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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은 생물 자체 혹은 생물의 고유 기능을 강화 개선하여, 자연에서 미량으로 존재하는 물질을 대량 생산하거나 유용한 생물을 만들어내는 산업이다. 유전자 재조합, 세포융합, 대량 배양, 바이오리액터(반응) 등의 기술이 있다. 헬스케어는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으로 전환 중으로 개인의 건강과 의료정보, 기기, 시스템, 플랫폼을 다룬다. 건강 서비스와 의료 IT가 융합되면서, 종전의 치료 중심에서 개인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예방 중심의 의료서비스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개인 휴대형 기기와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에서 확보한 생활습관, 신체검진, 의료이용 등 정보를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로 분석하여 개인의 건강관리를 한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관련 AI 시장이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료 빅데이터, 인지행동, 원격진료 등이 일상화되고 있다. 임상 진료기록, X-ray,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 보험청구자료 등 비정형 데이터가 정형화되면서 디지털 치료제, 원격진료 등 AI 의료솔루션에 활용된다. 관련 솔루션으로 데이터와 플랫폼을 연결하는 API 기술이 활용된다.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부인 AWS의 헬스레이크(Healthlake), 구글 클라우드의 헬스케어 API, 간편하고 안전하게 의료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FHIR (Fast Healthcare Interoperability Resource) 를 위한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등이 운영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공동연구와 사업의 협업, 인수합병, 스핀오프(연구팀의 창업지원), 합작회사, 사내벤처, 펀드 조성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이다. 동종·이종 산업 간의 융합과 협업의 형태로 확장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블록체인이 의료 빅데이터의 보안 유지와 유통의 핵심 기술이 되고 있다. 의료 개인식별 정보를 암호화한 디지털 인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IBM은 코로나 백신 여권인 블록체인 디지털 인증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인증서는 중앙 데이터에 저장하지 않고, 개인이 자신의 정보 접근을 통제할 수 있어 개인 의료정보 관리에 유용하다. 블록체인은 의료공급망, 유전체 빅데이터 등의 관리와 유통에도 유용하다. 미국과 영국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코로나19 확산 동선 추적과 백신 공급망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회사인 샌드스퀘어는 경희의료원과 함께 당뇨병 임상 연구를 한다. 유전자분석업체 마크로젠은 유전체 빅데이터 유통 블록체인 특허를 국내와 미국에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세계시장 규모는 연평균 29.6% 성장해 2025년 5044억 달러가 된다(글로벌 마켓 인사이트).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도 바이오·헬스 수출이 성장세로, 지난해 코로나19 진단 시약 수출액이 약 2조5000억원으로 급증했고, 한국의 감염병 진단기법은 국제표준이 되었다. 웨어러블 수출은 독일,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5위로 점유율이 증가세다. 2008~2018년 의료기기 특허출원은 연평균 7.6% 증가로, 전체 특허출원 증가율 2.3%의 3배가 넘는다. 그러나 의료기기 수출 점유율은 2019년 1.4%로 세계 16위에 그친다. 맞춤형 헬스케어 기술도 미국 대비 75% 수준으로 국내시장은 초기 단계다.

국내 AI 헬스케어 시장규모는 세계 6위 수준이다(산업연구원). 국내 관련 업체들은 학습 데이터 확보와 AI 적용성과를 입증하기 쉬운 영상진단 분야에 주로 진출하고 있다. 대형병원에서는 전자의료기록(EMR)과 연결된 개인건강기록(PHR)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와 부품은 아직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가 절실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국내 헬스케어 기업의 해외 진출 시, 현지의 신규 틈새시장을 공략하되, 현지의 유력업체와 협력하거나 우리 기관·기업과 패키지형 동반진출을 권하고 있다. 한국의 강점은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헬스케어다. 이를 활용해, 미국 진출 시에는 보험사를 대상으로 하고, 인도네시아에는 현지 건강보험 기관과의 협업이 유리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는 기존 병원-의료솔루션 기업들이 정부 지원으로 동반진출하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 헬스케어, 맞춤형 헬스케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D 프린터를 이용하는 맞춤형 의료기기, 의료용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탑재된 의료기기 등에 관한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운용한다. 보건복지부도 올해 1월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데이터 심의위원회 운영도 간소화했다. 울산과학기술원은 최근 한국인 1만 명 게놈 해독 완료를 선언했다. 유전자와 염색체를 통칭하는 게놈은 바이오산업의 반도체로 불린다. 게놈규제자유특구에서 상용화 연구를 본격화하고 관련 데이터, 인프라, 노하우 등은 관련 기업·연구소와 공유를 한다.

바이오 클러스터는 세계적 혁신기술을 보유한 미국, 유럽, 중국 등이 두각을 나타낸다. 바이오는 타 산업보다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고, 투자 대비 성공 확률이 낮으며, 개발과 상용화 소요기간도 길다. 그래서 개발비와 위험을 분담하고, 기술, 자금, 인력 등의 한계를 극복해주는 생태계인 오픈 이노베이션 클러스터가 더욱 필요하다.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는 약 25개 정도로 바이오벤처지원센터 9개와 지역진흥사업 16개로 분포해있다. 주요 클러스터로는 서울의 홍릉,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대덕연구개발특구, 판교테크노밸리, 광교테크노밸리, 향남단지, 원주 의료기기클러스터, 춘천 천연물클러스터, 오송생명과학단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진주 생물산업 클러스터, 제주 테크노파크 및 사이언스파크 등이 있다.

그동안 바이오 클러스터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에 관심과 투자가 증가하면서 신약개발과 신사업 등은 많은 바이오 벤처들이 주도하고 있다. 관련 공공펀드 규모 확대가 절실한 때다. 일본 의료연구개발기구(AMED)는 최대 10년, 1~10억 엔 기금을 무이자 15년내로 상환하는 조건으로 지원한다. 클러스터를 필요한 곳에 더욱 확장하고, 더 많은 펀드 조성과 지원제도를 보강하여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test@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