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우주산업 규모 약 1260조원 중 절반이 ‘우주 인터넷’ 몫

우주 인터넷기업 원웹이 한화시스템 합류 이후 첫 번째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원웹은 지난 22일 오전 7시(한국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 로켓에 위성 34기를 실어 쏘아 올렸다. (사진=원웹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의 가입자가 10만 명을 돌파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14개국으로 늘었다. 스타링크는 위성 수만 개로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서비스다. 현재 미국, 캐나다 등의 북미 지역과 영국 등 유럽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우주 인터넷기업 원웹의 경우 세계 최초로 우주 인터넷용 위성을 발사했다. 내년이면 위성 648기로 우주 인터넷망을 완성해 글로벌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른 우주 인터넷 사업에 한화시스템도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쳤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2일 원웹에 3억 달러(약 3450억 원)를 투자하면서 원웹 이사진이 됐다. 한화시스템이 이번 계약에 오랜 기간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향후 우주 인터넷은 우주산업 등 미래사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웹, 최근 위성 34기 발사로 총 288기 구축

원웹이 주력하는 우주 인터넷 분야의 시장 전망과 세계 민간 우주 경쟁에서 원웹의 위상을 보면 경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세계 3대 위성통신 기업 유텔샛은 내년 전체 위성 배치 이후 3~5년 안에 원웹 연 수익이 10억 달러(약 1조 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원웹이 우주 인터넷 주요 업종에서 최소 10~20%를 상당 기간 점유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봤다.

최근에도 원웹의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원웹은 지난 22일 오전 7시(한국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 로켓에 위성 34기를 실어 쏘아 올렸다. 지난해 영국 정부와 바르티, 유텔샛, 소프트뱅크 등이 합류한 이후 위성 발사에 탄력이 붙었다.

이번 발사로 원웹 위성 288기가 궤도에 자리를 잡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내년까지 위성 648기로 우주 인터넷망을 만들어 글로벌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원웹은 올해에만 위성 178기를 띄웠다. 모두 원웹과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기업 에어버스가 합작해 만든 ‘에어버스 원웹 새틀라이츠’가 만들었다. 위성 발사는 수많은 실적이 입증된 아리안스페이스·소유즈와 협력하고 있다.

지상에서 위성 신호를 받아 분배하는 게이트웨이는 미국의 대표적 네트워크기업 휴즈를 파트너로 두고 있다. 각 분야 최고 기업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식이 바로 ‘원웹스타일’이다. 원웹이 지난 12일 한화시스템을 투자자로 맞이한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한화관계자는 “현재까지 아마존을 비롯한 세계적 기업들이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우주 인터넷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 위성을 띄운 건 원웹과 스페이스X뿐”이라며 “원웹에 3450억 원을 투자한 한화시스템도 머지않아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를 1조 1000억 달러(약 1260조 원)로 전망했는데, 이 가운데 5800억 달러(약 670조 원) 이상이 우주 인터넷 시장의 몫이다. 그만큼 향후 우주산업은 우주 인터넷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원웹 발사 일지. (그래픽=한화시스템 제공)
전 세계 하나로 잇는 ‘초연결 사회’ 실현

전 세계를 하나로 잇는 ‘초연결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우주 인터넷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우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개발 등 기업 서비스 사용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세계는 우주라는 블루오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이 2017년 항공 우주 기술자를 영입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도 전 세계에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최초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뿐만 아니라 재사용 로켓 생산을 가능케 하면서 발사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우주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우주 인터넷은 우주에서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구축하는 것이 아닌 인공위성으로 전 세계 인터넷을 연결하는 기술”이라며 “대표적 미래산업인 에어택시와 자율주행차의 운행을 비롯해 6G 인터넷 서비스 등은 지상에 구축된 기존 기지국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주 인터넷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사업이 아니다. 원웹의 주요 투자자들을 살펴봐도 통신 분야가 주를 이룬다. 위성 안테나 기술기업 한화시스템의 경우 향후 원웹의 위성·안테나 개발과 제작, 위성 간 통신(ISL) 기술 개발 사업 참여 등을 통한 중장기적 관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우주 인터넷망을 만들기 위한 위성·안테나 제작 및 발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 정지궤도(고도 약 3만 6000㎞)에 떠 있는 대형 위성(1000㎏급) 대신 우주 인터넷망을 만들기 위한 저궤도(500~2000㎞)용 소형 위성(100~200㎏급)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 분야 시장 조사기업 유로컨설트는 소형위성 시장이 앞으로 10년 간 513억 달러(약 59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성 안테나 시장을 포함하면 시장은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도 이 시장에 주목해 우주 인터넷 사업에 접근하고 있다.

한화시스템도 정부 주도로 개발된 다목적 실용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초소형 SAR(지구관측 영상 레이다) 위성 등의 탑재체와 체계 개발을 담당하면서 위성 개발 능력을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하고 미국 휴대형 안테나 기술 기업 카이메타에 330억 원을 투자하면서 전자식 통신위성 안테나 기술도 확보했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이번 원웹 투자를 성사시킨 후 “투자 수익은 물론 우주 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원웹을 선택했다”면서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뉴스페이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된 것에 대한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