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브랜드 ‘보헴’ 필두…현지화 브랜드 개발·마케팅 주효

대만 편의점에서 KT&G 담배가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KT&G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KT&G가 대만 타이베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KT&G는 2002년 대만에 첫 수출을 시작한 이후 보헴(BOHEM)·에쎄(ESSE)·타임(TIME) 등의 브랜드를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지난해에만 총 7억7715만 개비를 판매했다. 3300만 개비를 수출했던 첫 해와 비교해 2200%가 넘게 성장한 것이다.

특히 보헴은 독특한 시가(Cigar)향과 이국적인 맛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대만 20~30대와 화이트칼라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만에 2010년 선보인 보헴은 대만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감각적인 패키지 한정판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힘써왔다.

그 결과 보헴은 지난해 KT&G 대만 전체 수출량의 76%를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 돼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KT&G는 대만 시장에서의 약진을 발판 삼아 새롭게 설립된 법인을 통해 장기적인 사업 운영 기반을 구축, 시장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법인에 마케팅 조직을 구성해 현지 시장 조사를 철저하게 진행함으로써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브랜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KT&G는 이를 위해 대만 법인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KT&G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조기방역에 성공한 대만은 민간소비가 빠르게 회복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화교 경제 중심지이자 미래 성장 가치가 높은 대만에서 현지 법인설립을 통해 마케팅·영업활동을 강화하며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KT&G는 글로벌 TOP4 비전 달성을 위해 앞으로 대만 외에도 해외법인 투자 및 진출국 수 확대 등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국내외 담배 매출액 중 해외 비율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글로벌 TOP4 담배기업 성장 목표

KT&G는 1883년 국내 최초 국영 연초기업 순화국 설치로 탄생했다. 이어 1952년 전매청으로 개편됐다가 1987년 한국전매공사로 창립됐고 1989년 다시 한국담배인삼공사로 개편됐다. 이후 1997년 정부출자기관으로 전환됐고 2002년 민영화됐다. 현재 KT&G는 담배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며 국내는 물론 중동·중남미·아프리카 및 러시아 등 100여 개국에도 수출을 하고 있다.

어떤 기업보다도 긴 역사를 가진 KT&G지만 성장을 위한 새로운 행보를 멈추지 않는다. 우선 국내 담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상승은 KT&G가 지난해부터 선보인 냄새저감 궐련 제품들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주효했다. KT&G는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를 시작으로 소비자 니즈에 부합한 냄새저감 궐련 제품을 꾸준하게 출시했다.

KT&G의 견조한 해외사업 흐름에 백복인 사장의 역할은 상당히 크다. 백 사장은 2017년 ‘글로벌 비전 선포식’을 갖고 2025년까지 글로벌 TOP4 담배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 주력시장 성장과 함께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으로 세계에서 입지를 강화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이에 따른 성과가 해가 거듭될수록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해외사업 실적에서도 중동을 비롯한 주력시장 수출이 확대되며 매출을 견인했고 미국·러시아 등 해외법인은 지속적인 유통망 확대로 꾸준한 판매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T&G는 향후 주요 진출국 유통망 강화와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충으로 시장 저변 확대에 노력하고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을 통해 2025년까지 진출 국가를 200여 개국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KT&G 차세대 사업성과는 백 사장의 ‘양손잡이 경영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7년에 도전적 해외진출 결단을 내린 것처럼 기존 주력 사업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혁신 사업을 발굴, 성장시키는 백 사장의 투트랙 경영방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