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테크닉 겸비한 축구로 워드스타 도약, 박지성 도로 개통 영광도

박지성, 꿈의 무대에 서다
파워·테크닉 겸비한 축구로 워드스타 도약, 박지성 도로 개통 영광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라운드를 누비는 박지성 선수

한국축구가 '양박(兩朴)'에 'P박'을 썼다. 고스톱판이라면 큰 일 날 상황이다. 그러나 축구판은 즐겁다.

축구판 '양박'은 박주영(20ㆍFC서울)과 박지성(24ㆍ에인트호벤)이다. 이 가운데 박지성의 빅리그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인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 그것도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팀이다.

박지성을 임신했을 때 어머니 장명자 씨는 '용이 자신의 목을 감고 승천'하는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 예사롭지 않은 그 꿈이 빅리그 진출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

빅리그 진출과 에인트호벤 잔류 사이에서 고심하던 박지성도 최근 맨체스터행으로의 이적을 결심했다.

현재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맨체스터측과는 이미 합의점을 찾은 상태이며 다만 박지성의 현 소속구단인 에인트호벤과의 결별 수순과 양측구단의 이적료 등 실무적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박지성은 꿈에 그리던 한국인 첫 프리미어리그 진출의 새 역사를 쓸 전망이다. 이적료는 맨체스터가 제안한 400만파운드(약 73억원)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실성으로 축구성공시대 열다
박지성은 축구를 위해 타고난 재능은 별로 찾아 볼 수 없는 평범한 선수다. 175cm 정도의 중키에 70kg으로 운동선수 치고는 다소 왜소한 체격이다. 여기에다 축구선수에게는 절대적인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평발에 가깝다. 특출한 기량도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누비는 남다른 성실성이 있었다. 박지성의 최대 장점이자 대기만성의 비결이다.

박지성은 수원 산남초등학교 3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에 재능이 있어 주위의 권유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마냥 좋아서 시작한 축구다. 부모의 반대가 거셌지만 "운동장에서 죽어서 나오는 일이 있더라도 축구를 하고 싶다"는 박지성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팀이 1년만에 해체되자 평소 기량보다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코치가 인근의 세류초등학교로 전학가서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박지성은 이후에도 수차례 고비와 더불어 전환점을 마련해준 은사들이 있었다. 그의 타고난 성실성이 한몫 했다.

6월27일 개통되는 박지성 도로

1999년 2월 박지성이 수원공고를 졸업할 때만 해도 박지성을 부르는 대학팀이 없었다. 수원공고 이학종 감독은 박지성의 가능성만 믿고 명지대 김희태 감독(포천축구센터 총감독)에게 강력 추전했다. 박지성은 대학에서도 특출하지는 않았지만 성실성으로 김희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김희태 감독은 허정무 당시 올림픽대표팀 감독에게 박지성을 추천했다.

대학 1학년이던 2000년 박지성이 '허정무호'에 합류하자 주변에서는 '아무런 특색이 없는 어린 선수를 왜 뽑았느냐'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2년 후에 누가 맞는가 보자"며 박지성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을 만개시킨 은사다. 박지성의 지칠 줄 모르는 강철 체력과 성실한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1년 1월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 때 박지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첫 출전시키며 신뢰를 듬뿍 보냈다. 이후 박지성은 히딩크의 사랑을 머금으며 대표팀 주전으로 자리를 굳혔고, 히딩크 감독과 함께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으로 둥지를 옮겼다.

에인트호벤으로 옮긴 첫 시즌인 2002~2003 시즌에 박지성은 고작 8경기에 출전, 무실점에 그치는 등 적응하지 못했다. 에인트호벤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에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히딩크 감독의 격려로 용기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28경기에서 6골을 뽑아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고, 2004~2005시즌에는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박지성은 정규리그 28경기에 袖? 7골을 뽑았으며 컵대회 2골,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2골 등 모두 11골을 터뜨렸다. 특히 팀의 정규리그 및 컵대회 우승 등 2관왕을 견인했고, 팀을 '꿈의 무대'인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에 이끄는 주역이 됐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4강전 AC밀란과의 2차전에서 전반 9분 선제골을 뽑아 한국 선수 최초 챔피언스리그 본선 득점의 신기원을 열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잉글랜드 빅리그 무대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거인이 됐다.

<박지성 프로필>
* 생년월일 : 81.2.25
* 출생지 : 서울
* 체격 : 175cm, 70kg
* 혈액형 : O형
* 출신고 : 수원 세류초-수원 안용중-수원공고-명지대(휴학)
* 프로데뷔 : 2000년 교토 퍼플상가
* 국가대표 데뷔 : 2000. 4 라오스전
* 주요경력 : 올림픽대표(1999년) 월드컵대표(2002년)
* 소속 :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ㆍ2002~)
* A매치 기록 : 54경기 출전, 5득점
* 포지션 : 미드필드
* 취미 : 음악감상

'순둥이' 국민스타로 부상하다
'순둥이' 박지성은 이제 '국민스타' 박지성으로 불린다. 달라진 위상 만큼 닉네임도 격상됐다. 박지성은 최근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로 꼽혔다. 전국의 만 20세이상 성인남녀 1,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박지성이 46.3%의 지지를 얻어 야구의 박찬호(30.1%ㆍ텍사스)를 누르고 최고 인기 스포츠 스타에 올랐다. 특히 박지성은 남녀 전 연령대에서 모두 30% 이상의 고른 인기를 얻어 새로운 국민 스포츠 스타로 부상했다.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은 20.1% 로 4위에 머물렀다.

또 박지성 선수의 이름이 붙여진 '박지성 도로'가 오는 27일 개통된다. 이 도로 개설은 지난 2002년 6월17일 월드컵 16강 진출을 결정하는 골을 넣은 박 선수의 수원 자택을 방문한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김용서 수원시장의 약속에 의해 이뤄졌다. 이 도로는 화성시 병점읍 베들레햄교회 앞에서 수원시 팔달구 영통3대로를 연결하는 길이 1.38㎞, 너비 35m 왕복 6차로로 지난해 5월 착공, 1년만에 개통하게 됐다.

박지성은 자신의 이름을 딴 도로 개통에 대해 "당연히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다. 도로에 이름이 들어간 만큼 앞으로 더욱 열심히 활약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성실 축구'에 '파워+테크닉 축구'를 더한 박지성은 이제 월드스타의 꿈을 안고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정동철 스포츠한국 기자


입력시간 : 2005-06-22 16:42


정동철 스포츠한국 기자 ball@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