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공장 가동 후 첫 중단…“성찰과 재도약 계기로 삼아”

영풍 석포제련소 무방류 설비. (사진=㈜영풍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가 10일간 아연 로(爐)의 불을 끈다. 1970년부터 공장을 가동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오는 8일 자정을 기해 10일간 제련소 조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경상북도가 물환경보전법 위반을 이유로 석포제련소에 내린 조업정지 20일 처분 가운데 절반인 10일은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최근 있었기 때문이다.

영풍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조업 정지에 들어가면서 그동안의 과오를 깨끗이 털어낼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우선 오는 7일 밤 11시 조업 정지 전 마지막 교대 근무조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2공장 앞 주차장에서 소등식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 자발적으로 나온 주민과 직원들이 곧 불이 꺼질 공장을 향해 조용히 촛불을 밝힌다.

이어 조업 정지 첫날 아침인 8일 오전 8시 30분 출근 시간에 맞춰 1공장 정문 앞에서 석포제련소 임직원 및 노조가 참여한 가운데 선진도약 선서식을 갖고 노사가 함께 단결과 극복, 혁신과 발전을 위한 의지를 다질 계획이다.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눈앞에 보이는 공장의 불은 잠시 꺼지지만 직원들이 각자의 마음 속에 세계 제일의 친환경 아연 제련소를 만들기 위한 불을 계속 밝히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석포제련소는 조업 정지로 인한 피해가 임직원과 협력업체에 전가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조업 정지 기간 중 전 직원이 정상 출근한다. 근무를 하지 못해 임금이 삭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는 협력업체 직원들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조업 정지 기간 중 각 공정별로 향후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보수 및 환경 개선 작업도 진행한다. 중요한 배관이나 설비를 수리·교체하고 주변을 정리 정돈해 작업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오는 10~12일 외부강사 초빙 특별환경·안전교육을 통해 전 직원의 환경·안전 의식도 강화한다.

이번 조업 정지 처분과 별개로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유역의 ‘수질오염 제로(0)’ 실현을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총 320억 원을 들여 도입한 공정사용수(폐수) 무방류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15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설비를 증설한다.

또 올해 8월부터는 430억 원을 들여 1공장 외곽 하천 부지 1.1㎞ 구간에 오염 지하수가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한 ‘지하수 차집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향후 2공장 외곽 1㎞ 구간에도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습식조업공장 하부 바닥 내산타일 교체 등 3중 안전망 완비, 빗물 저류조와 이중옹벽조 정비, 배수로 등 집수로 개선 등을 이미 완료했고 비점오염저장시설을 추가 확충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집행한 약 600억 원을 포함해 향후 2~3년 안에 수질 개선 분야에 약 2600억 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장은 “창사 이래 처음 맞는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잠시 작업을 멈추고 되돌아보면서 새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