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03 유럽축구 3대 빅리그

[스포츠 프리즘] 명문앞에 꼴찌의 반란은 없다
2002~2003 유럽축구 3대 빅리그

“이변은 없다.”

정상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온 유럽 축구 3대 빅리그의 2002~2003 시즌이 종착역에 다다르면서 우승팀 윤곽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혼전을 거듭해온 빅리그는 안개 속에 가려져 있던 정상 고지를 ‘최고 명문 구단’에 내줄 채비다.

이변과 파란의 ‘꼴지 반란’을 기대했던 일부 팬들의 기대는 저버렸지만 올 시즌 우승컵의 주인공은 저마다 ‘자격을 갖췄다’는 데 이견이 없다. 유럽 대륙을 넘어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스페인과 잉글랜드, 이탈리아 리그를 정리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8번째 우승 축배

전통의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의 진검 승부는 맨체스터의 승리로 가닥이 잡혔다.

데이비드 베컴이 버티는 맨체스터가 방패라면 프랑스 대표팀 최고 골잡이 앙리가 이끄는 아스날은 창으로 비유되며 두 팀간 대결은 시즌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맨체스터는 한때 7위로 밀려나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지만 최고 명가의 자존심을 앞세워 한 계단씩 오르며 지난달 28일을 고비로 2년만의 정상탈환을 눈앞에 두게 됐다.

맨체스터는 이날 토튼햄과의 원정경기서 득점기계 니스텔루이의 쐐기골에 힘입어 2_0으로 완승, 승점 77(23승8무5패)을 기록했다. 2경기를 남긴 맨체스터는 2위 아스날(승점 72)을 따돌리고 1992~93 시즌 이후에만 8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을 게 확실시된다.

니스텔루이는 21골을 기록, 득점 공동 선두인 앙리(22골)와 비티(사우스앰튼)를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달 24일 마드리드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서 교체 멤버로 투입되는 등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설에 시달렸던 베컴도 “우승만이 목표”라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정상등극 주춤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시즌 초 부진의 늪을 헤치고 차곡차곡 승수를 쌓은 마드리드는 4월 28일 세비야와의 원정경기서 3_1로 이기며 승점 64(18승10무3패)를 기록, 우승 가도에 탄력이 붙었다. 공동 2위 데포르티보와 레알 소시에다드(이상 승점 60)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았기 때문이다.

데포르티보와 레알 소시에다드는 이날 각각 마요르카와 바르셀로나에 나란히 0_3, 1_2로 발목이 잡혀 추격세가 한풀 꺾였다.

마드리드 최대 강점은 월드스타들의 환상적인 콤비플레이가 매 게임 빛을 발하는 데 있다. 이날도 마드리드는 지네딘 지단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후반 호나우두와 교체 투입된 모리엔테스는 쐐기골을 뽑아냈다.

스페인 대표팀 골잡이인 모리엔테스는 마드리드에서 주로 벤치신세를 져온 설움을 한방에 달랬다. 전문가들은 마드리드가 셀타(4위) 말라가(7위) 등 비교적 약한 상대들과 7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우승은 떼논 당상이라고 전망한다.

마드리드는 우승 못지 않게 호나우두의 득점 쇼에 관심을 쏟고 있다. 마드리드는 지단과 피구 라울 모리엔테스 카를루스 등 쟁쟁한 멤버에도 불구, 득점 순위에는 호나우두만이 4위(16골)로 겨우 명함을 내밀고 있을 뿐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인터밀란 대격돌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에 나란히 진입한 유벤투스와 인터밀란, AC밀란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구체적으론 델 피에로가 이끄는 유벤투스를 ‘밀란 형제’가 뒤쫓는 형국이다. 유벤투스는 승점 67(20승7무3패)로 남은 4경기서 2승만 챙겨도 2년 연속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그러나 득점 선두 비에리(24골)를 앞세운 인터밀란(승점 59ㆍ18승5무7패)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반면 인차기와 세브쳉코, 히바우두 삼각편대가 자랑인 AC밀란(승점 55ㆍ16승7무7패)은 전승을 해도 유벤투스가 전패를 해야 우승이 가능하다.

유벤투스의 일등공신은 단연 델 피에로다. 델 피에로는 지난달 29일 브레시아와의 홈 경기서 멋진 발리 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내 시즌 16호(득점 랭킹 2위)이자 세리에A 100호 골을 장식하며 2_1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인터밀란은 이날 라치오(4위ㆍ승점 53)와 1_1로 비겨 갈 길이 바빠졌다. 유벤투스는 5월 5일 강호 라치오와의 경기서 승리할 경우 우승을 선언해도 무방한 상태다.

이종수 체육부 기자


입력시간 : 2003-10-02 10:26


이종수 체육부 기자 j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