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기의 골프이야기] 레이트 히팅에 관한 오해


다운 스윙을 할 때 강한 샷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몸의 움직임보다 빨리 팔과 손이 앞질러가 버려 미스 샷이 된다. 팔과 손이 뒤따라 와서 볼을 친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게 되면, 아주 좋은 타이밍이 되고 몸과 일련의 동작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조언이다. 실제로는 손이 뒤늦게 임팩트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회전에 쫓아서 분명하고 예리한 팔꿈치의 동작이 이루어진다.

발 – 무릎 – 허리 - 어깨 – 팔꿈치 – 팔 - 손의 순서로 일련의 동작이 클럽 헤드에 전달되어지기 때문에 감각적으로는 팔과 손은 뒤늦게 작동하는 것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전체의 동작을 어떤 단계로 나누지 않고 동시에 하나의 움직임이라고 의식하여서 볼을 친다는 소위 원피스 스윙이라는 것과 일견 모순 되는 것 같지만 감각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해 진다.

골프를 시작할 무렵인 1984년경의 일이었다. 때마침 살고 있던 집에서 강 건너에 여의도가 위치해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골프를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듣고 국회 도서관을 찾아 갔었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하루는 국회 도서관에 가서 그 당시 그곳에 소장되어 있던 골프서적을 다 읽었었다. 그런 뒤에 골프연습장에 갔었다. 그 당시 읽었던 골프명언 가운데 하나가 “골프는 자기와의 싸움이다.”라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이 말은 일본의 NHK방송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에 관한 책의 서문에 씌어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영문판과 일본어판의 골프명언집 몇 권 정도는 별도로 소장하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도 평범한 말이라서 명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도, 그 당시에는 그 말이 매우 매력적이라서 나로 하여금 골프에 탐닉하게 만들었던 일등공신 중에 하나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서두에 적은 글은, 레이트 히팅( late hitting) 관하여 그 당시 읽었던 일본어판 ‘골프 용어 사전’에 기술되어 있던 것을 옮겨 적은 것이다. 그 후 골프 연습장에 다니면서 레이트 히팅을 몸에 익히려고 열심히 노력을 했었다. 말하자면 다운 스윙할 때마다, 오른쪽 팔꿈치를 허리춤에 붙이고 왼손 그립이 허리띠의 버클을 스치고 지나가도록 스윙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나 자신에게 주지시키면서 말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골프 연습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함께 골프를 해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나의 스윙이 짐 퓨릭처럼 팔자 스윙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나는 한 동안 그 말이 편하게 들리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상당히 오래 전부터는 등이 굽어 있고 팔이 긴 나의 신체적 특성에서 자연스럽게 비롯되는 어색함이라고 여기면서 별론 개의치 않았다. 심지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조차 했었다. 그러나 나의 스윙을 지켜보고 있던 그 프로는 나의 팔자 스윙이 나의 신체적 특성에서 기인된 것이 아니라 레이트 히팅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에서 비롯되었을 개연성을 말하는 것이었다. 즉, 그는 내가 테이크 백을 할 때 클럽 헤드를 오른쪽으로 낮게 밀어야 한다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 몸이 스웨이가 된다는 지적이었다. 또한 다운 스윙을 할 때에 레이트 히팅을 하기 위해 오른쪽 팔꿈치를 허리춤에 붙여서 내려오게 하기 위해 톱 스윙 때 오른쪽 팔꿈치를 몸으로부터 너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한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오른손에 힘이 들어가게 되면서 오른손목이 뒤틀려서 클럽이 비구선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볼이 놓여져 있는 앞쪽을 가리키는 모양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에게 오른 팔꿈치가 몸에서 아주 멀리 떨어지는 느낌이 들도록 백스윙을 해 보라고 권하는 것이었다.

입력시간 : 2004-12-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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