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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의 골프이야기] 마음가짐


서두르지 말라. 천천히 하라.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다. 끈기를 가져라. 필자가 학생시절에 자주 듣던 말들이다. 그래서 이들을 종합하여 필자도 한 때 책상머리에 “SLOW & STEADY”라고 써서 붙여 놓기도 했었다. 그걸 보며 발심(發心)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요즘에는 그런 말들을 잘 쓰지 않는다. 필자는, 능력이 많고 적음에 상관하지 않고 사람이란 시간적으로 유한하다는 사실을 강하게 의식하면서 자랐다. 친인척들이 주변 사람들보다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을 자주 보아왔던 탓이었을까. 그 때문에 자신이 평균수명보다 짧게 생을 마감할지 모른다고 자주 염려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던 차에 서른 살이 넘어서면서부터는 그런 말들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천천히’ 살아가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끈기 있고 꾸준하게 어떤 일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다만 사람이 어떤 일에서 살아생전 성취를 이루려거든, 반드시 사전에 시공간적 한계를 자신의 능력의 한계와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강조하다 보니 천천히 라든가 또는 끊임없이 라는 말의 어감이 어쩐지 소극적으로 느껴지더라는 의미일 뿐이다.

어제 점심시간의 일이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이 과장이 사무실로 찾아와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이 과장은 식사도중 약간 쑥스러워하면서 골프를 시작한지 4개월째에 이르고 있는데, 골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필자로부터 무언가 한 마디를 듣고 싶어 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래서 필자는 이 과장이 들으라고 하면서도 실은 나 자신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골프의 발상지라 일컬어지는 스코틀랜드지방에서는 예로부터 100을 치는 골퍼는 골프를 소홀히 하고, 90대의 골퍼는 가정을 소홀히 하며, 80을 치는 골퍼는 사업을 소홀히 하고, 70대의 골퍼는 모든 것을 소홀히 한다는 속담이 있다고 하더라. 그 속담에 의하면 골프를 잘 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는 싱글 골퍼에게는 은행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는 말도 유행했다고 하더라.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로우핸디캡퍼 특히 핸디캡이 싱글인 골퍼들은 하나 같이, 마치 바가지로 퍼붓듯이 강렬하게 내리는 비가 홍수를 이루어 천지를 뒤바꿔 놓듯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정열적으로 연습을 한 사람들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더우나 추우나 핑계대지 않고, 심지어 없는 시간도 억지로 내서 연습했던 그런 사람들이더라. ”

그러자 오래 전에 한비자에서 읽었던 글귀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설득의 상대가 명성을 좋아하는데, 두터운 이익을 가지고 설득한다면 절조가 낮고 비천한 자를 만났다고 하여 반드시 버리고 멀리할 것이다. 설득하려고 하는 상대가 두터운 이익을 소중하게 여기는데, 명성을 높이는 일을 가지고 설득한다면 생각이 없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이라고 하여 반드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설득하려는 상대가 속으로는 이득을 소중히 여기면서 겉으로는 명성을 높이 여기는 체하는데, 명성을 높이는 일을 가지고 설득한다면 겉으로는 설득하려는 자를 받아들이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소원하게 할 것이며, 또 두터운 이익이 생기는 일을 가지고 설명하면 속으로는 그 말을 받아들이면서도 겉으로는 그를 버리는 체할 것이다.’


소동기 변호사·골프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5-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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