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과 미스샷
[소동기의 골프이야기]

지금은 대학생이 된 아들이 더 어렸을 때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자주 말하는 내용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인생이란 옥돌 밭에서 잡석을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조개무덤에서 진주를 찾아내는 것과 같다.”

우리의 삶은 본질적으로, 기쁨만으로 충만 되어 있지 아니하다. 오히려 우리는 살아 가는 동안, 언짢고 고달픈 일에 매달려 방황하거나 사투를 벌이면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에 소풍 가서 보물찾기 놀이를 할 때 느꼈던 것처럼, 감추어져 있는 아주 짧은 순간의 행복을 찾아내어 누리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힘들게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삶에 있어서 비록 기쁨보다 슬픔이 많다고 느껴지더라도, 이를 탓하거나 좌절하지 말자.

나의 이러한 인생관은 골프를 하면서 더 굳어졌다. 골프 경기를 하다 보면 골프 경기는 티샷과 페어웨이샷, 그리고 퍼팅그린 위에서의 퍼팅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골프를 해 오면서 나는 이들 세 가지 중에 두 가지만 잘 되어도, 기대 이상의 좋은 스코어가 나오는 현상을 자주 경험하였었다.

또한 세 가지의 샷 중에 적어도 한 가지만 확실하게 되어도, 나의 핸디캡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라운딩을 하는 동안 모든 샷이 완전무결하게 잘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차라리 골프장에 들어서는 순간 어느 시점에서 미스샷이 나올 것인지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 미스샷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에 대하여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며칠 전 밥 로텔라(Bob Rotella)라는 사람이 쓴, “Golf Is Not A Game of Perfect”라는 제목의 책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읽었었다.

톰.카이트가 모교인 텍사스대학의 골프팀선수들과 함께 레이크웨이 컨트리클럽에서 라운딩을 하였다. 대학생들은 그 날 모두 69타에서 73타를 쳤다. 톰.카이트의 스코어도 그 정도의 수준이었다. 라운딩이 끝나고 그들은 음료수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자 한 학생이 물었다.

“ 선배님, 오늘 저희들은 선배님께서 치신만큼 잘 쳤습니다. 벙커에 빠졌을 때 저희들의 벙커 샷은 선배님과 거의 비슷했고, 온 그린에 실패하였을 때 파 세이브를 함에 있어서도 선배님만큼 잘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의 스코어도 모두가 한 두 타의 범위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님께서는 평생 동안의 상금 랭킹에 있어서 수위를 차지할 만큼 최고의 선수임에 반하여, 저희들은 이제 겨우 텍사스대학의 골프팀 멤버에 그치고 있습니다. 도대체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이지요?” 그러자 톰.카이트가 이와 같이 대답했다.

“ 그 차이는 이렇습니다. 토너먼트에 나가서 여러분들은 라운드당 너더댓 개의 샷에서 집중력을 잃어 버리곤 합니다. 여러분들이 집중력을 잃을 때마다 한 타씩을 잃어 버리게 되고 만일 그 토너먼트가 나흘 동안 진행되는 경기라면 결국 16타 내지는 20타를 까먹게 되지요.

게다가 여러분들이 티샷에 실패하였다고 당황해서 세컨샷 할 때도 집중력을 잃어 버린다면, 여러분들은 일주일에 25타 내지는 30타를 까먹게 됩니다. 잠시 한 순간 집중력을 잃어 까먹게 되는 타수를 평생 동안의 것으로 환산해 보면 엄청난 타수를 잃는다는 의미가 됩니다. 저는 골프를 하는 동안 미스 샷을 받아 들이고 그것에 개의(介意)치 아니하며 다음 샷에 집중을 합니다.”


입력시간 : 2004-11-24 10:24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