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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의 골프이야기] 조장(助長)


“ 선생님께서는 어떤 면에서 남보다 뛰어나시다 할 수 있습니까?” “ 나는 남이 말하는 것의 옳고 그릇 것을 잘 알고, 나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기르네.”“ 무엇을 호연지기라고 합니까?” “ 말하기가 참으로 어렵네. 그 기운 됨이 지극히 크고 지극히 강해서 올바르게 길러서 해침이 없으면 하늘과 땅 사이에 충만할 걸세. 그 기운 됨이 도와 배합되는 것이니 이것이 없으면 기가 쇠해질 것일세. 이것은 마음속에서 의를 모아 생기는 것이지 의가 밖에서 엄습해 들어와서 얻어지는 것이 아닐세. 행동하는 것이 마음속에 쾌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곧 줄어드는 것일세. 나는 그 때문에 고자가 의를 모른다고 생각하네. 그가 의를 밖에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일세. 호연지기를 기르는 사람은 반드시 의를 모으기에 힘쓰되 예기치 말며, 마음속에서 잊지를 말아야 하네. 또한 조장하지를 말아서 송나라 사람과 같이 하지 말아야 하네. 송나라 사람 가운데, 곡식의 싹이 자리지 않는 것을 민망하게 생각해서 뽑아 올린 자가 있었네. 그리고 나서 집에 돌아가서 집안 사람들에게 ‘ 내가 온종일 싹이 자라는 것을 도와주었더니 매우 피곤해서 아무래도 병이 날 것만 같다.’ 말했네. 그 아들이 듣고 깜짝 놀라 밭으로 달려가서 보니 싹은 벌써 말라 버렸네. 천하에 곡식이 자라나는 것을 돕는 것과 같은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드무네. 돕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 해서 버려두는 사람은 김을 매주지 않는 사람이고, 자라는 것을 돕는 사람은 싹을 뽑아 올리는 사람이네.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해가 되는 것일세.”

이상은 맹자의 공손추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본래 공손추와 맹자가 주고받은 이 부분에 관한 대화의 주된 핵심은 맹자의 호연지기론에 있다 할 것이나, 조장(助長)이란 단어에 얽힌 고사(故事)로 자주 인용되고 있는 이야기임은 주지하는 바이다.

얼마 전부터 골프장에 오가면서 정부에서 200개의 골프장건설을 적극 추진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어떤 사람은 정부가 그렇게 골프장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중 며칠 전에는 모 라디오방송국에서 정부의 골프장건설정책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겠느냐는 전화를 걸어왔다. 문득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대한 전면 개정작업이 추진되고 있던 1993년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1993년에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해였다. 공교롭게도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초 골프가 가진 몇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골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골프가 계층간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를 들어 재임 중 골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것은 곧 골프금지령으로 통용되었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앞 다투어 골프에 대한 규제조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국세청은 해외 골프 여행자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관세청은 골프용품의 수입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그런 와중에서 문화관광부에서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의 전면개정작업에 착수했다. 입법예고 된 법률안을 본 나는 어떤 신문에 법률의 입법목적과 달리, 문광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법률안이 대통령의 골프금지령에 부응하기 위한 골프장규제 내지 골프규제법으로 전락한 조항들로 가득 차 있다는 취지의 글을 썼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요즘 공무원들이 내놓은 골프장규제가 아닌 골프장 장려대책을 보고 있으려니 참으로 만감이 교차한다. 골프규제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적이 없지 않았지만, 정부의 골프장건설 추진계획을 들으면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 보다는 정부가 나서서 장려할 것까지는 없지 않느냐는 유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그리고 정부의 이와 같은 정책이 혹시 맹자가 우려했던 송나라 사람의 우매한 행동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입력시간 : 2004-09-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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