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남과 국내 최대 그린수소 생산 MOU 체결

효성이 24일 전남 무안 전남도청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오른쪽),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남과 국내 최대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그린수소산업 육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효성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조현준 효성 회장이 호남 지역을 미래 사업의 전초 기지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북에 첨단소재 대규모 생산 공장 건립에 이어 전남에 그린 에너지 산업의 핵심 기반 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4일 전라남도와 ‘그린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조 회장은 전남이 신안 앞바다를 중심으로 구상 중인 해상 풍력 발전을 통해 30만여명의 고용 창출과 그린수소 20만톤 생산에 앞장서기로 했다.

협약식에는 효성 측 조 회장, 이상운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전남 측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신남 에너지산업국장 등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이날 “수소 사업을 비롯해 중전기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쌓아온 효성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전남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의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며 “전남을 대한민국 그린 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활용해 그린수소 20만톤 생산

효성은 중장기적으로 총 1조원을 투자해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나선다. 전남 해상의 풍력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청정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방식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국내 최대 규모인 10MW급 수전해 설비 구축 사업에 나선다. 효성은 향후 그린수소 생산량을 최대 연산 2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효성은 서울 및 수도권, 울산, 창원, 부산 등 주요 산업단지가 집중된 지역에 그린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등 일부 국가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에 따르면 그린수소의 저장 및 활용을 위해 연산 1만톤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 2곳을 건립하고 액화수소 충전소도 전남 주요 지역 9곳에 설치키로 했다. 이 외에도 액화수소의 해상 운송을 추진하는 등 그린수소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남 지역 산업공단에서 발생되는 부생수소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을 적용해 블루수소 생산 및 활용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당사의 그린수소 생산이 본격화되면 2031년까지 약 11만명의 고용이 유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북에 이어 호남 지역의 경제활성화에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그래픽=효성 제공)
전남, 원자력 발전 25기 규모 풍력 발전 설비 구축

효성은 그린수소 생산설비에 들어갈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참여키로 했다.

전남은 지난해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30년까지 전남 신안에 세계 최대 규모인 8.2GW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여수를 중심으로 한 동부권에도 5GW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구축한다. 대한민국을 탈탄소 그린에너지 시대로 전환시킬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전남은 신안 및 여수지역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풍력 발전 조립 공장 건립, 부두 및 항만 건설, 송배전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만 2030년까지 약 20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전남 내 전체 해상풍력발전단지 규모는 총 25GW에 달한다. 영광, 신안 지역부터 여수 지역까지 약 300㎞ 해상에 조성될 풍력발전 단지는 설비 용량 기준 원자력 발전소 25기 규모다.

실제로 전남은 목포 대양산단, 영암 대불산단, 신안 압해산단 등에 해상풍력 전후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산단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해상풍력과 연계한 수소 전주기 산업 클러스터를 목포 신항만에 약 52만㎡ 규모로 배후 단지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효성의 그린 수소 생산 및 유통. (그래픽=효성 제공)
효성, 해상풍력 발전 조립 공장 신설

효성은 전남의 해상풍력 발전 계획에 따라 우선 내년까지 전남 지역에 해상 풍력 발전 조립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세계 해상풍력터빈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고 현재는 한국에서 생산할 10MW급 해상 풍력 터빈에 대한 KS인증 획득을 추진 중이다.

효성에 따르면 해상 풍력 발전에 따른 전력망 구축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 효성은 시장규모가 19조원에 달하는 전력망 구축 사업에 초고압변압기 및 차단기 등 송배전 전력기기와 신재생에너지의 송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HVDC(초고압 직류 송전) 공급이 예상된다.

또 해상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 등으로 만들어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 및 저장하기 위한 STATCOM(무효전력 보상장치)와 ESS(에너지 저장 장치) 시스템 등도 대거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9년 전북 전주에 총 1조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단일 규모 세계 최대인 연산 2만4000톤의 탄소섬유 공장 건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미 효성은 국내 기업 최초로 독자기술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부터 전북 전주에서 탄소섬유를 생산해왔다. 이후 두 차례 증설을 실시해 오는 7월에는 연산 6500톤의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