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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은의 S 다이어리] 프란체스카 가족 '夜深 평정'
코믹·호러 합쳐놓은 호러시트콤ㅇ, 토크쇼 '야심만만' 누르고 시청률 1위

인기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나면 다음날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있다. 하나는 친구나 가족들과의 이야기 거리이고, 또 하나는 높은 시청률이다. 시청률은 누가 언제 어떻게 얼마나 프로그램을 보았는지를 수치 하나로 표시한다. 숫자는 거짓말을 안하고, 조사방법도 갈수록 정교해지다 보니 시청률은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 관계자는 물론이고 연기자 메니저 MC 등이 이에 매달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얼마 전 호러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가 몇 개월 동안 시청률 1위를 고수했던 ‘야심만만’이라는 토크 쇼의 아성을 깨뜨렸다. 1~2%포인트의 간발 차이였지만, 오랜 기간 1위를 고수해 왔던 토크 쇼를 이겼다는 데에서 관계자들은 스스로 의의를 찾았다. 방송국에 ‘경축! 프란체스카. 야심만만 누름’이라는 플래카드를 붙여 자축하기도 했다. 처음 이 프로를 봤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회를 거듭해 보니 하이 코미디 시트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코믹과 호러를 합쳐 최초로 시도된 호러 코미디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선, 후배의 호흡 척척
드라마를 찍다 보면 밤을 꼬박 지새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출연자와 스태프들은 늘 잠이 모자란다. 프란체스카 1, 2회 촬영 때였다. 그 때도 새벽 3, 4시까지 촬영이 강행되었고, 봉고 차 안에서 프란체스카 일가의 생활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프란체스카 일가가 좁은 봉고차 안에 일렬로 누워 서로 대사를 주고받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대고모 역의 박슬기가 잠을 이기지 못하고 깜빡 졸았다. 양 옆에 대 선배 프란체스카 심혜진과 이두일이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만 잠이 들었던 것. 헌데 다른 출연자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촬영에 들어갔고, 마침내 박슬기가 졸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프란체스카가 입을 열었다.

“왕 고모님, 안녕히 잘 주무셨습니까. 다음부터 한번 만 더 이러시면 알아서 하십시오.” 후배가 촬영 중에 졸면 선배한테 혼이 나지만 이날은 분위기 좋게 넘어갔다. 모두 높은 시청률 때문이었다.

닭대가리 된 이켠, 촬영팀에게 당하다
‘안녕, 프란체스카’ 팀은 촬영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안성댁 박희진과 켠이의 키스 장면 때다. 안성댁이 “켠이는 키스 해 봤어?”라고 물으면 이켠은 “아니요. 못해 봤는데요. 그거 재밌는 거에요?”라면서 안성댁의 입술을 바로 훔치고는 ‘별로 재미없다’는 식의 상황을 만드는 장면이었다. 카메라가 이켠의 뒷편에서 각도를 잡기 때문에 실제 입술이 닿지 않고 흉내만 내도 됐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이켠은 진짜로 키스를 시도했고, 10번의 NG끝에 겨우 성공했다. 촬영 후 스태프와 안성댁 박희진은 진짜로 뽀뽀하지 않아도 됐다는 것과 4컷트 정도만 찍어도 되는데 일부러 NG내 10번 찍었다는 사실을 말해줬다. 이에 이켠은 자신의 진지한 연기를 억울해 했고, 그 모습을 본 안성댁은 승리의 기쁨을 당당히 맛보았다.

애드립의 여왕 ‘안성댁’
요즘 안성댁을 따라 하는 게 유행이 되어 버렸다. 안성댁 특유의 말투와 행동은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데, 그의 애드립으로 촬영 팀은 박장대소할 뿐 아니라 아예 대본으로 만들어 고정 아이템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안성댁이 처음 비둘기 고기를 맛보는 장면을 찍을 때였다. 비둘기 고기를 닭고기인 줄로 알고 우아하게 먹은 다음 고기를 더 얻어가는 상황이었다. 대본대로 무난히 촬영이 진행되던 중 갑자기 안성댁의 애드립이 시작됐다. 그는 “♬ 닭 장 속에는 암탉이~ ”라며 흥얼거렸고, 감독도 만족했다. 마지막에 자신이 먹은 고기가 비둘기임을 알게 된 안성댁은 또 애드립을 쳤다. “♬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이 날 박희진의 애드립은 그대로 방송됐다.

몇 일 후 그의 애드립은 매운탕으로 이어졌다. 매운탕 재료는 어항 속에 있던 금붕어였지만, 민물고기인 줄 착각한 안성댁은 맛있다며 또 노래를 불렀다. “♬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나~.”그날 이후 그의 노래 애드립은 고정 아이템이 되어 프란체스카의 대본에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화려한 게스트의 출연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는 ‘모시기 힘든’ 게스트들도 쉽게 섭외 된다.이들은 본인이 좋아서 출연했기 때문에 더 애착을 갖고 연기를 한다. 얼마 전 프란체스카에서 앙드레 대교주로 나온 신해철이 그런 경우다. 그는 그야말로 연기자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맡은 역을 톡톡히 해냈다. 옆에 있던 연기자들?처음 ‘과연 뮤지션이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왕고모와 대교주가 부부로 재회하며 포옹하는 장면에서 신해철 특유의 재치가 발휘됐다. 부부라 하기엔 신해철과 박슬기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처음 만난지라 박슬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앙드레 대주교 신해철은 왕고모에게 “그냥 아빠라 생각하고 안겨”라고 말했고, 이에 왕고모는 편안한 마음으로 안길 수 있었다. 그러자 앙드레 대주교는 “이러다 원조교제 한다고 인터넷에 뜨는 거 아냐’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런 것들이 쌓여 프로그램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처음부터 24부 작이라는 발표와 함께 시작한 ‘안녕, 프란체스카’, 1부에서 12부가 프란체스카 일가의 ‘한국 상륙기’였다면 뒤의 12부는 한국 사회에 익숙해진 프란체스카 가족이 한국을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24부 작을 찍으면 “아직도 12부나 남았어?” 라고 말을 하지만, 프란체스카 가족들은 “벌써 반이나 찍었어?” 라며 무척 아쉬워한다.



최성은 방송작가 kkamggic2000@hanmail.net


입력시간 : 2005-05-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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