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코발트·구리 95% 이상, 리튬 90% 이상 회수

건식용융기술은 모듈 파쇄물을 직접 용융로에 넣어 유가금속을 회수한다. (사진=영풍석포제련소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영풍이 ‘사용후 2차전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주요 전략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기존 하이드로 메탈러지(습식침출기술) 공법 대비 대형·대용량 2차전지 처리에 유리해 향후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영풍은 18일 “사용후 전기차 배터리에서 다이렉트 스멜팅(건식용융기술)을 통해 니켈(Ni), 코발트(Co), 구리(Cu) 등 주요 배터리 원료소재의 95% 이상을 회수하고 더스트 집진설비를 이용해 리튬(Li)을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영풍은 최근 사용후 2차전지 재활용 건식용융기술의 특허출원을 완료했고 지난 14일 전라남도 여수에서 열린 ‘한국자원리사이클링학회’ 상반기 심포지움에서 기술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영풍이 개발한 건식용융기술은 사용후 2차전지를 셀(cell) 단계까지 분해하는 습식침출기술과 달리 모듈 단계까지 해체해 직접 용융로에 넣기 때문에 400㎏ 이상 대형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에 적합하다. 스마트폰 등 중소형 배터리 처리에 최적화해 발전해온 습식침출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영풍의 건식용융기술은 또 기존 습식침출 리사이클의 단점이었던 사용후 배터리의 전처리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습식침출공정은 사용후 배터리를 해체·분쇄한 뒤 염수 처리해 가루형태의 ‘블랙파우더’(Black powder)를 만드는데 10~15일이 걸린다. 하지만 건식용융기술은 ‘메탈파우더’(Metal powder)를 만드는데 2일 내외로 획기적인 단축이 가능하다.

특히 건식용융로에서는 니켈, 코발트, 구리 등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메탈파우더와 시멘트 재료로 재활용이 가능한 슬래그(Slag)만 나오기 때문에 매립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공법이라는 장점도 있다.

영풍은 내년까지 건식용융기술을 기반으로 연간 2000톤 처리 규모(전기차 8000대 분)의 파일럿 공장을 완공하고 2023년 이후부터 대형 배터리 리사이클 상용화 플랜트를 건설해 연간 5만~10만대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처리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강인 영풍 사장은 “건식용융기술은 대형 2차전지에서 짧은 기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희소 전략 광물인 소재금속을 95% 이상 회수할 수 있게 해줘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산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영풍은 앞으로도 다각적으로 연구개발을 확대해 미래 첨단 친환경 산업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82만대였던 한국 전기차 시장은 2030년 785만대로 10배 가까이 늘어나고 세계 전기차 시장 또한 지난해 400만대에서 2025년까지 2800만대로 급성장 후 2030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의 5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2차 전지 재활용 시장도 전기차 보급 5~10년 후 급팽창해 예상 시장 규모가 2025년 20억 달러에서 2030년 3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