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 위한 ‘삼각편대’ 완성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셀트리온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한국은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이어 백신은 물론 치료제까지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전세계가 백신 확보 경쟁에 뛰어들자 늦장 계약 논란에 휩쓸린 우리 정부도 백신 수급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기준, 확보된 백신 물량은 5600만 명분이다. 치료제 개발은 마무리 단계에 놓여있다. 지난달 29일 국내 제약사 셀트리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자사 치료제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승인여부는 이달 안에 나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월내 본격적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사용한다면 올 가을쯤 ‘집단면역’이 생기면서 코로나19 종식이 서서히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셀트리온, 치료제 허가 신청
치료제 개발은 한국이 전세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9일 식약처에 자사가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코드명 CT-P59, 성분명 레그단비맙)의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임상 2상은 한국 식약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과의 사전협의를 통해 디자인됐다”며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CT-P59에 대한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는 데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달 중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CT-P59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속에서 중화항체를 선별해 만든 항체치료제다. 혈액에서 항체를 계속 채취하지 않고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세포를 이용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항체치료제의 공급가격을 원가 수준에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미 코로나19 환자 1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생산을 마쳤다.

셀트리온은 CT-P59의 해외 긴급사용승인 절차도 추진한다. 이달 중에 미국, 유럽 등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FDA 및 유럽 EMA와 이번 임상 2상 결과 데이터를 상세히 공유하겠다”며 “해외 정부기관의 선주문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승인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3상에 조속히 돌입하겠다”며 “CT-P59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다 광범위한 환자군을 통해 추가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5600만 명분 확보
지난달 29일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과의 백신 공급계약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8일 화상 통화를 통해 합의한 결과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반셀 CEO는 한국에 2000만 명 분량인 4000만 도즈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며 “계약 협상 물량인 2000만 도즈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라고 밝혔다. 구매 가격과 공급 시기도 합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백신 구매 가격은 인하될 예정이며 백신 공급 시기는 2분기다.

이로써 한국은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1000만 명분, 아스트라제네카(1000만 명분), 얀센(600만 명분), 화이자(1000만 명분), 모더나(2000만 명분) 등을 통한 4600만 명분 등 총 5600만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백신 수급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미국, 영국은 물론 중동과 동남아국가까지 연내 백신 확보에 성공하자 국민들의 불안과 원성은 높아졌고 야권은 정부의 백신 확보 늦장대응을 물고 늘어지면서 논란을 확산시켰다. 백신 수급을 서두르지 않았던 한국 방역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청와대, 국무총리실, 질병관리청의 해명도 엇박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백신 확보를 위한 컨트롤타워가 부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급기야 문 대통령이 백신 수급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국민들한테 호소한 데 이어 직접 백신 수급에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하게 된 것이다.

문 대통령과 반셀 CEO는 추가적인 공급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두 사람은 한국 국립감염병연구소와 모더나가 백신 후보 물질 개발, 임상시험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또한 모더나 백신을 한국 기업이 위탁생산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반셀 CEO는 “한국 대기업이 강력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잘 안다”며 “백신 생산 역량이 부족했는데 위탁 생산시 대규모 생산 능력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단키트 해외수출 순항 중
한편 진단키트 수출은 순항 중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수출량은 22억7200만 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은 일찍이 코로나19에 발 빠르게 대응해 진단키트를 개발, 세계 각국의 호평 속에 수출규모를 크게 늘렸다. 전세계는 진단키트를 비롯해 한국의 방역 조치를 ‘K방역’이라 부르며 한국을 ‘방역모범국가’로 삼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진단키트 제조·수출 기업은 총 27개사였는데 불과 6개월 만에 70여개사로 급등했다”며 “진단키트 제조·수출 기업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