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기술로 기능성·심미성 모두 갖춰

2021 레드닷 : 최우수상(Best of Best)-현대 전기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Jong-e.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자동차에 내연기관이 사라지고 친환경적인 연료가 사용된다. 게다가 자동차가 운전자 없이, 심지어 지상은 물론 하늘을 날아 이동할 수 있다. 이처럼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의 미래 모빌리티는 그동안 인류가 상상 속에서 그려왔던 미래 신기술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 기술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보다 가볍고 간결한 자동차 디자인이 필수다. 특히 자동차 부품이 최소화되면서 차 내부 공간은 더 넓어졌다. 탑승자가 운전 대신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갖춘 실내공간이 필요하게 됐다. 과장해서 말하면 자동차이면서 자동차가 아닌 듯한 디자인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 ‘레드 닷 어워드’서 17개 디자인상 수상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여름 세계적인 디자인 상 ‘레드 닷 어워드’에서 디자인상을 대거 수상했다. 현대차그룹이 독일 노르트하인 베스트팔린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2021 레드 닷 어워드 : 브랜드 &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에서 ‘최우수상’ 2개, ‘본상’ 15개 총 17개 디자인상을 수상한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 신기술 캠페인 ‘리틀빅 이모션’은 ‘필름 &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현대차 전기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Jong-e’는 ‘인터페이스 & 사용자 경험(UX) 디자인’ 부문에서 각 부문별 뛰어난 출품작에 수여되는 ‘레드 닷 어워드 :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중에서 Jong-e는 친환경 소재인 ‘종이’라는 테마로 레드 닷 어워드 UX 부문에서 현대차 최초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아이오닉5’에 첫 적용된 Jong-e UX 디자인은 녹색과 파란색 그라데이션 컬러, 아이오닉5 내외장 디자인에 사용된 파라메트릭 픽셀 요소가 가미된 디자인 등으로 전기차의 친환경 이미지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동시에 구현했다.

인터페이스 & 사용자 경험 디자인 부문에서는 ▲현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된 ‘아쿠아 테마 디자인’ ▲스마트 TV 플랫폼 ‘채널 현대’가 본상으로 선정됐다.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는 ▲현대 커넥티드 카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블루링크’ ▲채널 현대와 제네시스 고객의 스마트한 차량관리를 위한 개인화 모바일 서비스 앱인 ▲‘마이 제네시스’가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일 노르트하임 베스트팔렌 디자인 센터가 주관하는 레드 닷 어워드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대회로 꼽히고 있다”며 “디자인상이기 때문에 당연히 심미적인 부분이 인정을 받은 것이지만 자동차 디자인, 특히 미래 모빌리티에서의 디자인은 사용자 경험과 인포테인먼트 요소 등 혁신 기술 기반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에 특화된 그래픽 스타일 발굴 주효

레드 닷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Jong-e 프로젝트에는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UX개발팀을 비롯해 현대오토에버 디자인팀과 제품UX/UI팀 등이 참여했다. 현대차그룹 관련 실무진들이 세부 요소에 대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을 통해 전체적인 디자인을 완성한 것이 이번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강주연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UX개발팀 연구원은 “친환경 자동차 시대의 친환경차 전용 그래픽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 “지속 가능하고 순수한 친환경적인 그래픽에 전기의 강력한 힘과 재생에너지를 표현하는 포인트 컬러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이어 “어떤 것이든 창조해낼 수 있는 순백의 공간인 종이 위에 뉴모피즘 기반의 미래적인 그래픽을 개발했다”며 “사용자 입장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수많은 시안과 테스트를 거친 결과 전기차에 특화된 그래픽 스타일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Jong-e 프로젝트에는 현대차와 현대오토에버가 공동으로 참여해 전체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아무래도 제품 사용자 입장에서 지속적인 고민을 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과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락준 현대오토에버 디자인팀 책임은 “새로운 디자인으로 고객사인 현대차, 내부 유관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보람찬 프로젝트였다”며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상세한 디자인 시안과 선제적인 의견을 제시하면서 지속적으로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차량에 최적화된 디지털 환경 구현

현대 커넥티드 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블루링크의 경우 레드 닷 어워드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한 것뿐만 아니라 iF 디자인 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부문, IDEA 디자인 어워드 디지털 인터렉션 부문 파이널리스트도 수상하면서 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의 블루링크 애플리케이션은 차량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거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CCS)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때 차량 시동을 걸거나 끄고 차량이 주차된 위치도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히 자동차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고 사용하지 않는 순간에도 차량과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오토에버에 따르면 블루링크에는 현대오토에버 디자인팀과 모바일개발팀, 제품UX/UI팀이 참여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는 콘셉트 기획, 사양 관리, 앱 개발과 검증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기획과 설계에 약 3개월, 개발 기간은 6개월 이상 소요됐다.

이 밖에 현대차와 제네시스 차량에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테마 역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차 안에서 최적화된 디지털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제네시스 인포테인먼트 카퍼 디자인 테마는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에 이어 iDEA 디자인 어워드 파이널리스트까지 수상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현대오토에버 디자인팀과 제품UX/UI팀이 협업해 새로운 선행 연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며 “Permeate(스며들다)라는 콘셉트의 이 프로젝트는 일상적인 기기와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커넥티드 카에 스며든 모습을 보여주고 톡톡 튀는 다양한 아이디어에서 인포테인먼트의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