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말레이시아 현지공장까지 완료…글로벌 양대 시장 선점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LG화학이 위생의식 강화로 급성장하는 NBL(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미래 준비에 나선다.

LG화학은 12일 중국 공장의 성공적인 가동으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로 이어지는 NBL 글로벌 3각 생산체제 완성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이를 통해 양대 핵심 시장인 중국과 말레이시아 내 현지 생산거점을 보유한 유일한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한다.

NBL은 부타디엔을 주원료로 하는 합성고무 소재로 니트릴 장갑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니트릴 장갑은 강도 및 내화학성이 뛰어난 라텍스 장갑으로 기존 천연고무 장갑을 대체하며 의료용, 산업용, 요리용 등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현재 17만 톤 규모의 여수공장 NBL 생산능력을 연간 28만 톤 규모로 확대한다. 지난해 11만 톤 증설 공사에 착수했고 내년 상반기 내 본격적인 상업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중국 NBL 생산능력도 연간 21만 톤 규모로 확대한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닝보시에 위치한 LG화학 용싱법인에 연간 10만 톤 규모 NBL 공장을 신설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니트릴 장갑 시장 수요에 대비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11만 톤 증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LG화학이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PCG)과 설립한 NBL 합작법인은 말레이시아 남부 펭게랑 지역에 연간 24만 톤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이 51%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이 합작법인은 2023년 상반기 내 양산을 목표로 한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니트릴 장갑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해 LG화학은 현지 생산법인 설립을 통해 고객과 협업 및 제품 공급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

니트릴 장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한 의료 용도로 사용이 급증했고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강화된 위생 의식으로 필수적인 위생용품 소재로 인식돼 지속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고무장갑제조연합회(MARGMA)에 따르면 니트릴 장갑 수요는 연평균 19%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 2024년 4109억장 규모로 약 12조 원 시장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니트릴 장갑 원료인 NBL 수요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외 추가적인 증설 투자를 검토해 연간 100만 톤 이상 NBL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LG화학 NBL. (사진=LG화학 제공)
다양한 신시장 발굴·차세대 신제품 출시로 시장 선도

LG화학은 2007년 독자 기술로 NBL 개발에 성공했다. 이듬해 여수공장에서 본격적인 제품 양산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NBL 제품군을 기반으로 국내외 신시장을 발굴하고 물성, 품질, 착용감 등을 개선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국내 혁신 스타트업인 이너보틀과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는 에코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너보틀 화장품 용기에 적용되는 실리콘 파우치를 LG화학 NBL로 대체하는 공동연구개발(JDA) 계약을 체결했다.

NBL은 실리콘 파우치 보다 탄성이 높고 산소차단율도 5배 이상 좋다. 이에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화장품 내용물의 변질을 막는데도 유리하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주요 거점별 생산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신시장을 발굴해 위생용품 분야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은 NBL 시장을 적극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NBL 생산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