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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은의 S 다이어리] '네모공주' 박경림의 뉴욕 뉴욕
2년간의 미국유학 스토리,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





2003년 2월 26일 오전 10시경 ‘띵동 띵동…’ 울리는 핸드폰 벨 소리에 잠을 깨워야만 했다. 보통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작가 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은 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졸린 눈을 겨우 뜨고 문자를 확인 했다. “ 언니, 그 동안 잘 보살펴 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저 건강히 잘 다녀 올께요! ”

너무나 깜짝 놀라 큰 눈을 뜨고 다시 본 핸드폰 액정 속에는, 그녀의 마음이 가득 담긴 글들로 채워져 있었고, 전날 공항을 꼭 가겠노라며 약속을 했던 나를 너무나 부끄럽게 했다. 그녀가 떠나던 날 아침, 각종 정보 프로그램 카메라 플래시에 정신이 없었을 법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챙기는 그녀만의 독특한 버릇은 사람을, 아니 나를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년후. 각 종 방송사에선 “박경림이 MBC에서 프로그램 한대? SBS에서 시트콤 들어간대?” 가 모든 이야기의 화두가 되었고, 귀국한 그녀가 막상 방송 전파를 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박경림 성형 의혹설’ 로 그녀가 다시 방송에 복귀했음 시사했다.

얼마 전, 박경림과 점심을 먹게 되었다. 그녀는 출국하던 2년 전보다 많이 성숙해진 여인이였고, 한 층 업그레이드 된 방송인의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네모공주 박경림의 뉴욕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아직 언론이나 방송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정말 궁금해 할만한 박경림의 뉴욕 성공기 에피소드를 공개해 보겠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나름대로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갔던 박경림은 모든 유학생들의 절차를 밟기 위해 ‘랭귀지 코스’ 연수를 받았다고 한다. 처음에 등록한 어학 연수 학원에서 인터뷰를 통해 단계별 학습을 진행중이었고, 0반에서 총 10반까지의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었다고 한다.

인터뷰도 그럭저럭 잘 했고, 한 3반 정도는 가겠지? 라는 마음을 먹고 있었던 박경림에게 1반이라는 날벼락 같은 반 배정이 이뤄졌고, 자신의 실력에 충격을 받았었다고 한다. 0반은 그야말로 A부터 ~ Z까지 알파벳부터 배우는 반 이였고, 1반은 “ Hello”나 “ How are you?”를 물어 보는, 그야말로 초보들 수업 이였던 것. 더군다나 같은 반에 한국 애들이 많아 정말 창피함을 감추지 못했던 박경림은 정말이지 죽어라 영어공부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남들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레벨 테스트도 선생님께 직접 얘기해 일 주일에 한 번씩 테스트를 받았고, 결국 한 달 반만에 4반으로 월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NYU 어학 코스를 계속 밟았던 그녀는 NYU 기숙사 생활도 하게 되었는데, 기숙사 생활을 하던 첫날 밤새 날 밤을 새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박경림이 들어 간 기숙사에는 NYU에 다니는 제이미라는 대학원생 미국 친구가 룸메이트였다고 한다. 정말이지 미국 친구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행운은 아니었다. 첫 대면 이였던 제이미와 박경림!

박경림은 곧 제이미라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 가 “내가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이해해줬음 좋겠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많으니까 모르는 거는 잘 가르쳐 달라” 며 부탁했고, 제이미는 “ Definitely ( 아무렴, 확실히)" 라며 비교적 짧은 말로 대답을 했던 것.

자신에 말에 비하면 너무나 짧고 간결하게 대답을 한 제이미. 하지만 “ Definitely”가 생소한 말이 였던 박경림은 “얘가 날 도와 주겠다는 건가? 아니면 안 도와 주겠다는 건가?”며 갈피를 잡지 못했고, 침대에 누워서까지 ” 3개월을 얘와 함께 지내야 하는데 어쩌나?“ 하는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어학 선생님께 자세히 뜻을 물어봐 그 뜻이 긍정의 표현임을 안 박경림은 룸메이트인 ‘제이미’에게 찾아가 “처음에 못 알아 들었다” 며 이야기했고, 솔직한 박歷꼭?모습을 본 제이미는 그 후로 더욱 신경 써 주는 좋은 과외 선생님이자 뉴욕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일등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뉴요커 점쟁이
우리는 흔히 ‘점을 보는 사람’ (무속인 혹은 점쟁이) 들이 우리나라에만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까. 헌데 너무나 특이했던 것은 뉴욕이라는 도시에 점쟁이가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이다. 박경림이 미국에 적응하고 얼마 후의 일이다.

뉴욕 거리를 걷고 있었던 박경림이 그 많고 많다던 ‘점쟁이’에게 딱 걸렸다고 한다. 박경림에게 “ 너의 뒤에 후광이 비친다” 며 박경림을 유혹했던 것. 박경림 역시 처음엔 외국인이 말도 적극적으로 걸고 (보통 인종 차별을 당하기 십상이라고 하더군요), 자기에게 너무 친절히 관심을 갖는 사람이기에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고 한다.

