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A 모빌리티 2021’ 독일서 개최…선진 자동차 시장의 ‘바로미터’

현대모비스의 ‘IAA 모빌리티 2021’ 부스 조감도.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다음 달 7~12일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독일 ‘IAA(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 모빌리티 2021’에 참가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격전을 벌인다. 현대모비스, 보쉬 등 주요 자동차 부품기업도 참가해 미래 모빌리티 신기술을 선보인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도 잘 알려진 ‘IAA 모빌리티’는 선진 자동차 시장의 ‘바로미터’로서 명실상부한 유럽 최대 자동차 전시회다. 지난 70여 년간 홀수 해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다 올해부터는 뮌헨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한다. 미래 종합 모빌리티 경연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공식 명칭도 IAA에 모빌리티를 추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車 전시회

이번 모터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실상 처음 열리는 대규모 글로벌 자동차 전시회라는 점에서 업계와 소비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전시가 올해 처음 뮌헨에서 개최하는 데다 글로벌 완성차·부품기업들이 오랜만에 유럽 한복판에서 미래차 신기술을 대거 공개할 것으로 예고돼 기대감이 최고조에 올라와 있다.

우선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자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인 만큼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벤츠는 순수 전기차 5종과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 1종 등 총 8종의 신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전기 세단 EQE를 통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아우디, BMW, 포드, 폭스바겐 등도 참가 등록을 마쳤다. 코로나19로 참가 여부를 고심하다 최근 참가를 확정지은 것이다. 이들도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출시를 앞둔 모델의 콘셉트카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BMW는 순수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iX와 순수 전기 쿠페 i4를 선보인다. BMW 최초로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X5도 공개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첫 순수 전기 SUV ID.4 쿠페 버전인 ID.5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를 대표하는 완성차기업도 참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모터쇼에서 향후 출시할 전동화 모델을 대거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전기차 전용 모델이자 쿠페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GV60도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GV60는 이번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디자인 정체성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바탕으로 쿠페형 CUV의 날렵하면서 역동적인 디자인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하고 제네시스 전용 전기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경험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도 전시될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오닉5는 물론 내년 출시할 전기 세단 아이오닉6 콘셉트카, 2024년 선보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7도 공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전동화 모델을 비롯해 수소차 관련 전시물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0을 끝으로 글로벌 주요 행사에 불참하거나 온라인 참가를 이어왔지만 이번 모터쇼 참가로 현대차그룹이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전시회 첫 등장 현대모비스…30여 개 미래기술 선보여

이번 모터쇼에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들도 공격적인 현장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유럽 자동차 시장의 최대 화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경영이다. 이에 저탄소 에너지 활용 방침을 완성차기업뿐만 아니라 부품기업에도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중장기 친환경 모빌리티 전략이 없으면 입찰 과정에서부터 배제되는 등 수주 기회조차 줄어들 수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부품기업 현대모비스도 이런 기조에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유럽에서 개최되는 모터쇼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현대모비스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 기술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서 모빌리티 신기술을 공개하고 유럽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터쇼에서 전동화와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총 30여 개 미래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일단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언택트 마케팅 활동에 집중해온 현대모비스가 이 전시회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현장 마케팅을 재개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기존에 북미 CES와 중국 수입박람회 등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유럽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올해 열리는 IAA 모빌리티에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으로는 현대모비스가 유일하게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의미가 더 크다.

무엇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터쇼 참가를 통해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경쟁력과 함께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 달성 전략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으로는 최초로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204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IAA 모빌리티 2021이 열리는 전시장인 뮌헨 메세 B2관에 358㎡ 규모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했다.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현대모비스의 전동화와 자율주행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퍼블릭 존’과 고객사 전용 수주 상담 공간 ‘프라이빗 존’으로 구분해 운영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모터쇼 참가를 계기로 유럽시장에서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함께 수주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며 “이 전시회 기간 동안 유럽의 다양한 완성차기업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과의 수주 미팅도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모터쇼에는 현대모비스 외에도 독일의 보쉬와 ZF, 일본의 덴소 등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참가한다. 특히 보쉬는 이번 모터쇼에서 다목적 인공지능(AI) 카메라에서 기존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과 AI를 결합한 시스템을 공개한다. 보쉬의 이 시스템은 차량이 물체, 사람 및 기타 도로 사용자를 안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지원한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