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기의 골프이야기] 레슨의 기준


어떤 사람이 스윙을 할 때, 샤프트가 그리는 평면이 지면 쪽으로 쓰러지거나 기울어지는 형태로 하게 되면, 그의 스윙을 플랫트 스윙(flat swing)이라고 일컬음은 주지하는 바이다. 물론 플랫트한 스윙의 반대말은 업라이트한 스윙(upright swing)이다. 그런데 스윙을 할 때 샤프트가 그리는 평면이 얼마나 기울어야, 플랫트한 스윙이 되거나 업라이트한 스윙이 되는 것일까?

한편, 오른손잡이의 골퍼가 친 볼이 도중에서 비구선의 오른쪽으로 구부러져 날아 가는 형태의 미스 샷을 슬라이스(slice)라고 하거나 또는 “슬라이스가 났다.”고 말한다. 이와 반대로 볼이 도중에서 비구선의 왼쪽으로 구부러져 날아가다 떨어져서 굴러가게 되는 샷을 “훅(hook)” 또는 “훅이 났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날아가던 볼이 끝에서 힘이 줄어들어 가볍게 오른쪽으로 흐르며 떨어지게 샷을 할 경우 이를 페이드(fade)라고 한다. 슬라이스가 비행중에 비구선의 오른쪽으로 빗나가는 것임에 반하여, 페이드는 거리와 방향이 의도한 것과 일치하는 점에서 미스샷이 아닌 나이스샷이다.

페이드볼과는 반대로 왼쪽으로 휘어지는 볼을 드로볼(draw ball)이라고 하고 드로볼이 나오도록 하는 스윙하는 것을 드로샷이라고 한다. 흔히들 슬라이스와 훅은 미스샷임에 반하여 페이드나 드로는 골퍼의 의도적인 샷의 결과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들 말한다. 그렇지만 날아가던 볼이 어느 지점에서 얼마나 휘면 “의도적인 슬라이스나 훅”, “페이드 또는 드로”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이상은 필자가 지난 20여 년 동안 골프를 해오는 동안 그 정확한 개념에 관하여, 언제나 의문을 품어 온 몇 가지의 골프 용어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이다. 볼의 중량은 45.93그램(1.620온스)보다 무겁지 않아야 하고, 볼의 직경은 42.671㎜(1.680인치)보다 작지 않아야 하며, 우드클럽 헤드의 크기는 28.06입방인치(460cc)이하이어야 하고, 홀의 직경은 108㎜(4.25인치)이고, 그 깊이는 101.6㎜(4.0인치)이상이어야 한다는 등 몇 가지의 골프 규칙에서 드러나듯, 골프는 사격이나 양궁 등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스포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이나 연습장에서 골퍼들이 사용하는 골프 용어에는 불확정하거나 애매모호한 용어들이 많다.

지난 3주 동안은 골프를 하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레슨을 받고 있는 터라서, 단 하루도 골프 연습장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게 레슨을 받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일은 이런 것이다. 많은 골퍼들이 자신이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전혀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고 있다고 말하여도 전혀 지나침이 없을 만큼 기본적인 자세들, 예컨대 ‘그립’‘어드레스’‘테이크백’‘어드레스하였을 때 볼과 나와의 거리’ 등이 단연 골프 스윙의 핵심을 이루고 관건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아울러 레슨 프로들마저도 골프 용어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골프 스윙에 있어서의 아주 기본적인 자세들에 대하여 정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 그로 인하여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사이에 의사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나의 레슨 프로는 나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도 않은 채, 어떤 날은 내가 볼에 너무 가까이 섰다고 지적하다가, 다른 날은 볼에서 너무 떨어져 있다고 말하였다.

입력시간 : 2005-01-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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