SBS '귀엽거나 미치거나'

그러자 그 점쟁이는 “ 너는 앞으로 많은 일을 할 사람이다. 그런데 너의 성공을 시기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알아야지. 만약 그 시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면 너의 성공 길에 큰 길이 막힐 것“이라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뉴욕에 간지 얼마 안된 네모공주 박경림은 점쟁이의 말을 반은 알아 듣고 반은 알아 듣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생뚱맞은 표정과 의아한 표정을 짓는 그녀에게 ‘의식을 거쳐야 한다’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어쨌든 좋은 의미에서 해야 하는 일이라기에 별다른 눈치를 못 챈 박경림은 곧 그 점쟁이를 따라 갔고….

점쟁이와 도착한 그 장소엔 두 개의 촛불이 덩그러니 켜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곤 곧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상한 의식을 모두 마친 점쟁이 왈 “ 너를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라며 마치 생각이 날 듯 날 듯 하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이어서 ” 그 사람이 너 주위에 있는데”라고 해 점점 점 꾀가 보이더라는 것이었다.

그제야 ‘아차! 잘 못 걸렸구나!’ 싶었던 박경림은 어떻게 도망갈까 궁리를 하고 있었고. 그런 그녀에게 점쟁이는 다시 한번 ”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겠어! 그 사람이 거의 다 왔어” 라며 박경림의 남편 감을 찾아 준다며 여념이 없더라는 것. 갑자기 무서움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빨리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의 박경림.

헌데 그녀에게 계속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 남자가 오고 있어! 근데 200불이 필요해! 200불이 있어 야만 그 남자가 누군지 확실히 감이 온다!“ 며 박경림에게 200불을 요구하던 그. 돈이 없다는 말에 “건물 밑에 은행이 있으니 돈을 뽑아 오라”는 점쟁이의 말에 이 때다 싶어 “알았다” 라는 말을 하고 은행가는 틈을 이용해 냅다 줄행랑을 쳤다고 한다.

알아 보니 그 점쟁이는 유학생이나 만만한 상대들만을 골라 돈을 뜯어내려는 뉴요커 점쟁이였다고. 그 땐 무서웠는데, 이젠 추억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최고라 생각하면 달라지는 뉴욕커들
박경림에게 ‘공부의 불씨’를 당겨준 건 바로 인터넷이었다. 혼자 있다 보니 자기 자신에 대해 더욱 많이 생각할 수 있었던 박경림은 그 동안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어떨지 궁금해졌고, 유학생 박경림에 대한 모든 이들의 생각을 알아볼 겸 자신의 기사에 따른 리플을 확인해 봤던 것.

하지만 리플 내용에는 ‘ 그래 봤자 돈 떨어지면 결국 돌아 올꺼야? 지가 얼마나 버티겠냐?’는 내용의 비방글이 더 많았고,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도전 의식이 생겼다고 한다. 리플 내용을 봤을 땐 솔직히 ‘ 두고 보자’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반면, ‘내가 여기서 무너지면 다음에 유학을 원하는 다른 연예인들이 모조리 욕을 먹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한 리플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오기가 발동했다고 한다.

이렇게 그녀의 오기가 마음속 깊게 뿌리 박혀 있었던 시점에서 그녀를 더욱 자극시켰던 뉴욕 사람들의 태도 역시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한다. 이유인 즉 본토의 말을 못 알아듣거나, 대화시 말을 버벅 거리면 곧장 짜증을 내고 가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뉴욕 사람들의 이런 문화 때문인지 ‘뉴욕 액팅 스쿨’로 진학하면서 미국 친구들에게 인정 받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법을 터득해야만 했던 박경림은 내면 연기로 승부를 봐야만 했다.

모든 연기 수업이 긴 영어 문장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아주 간단한 역할 밖에 맡을 수 없는 상황! 박경림은 ‘내가 얘들과 다르게 보이려면 어떤 연기를 해야 할까?’ 를 수십 차례 고민한 끝에 외국 애들은 쉽게 할 수 없고, 말이 별로 필요 없는 진지한 연기를 찾아야만 했다. 그 결과,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어필하고 내보일 수 있는 ‘감정 연기’를 선택했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 받아 눈물을 흘리는 가련한 여인 연기 뿐 아니라 미친 여자 (싸이코 ) 연기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로 ‘뉴욕 액팅 스쿨’ 친구들은 박경림이 먼저 말을 건네오鰥?자신이 다가와 “ 싸이코 연기 어떻게 하는 거야? 눈물은 어떻게 흘리면 되니?” 라며 궁금함을 던졌고, 자신의 처방대로 사람들은 그녀의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최고라고 인정하면 태도가 180도 달라지는 뉴욕 사람들. 쉽지만은 않은 선택 이였지만 2년이란 시간동안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을 할 수 있어서 너무 보람 되다고 한다.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 네모공주 박경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이란 시간동안 그녀는 그녀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맛 본 그녀는 ‘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는 말처럼 방송인의 자리에서 멋진 방송인으로 살아가는 게 앞으로의 소원이라고 한다.

너무나 소박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할 줄 아는 그녀. 우리가 해야 할 몫은 그녀가 약속한 방송인의 모습을 기분 좋게 봐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



최성은 방송작가 kkamggic2000@hanmail.net


입력시간 : 2005-03-2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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