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등 韓 유통기업 코로나19 상황서 해외시장으로 시선 돌려

KT&G 인도네시아 법인 담배 생산 공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현지 직원들의 모습. (사진=KT&G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각국의 유통업계는 지난 연말연시에도 제대로 된 특수조차 누리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아직까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유통업계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유통기업들은 오히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마련했고 올해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중에서 KT&G가 해외 진출 100개국을 돌파하면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KT&G가 지난해 현지 비대면 프로세스를 통해 23개국을 신규 개척함으로써 총 103개국 진출을 달성한 것이다.

KT&G는 신규 진출국 중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집중 육성해 연간 판매량이 1억 개비 이상인 5개국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KT&G는 에쎄(ESSE)를 현지 시장 특성에 맞게 출시하는 대표 브랜드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으로 에쎄는 몽골에서 판매량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세계 2위 담배 소비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담배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정향을 활용한 에쎄 등을 선보여 지난해에만 40억 개비 이상이 팔렸다. 보헴(BOHEM), 타임(TIME) 등 레귤러 담배 브랜드도 국가별 맞춤형 제품군을 강화하며 진출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KT&G는 ‘글로벌마케팅부’ 등 5개 부서와 팀을 신설하고 해외법인 지원 조직도 세분화하는 등 해외 마케팅·영업 역량을 강화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아프리카 및 중남미 지역 등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기도 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당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해외 시장의 성장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착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저력을 발휘했다”며 “2025년 글로벌 Top4 비전 달성을 위해 해외 시장 개척을 더욱 가속화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식 당일부터 지금까지 말레이시아 CU 앞에 100m가 넘는 긴 대기줄이 늘어설 정도로 연일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말레이시아 CU 앞 100m 대기줄…열흘 간 1만명 몰려

CU가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1호점 ‘CU센터포인트점’을 오픈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며 열흘 간 1만1000여 명이 넘는 현지 고객이 다녀갔다. 이는 하루 평균 1000명가량이 방문한 것으로 한국 편의점의 점당 평균 객수 대비 약 3.3배 높은 수치다. 대형마트 최소 규모(연면적 3000㎡)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소 약 18만 명이 다녀간 셈이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오전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만 단축 운영하고 동시 출입 인원을 30명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정상 운영 시 이용 고객은 지금보다 2~3배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오픈식 당일부터 지금까지 말레이시아 CU 앞에는 100m가 넘는 긴 대기줄이 늘어설 정도로 연일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고 유명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의 상품 및 매장 방문 SNS 후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CU 파트너사인 마이뉴스 홀딩스는 로컬 편의점 브랜드로 현재 530여 개를 점포를 운영하며 간편식품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1호점 개점과 동시에 도시락 등 CU의 다양한 간편식품을 현지에서 곧바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임형근 BGF리테일 해외사업실장은 “CU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정도로 영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고객들이 끊이질 않고 언론의 취재 요청도 빗발치고 있다”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브랜드로서 해외 무대에서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 이러한 성장 모멘텀을 바탕으로 국내 편의점 산업의 세계화에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GS수퍼마켓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GS수퍼마켓, 인도네시아 점포 2020년 흑자 전환

GS리테일 인도네시아 점포가 해외 진출 후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인도네시아 최대 그룹 구당가람의 투자회사 PT NIS(PT Nugraha Inti Sinergi)로부터 유상증자 형식으로 420억 루피아(한화 약 32억 원, 2021년 3월 31일 기준)를 투자 유치했다고 13일 밝혔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GS THE FRESH)은 2016년 인도네시아 슈퍼마켓 사업에 진출해 현재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고객에게 쇼핑 편의성과 선진화된 마케팅, K-컬쳐 열풍에 맞는 다양한 한국식 상품·서비스 제공 등이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며 진출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GS수퍼마켓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현지 시장 및 소비자 니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을 추진했고 이번 투자 유치를 진행하게 됐다. 투자 유치는 PT NIS와 MOU 체결 후 기업 가치 및 사업 전략에 대한 논의를 거쳐 지난달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GS수퍼마켓은 2014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분 100%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슈퍼마켓 사업을 준비했다. 이후 2016년 10월 자카르타 인근 보고르시의 고급 주택단지 내에 프리미엄 콘셉트의 인도네시아 1호점을 오픈했고 현재 5호점까지 확대한 상황이다.

차별화된 쇼핑 환경, 색다른 문화 공유 등이 인도네시아 현지 고객에게 호응을 얻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도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27.3% 신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K-푸드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52.3% 신장하는 등 한국산 배(과일), 라면, 떡볶이, 김치 등이 높은 인기를 끌었고 주요 상품의 경우 할랄 인증까지 받아 현지인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오진석 GS리테일 전략부문장(부사장)은 “GS수퍼마켓은 지난 40여 년간 한국 슈퍼마켓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5개 점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최고 그룹인 구당가람과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사업적 기회를 함께 만들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