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족 700만 명 시대…‘캠핑 초보’ 아이템도 대거 공개

국내 캠핑인구가 약 7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캠핑이 대중화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캠핑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은 국내 캠핑인구가 약 7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국내 캠핑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캠핑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캠핑을 할 수 있는 장소부터 다양한 캠핑용품까지 준비해야 할 정보와 아이템이 너무 많다. 캠핑 인구가 갑자기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캠핑 초보자들도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캠핑의 꽃이라는 ‘겨울 캠핑’ 시즌을 맞아 관련 업계가 이들을 공략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캠핑 특화 매장 증가…유독 높은 4분기 구매 비중

코로나19로 대부분의 분야가 침체를 겪고 있지만 일부 분야는 오히려 급성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캠핑 관련 업계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캠핑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 6000억 원에서 매해 30%씩 성장해 지난해 기준 4조 원대로 증가했다. 숙박, 항공, 여행업 등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유통업계의 각종 지표에서도 캠핑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올해 1~9월 캠핑 관련 상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1~10월 캠핑 용품 관련 매출도 63% 고신장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캠핑 용품 매출 중 4분기 구매 비중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캠핑족 사이에서 겨울 캠핑이 ‘캠핑의 꽃’이라고 불리는데다 추운 날씨를 이기기 위해 더욱 전문적인 장비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4분기 구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초보 캠핑족은 캠핑을 즐기기 위해 캠핑 장비를 구축하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관련 기업들이 이 부분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잠실점 6층에 영업면적 약 450㎡ 규모 캠핑 전문관을 순차적으로 오픈하고 겨울 캠핑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먼저 기존 백화점에서 보기 힘들었던 캠핑 전문 브랜드와 인기상품을 다양하게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체험과 디지털 요소를 결합해 누구나 쉽게 다양한 상품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몽벨캠핑샵은 몽벨 텐트와 침낭, 의자, 테이블, 쿡웨어 등 인기 브랜드 제품들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캠핑 전문 편집숍”이라며 “온라인상에서도 품귀 현상을 일으킨 헬리녹스 체어도 판매하고 국내 백화점 최초로 몽벨 단순 라이선스 상품이 아닌 해외 직수입 상품으로만 구성해 제품 품질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처럼 캠핑족 수요를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캠핑 관련 특화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인기 프리미엄 캠핑 브랜드 스노우피크와 함께 경량 패딩과 조리용 앞치마를 기획, 한정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스노우피크는 캠핑 인기를 반영하듯 지난 9월 오픈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시그니처 공간인 글라스빌에도 체험형 매장으로 입점해있다.

팬데믹 때 입문한 ‘캠린이’…캠핑장비에 본격 집중

‘장비빨’에 집중하는 것은 어떤 분야나 초보자들의 특권이다. 캠핑족에게도 이 특징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초보 캠핑족을 일컫는 ‘캠린이’(캠핑+어린이)들은 상당수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입문한 경우가 많다. 이에 실질적인 2년차가 된 이 캠린이들은 올해 들어 더 다양한 캠핑 아이템을 구비하기 시작했다.

온라인몰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9월 캠핑용품 중 전년 대비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것은 캠핑트레일러(58%)로 나타났다. 이어 ‘숯·장작·연료’가 36%, 버너가 20%, 야외용 난로가 18%로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 텐트(49%), 캠핑테이블(43%), 캠핑의자(39%), 타프(37%) 등의 매출 신장률이 높았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캠핑 초기에 텐트, 테이블 등을 처음으로 장만했다면 이제는 캠핑 취사용품, 난방기구 등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 캠핑에 입문한 이들이 올해는 캠핑 경력이 쌓이면서 취사용품 등을 좀 더 전문적으로 챙기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캠핑용품 수입액은 1억 9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1% 증가했다. 수입 증가 상위 3개 품목은 압축공기식 매트리스, 텐트, 캠핑용 차량 순이다. 압축공기식 매트리스는 지난해에도 215.9%로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올해도 상반기까지 188.4%로 가장 높았다.

압축공기식 매트리스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5배(403%)나 수입이 늘어났다. 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캠핑이 거의 같은 시기에 인기가 급증하면서 SUV를 활용한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야영)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캠핑 시장이 커지면서 간편식(HMR) 제품도 더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초보 또는 가족을 동반한 캠핑족들에게 간편식 제품은 수월한 캠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먼저 지쿱의 ‘육수생각’은 고체 형태로 포장돼 있는데다 가볍고 휴대가 용이해 집뿐만 아니라 캠핑, 여행지에서도 요리 초보자들이 간편하게 육수를 만들 수 있어 인기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캠핑족에게는 스쿨푸드의 간편식 ‘푸짐한 튀김 국물 떡볶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간편식은 떡볶이뿐만 아니라 야끼만두, 채소튀김, 오징어튀김 등이 포함돼 자연에서 푸짐한 분식을 즐기고 싶은 캠핑족이 많이 찾는 아이템이다.

물론 캠핑에서 고기가 빠질 수 없다. 엑셀컷은 대중적인 부채살과 목살을 비롯해 우삼겹, 살치살 부위를 1인분 포장 제품으로 판매해 1인 또는 소규모 캠핑족에게 만족도가 높다. 또 신세계푸드의 간편 안주 ‘올반 한잔할래 감바스’는 새우의 식감과 마늘·올리브유의 깊은 풍미가 더해진 간편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