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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의 골프이야기] 불사이군(不事二君)


지난 주 토요일이었다. 함께 차를 들며 이야기를 주고 받고 계시던 어느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소 변호사, 제가 왜 불사이군(不事二君)하는지 아십니까?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만약 능력이 출중하다면야, 저도 사이군(事二君)하지요.”그 말을 듣는 순간, 문득 골프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필자가 골프를 좋아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필자를 만나면 자주 이런 질문을 했었다. “골프 이외에 다른 취미는 없나요? ”

그 때마다 골프를 알기 전에는 산에 자주 다녔었노라고 필자는 대답한다. 특히 대학생 시절에는 자주 등산을 했었다. 등산이래야 겨우 워킹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였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는 혼자서 풍찬노숙하면서 지리산을 종주하기도 하였었다. 그러자 백씨(伯氏)는 아우인 필자더러 산에 다니는 것을 삼가고, 특히 혼자서 등산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곤 하였었다. 그리고 필자가 그렇게 대답하면, 사람들은 뒤이어 이렇게 물었다. “ 그런데, 왜 요즘에는 등산은 하지 않느냐?”

그러면, 필자는 대충 이렇게 대답했었다. “골프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YS도 골프가 좋긴 한데, 계층간에 위화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시간이 많이 걸려서 다른 일을 하는데 지장을 받기 때문에, 골프를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지 않더냐? 그토록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골프를 하면서, 게다가 등산까지 하게 된다면, 일은 언제 하란 말이냐? 그래서 요즘은 골프만 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 어느 때고 골프를 그만두게 된다면, 곧 바로 다시 등산을 할 예정이라고.”

필자는 골프를 좋아하는 데다가 골프에 관하여 끝도 없이 많은 것을 알고 계시는 K변호사님과 가끔 라운드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분의 최종 직책은 사법연수원의 수장이었다. 그 어르신께서는 필자와 라운드 도중에 자주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일, 소 변호사가 지금보다 골프를 더 잘 하기를 원한다면, 스키를 해야 된다. 굳이 골프를 잘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더라도, 골프 시즌이 비교적 짧은 우리 나라의 골퍼들에게는, 비시즌에는 스키를 즐기는 것이 취미 생활로서는 으뜸이다.”

K 변호사님만이 아니다. 필자의 주변에는 스키마니아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연세가 65세나 되신 K 회장님과, 18살 무렵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35년 동안 계속해서 스키를 타왔다는 M 사장님은 매년 겨울이 되면 필자더러 스키를 해 보라고 권유하는 특별한 스키 마니아들이다. K회장님과 M사장님도 K변호사님과 같이 필자를 만나기만 하면 필자더러 스키를 하라고 권유하셨다. 그럴 때에도 필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살면서 지켜 보니, 세상에 좋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하려 했다가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낭패를 당하게 됨이 인생이더라. 스키는 하지 않을지라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골프를 즐기며 살아 가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이 특별하게 선택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무한히 행복하답니다.”



소동기 변호사·골프 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3-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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