산업에서 내수가 감소했지만 그 감소 폭이 크지 않은 편이고 일부 산업은 내수가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반기계, 철강, 정유, 석유화학, 섬유, 가전, 디스플레이 등은 국내외 수요산업 수출 수요가 위축돼 내수가 감소했고 가전은 국내 판매가 줄었지만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다양한 신차 출시와 개별소비세 인하가 이뤄진 자동차, 국내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선박 인도가 이루어진 조선, 수요산업 수출이 확대된 반도체와 이차전지, 신규 수요가 늘고 있는 정보통신기기 등의 내수는 오히려 크게 증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내년 국내외 수요는 회복되지만 경쟁 여건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며 내년에도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겠지만 기저효과 및 경기회복, 친환경 관련 신수요 등으로 일정부분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도 대부분 업종에서 중국의 부상이 우리나라 해외 경쟁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또 미국 대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경쟁 여건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 촉진 정책에 의해 올해 수요가 유지됐던 자동차, 가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업이 수요산업 수출 확대에 힘입어 국내 수요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에서 중국 제품 및 해외생산 제품과의 경쟁 심화로 국내 경쟁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신제품 출시 및 국내 생산구조 고도화 등으로 경쟁 여건이 개선되는 측면도 상존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리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최근 수출 회복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며 “어렵게 회복한 수출 활력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범부처가 총력을 집중할 계획으로 연말은 물론 내년에도 수출입 물류차질 등 수출기업 애로사항을 적극 파악하고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력산업 수출 증가세…지난해 수준 회복 어려워

내년 주력산업 수출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면서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기는 힘들고 기저효과가 큰 상반기에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등 후발국과 경쟁 심화, 자국산업 보호 경향 심화 등이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종 내구소비재로 경기에 민감해 올해 수출이 크게 감소한 자동차, 가격 하락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정유, 석유화학 등은 10% 이상 큰 폭으로 수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이차전지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올해 증가세에 이어 각각 9.9%, 13.1%, 5.7% 등의 비교적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해외생산 중심 이차전지는 수출이 증가되겠지만 해외 생산기지가 안정화되면서 해외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은 5.7%로 제한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는 올해 큰 폭 하락세를 기록해 내년 성장세를 보이기는 하겠지만 2.4% 낮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수요산업 성장세에 힘입어 일반기계, 철강 등도 각각 6.3%, 7.7% 수출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중국 등과 경쟁으로 증가 폭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부분 산업이 올해 상반기에 대한 기저효과가 커서 내년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더 높은 수준일 것”이라며 “올해 주요 산업 내수는 크게 감소하지는 않아 내년 큰 폭의 증가세는 쉽지 않고 일부 산업은 역기저 효과로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수 진작책 등으로 올해 큰 폭으로 증가했던 자동차, 조선 등의 내수는 내년 각각 3.4%와 10.5% 감소를 기록하고 국내 LCD 생산 감소로 소재 수요에 의존하는 디스플레이 내수도 1.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가 5.8% 증가하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기계, 정유, 석유화학, 섬유, 정보통신기기, 가전 등 대부분 산업이 지난해 부진에서 다소 회복하는 수준인 5% 미만 증가세가 전망된다.

내년에는 미국에 조 바이든 정부가 새롭게 출범하는 등의 변수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저탄소 경제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탄소 중립은 각국 정부와 기업의 충분한 공감대와 소통이 가장 중요한 만큼 우리 정부도 산업계와 적극적 대화로 추진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지난주 열린 ‘2020 기후변화 대응 콘퍼런스’에서 “유럽연합·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과 함께 한국도 지난 10월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는 등 저탄소 경제가 이미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가 됐다”며 “정부는 주력 산업의 환경친화형 전환과 저탄소 신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의 과감한 기술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