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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거침없는 코스닥…당분간 중소형주 무게 실릴듯

상승이 한창 진행돼 주가가 목에 찰 때가 되면 지수 상승이 약해진다. 주가가 높아 어지간한 재료로는 시장에 명함을 내밀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영업이익이 100% 이상 증가하고, 경기 회복이 뚜렷해졌지만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틈을 뚫고 나온 게 종목이다. 코스피는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몇몇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강하게 상승했다. 성장주가 이 과정을 주도했다. 2~3년 후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현재 이익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 때문에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이 바뀌었다. 이익 이상으로 성장 스토리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다.

성장주 강세가 한 단계 더 발전한 게 중소형주이다. 성장을 테마로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기업 내용 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해당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부분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부분도 커야 한다. 성장 부분을 통해 이익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서인데 중소형주가 이 기준에 들어맞는다.

최근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 상승이 성장성을 극단적으로 반영하는 국면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는 단계가 됐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중소형주 상승에 큰 역할

지난 20년 사이 중소형주가 월등히 높은 수익을 올렸던 경우가 몇 번 있었다. 1995년이 대표적이다. 재무제표에 미처 반영되지 않았거나 과소 반영된 자산을 찾아내 주가에 제대로 반영하는 자산주에서 시작해 2년반 가까이 중소형주 강세가 이어졌다. 1996년에 상승 종목이 늘어났다. 이때 등장한 게 환경 관련주 이다. 수질, 대기 폐기물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종목이 상승 대열에 합류했는데, 중요하게 거론됐던 기업이 83개로 전체 상장기업의 12%가 될 정도였다.

환경 관련주와 함께 생명공학과 신물질 관련주도 상승했다. 이 주식들이 중간에 변화를 거쳐 지금의 바이오 테마로 발전했다. 정부가 중소형주가 상승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는데, 2000년까지 생명공학 기술을 선진 7개국 수준으로 높이고 21세기 전략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짠 것이 계기였다.

1997년에 2년동안 주식시장을 들썩이게 만든 중소형주 강세가 끝났다. 직접적 계기는 외환위기였다. 위기 발생 전에 이미 약세로 기울었던 중소형주가 외환위기를 계기로 몰락하고 말았다. 상당수 종목이 열흘 가까이 하한가를 기록하고도 매수자를 찾지 못할 정도였다. 대단한 재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돼 주가가 올랐던 종목이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료가 소멸돼 버리는 현상도 벌어졌다.

또 한번의 중소형주 강세는 2000년에 있었다. 세계적인 IT버블과 인터넷 기업이 중심이 된 닷컴 열풍에 10% 넘는 경제 성장이 더해지면서 유례없는 중소형주 강세가 나타났다. 닷컴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켜 시가총액이 거래소의 웬만한 대기업 계열사 전체를 합친 것보다 커지는 상황이 됐다.

이 열기도 배경에 정부가 있었다. 대기업이 외환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낙인 찍히자 정부는 경제를 끌고 갈 새로운 주체로 벤처기업을 꼽았다. 1999년 정부가 벤처 살리기의 일환으로 코스닥 등록 요건을 완화한데다, 주식시장이 활황이 되면서 코스닥시장이 ‘벤처 기업의 꿈을 이루는 곳’으로 바뀌었다. 부도에 직면한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 후 우량한 IT업체로 탈바꿈되는가 하면,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던 기업까지 코스닥 시장에 들어오는 사례가 나타났다.

2011년에 시작된 중소형주 강세도 정부 정책의 역할이 컸다. 녹색성장이란 기치아래 미니발광다이오드(LED)와 경량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상승했다.

기존에 나왔던 중소형 테마주에 투자해야

지난 6월 중순 이후 코스닥 상승이 중소형주 강세로 이어진다면 이번에도 정책 관련 기업이 첫 번째 선택 대상이 될 것이다. 정부가 정책 과제를 선정해 선도적인 투자를 하면 중소형 기업들이 이를 발전시켜 상품화하는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반도체와 2차 전지이다. 여러 선진국이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판단해 해당 지역에서 일정 부분을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국내의 경우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맡지만 소재와 장비는 중소 기업이 주로 담당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이 늘어나면 공급 과잉을 초래해 해당 기업이 곤란을 겪을 수 있지만 장비는 반대로 그 기간에 돈을 번다. 2차 전지는 핵심 성장 분야여서 앞으로 정책적 지원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데 조만간 정부가 반도체와 2차 전지 지원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새로운 중소형 테마가 나올 경우 해당 테마의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 누구인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테마의 반복을 통해 시장 환경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바뀐 후 새로운 종목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밟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 만큼 이미 지나간 상승 종목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번 차례가 지난 후 주가가 하락했지만, 앞으로 이익 전망이 괜찮은 회사는 이번 중소형주 상승에서 상당한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등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증권시장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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