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시상식을 빛내는 화려한 배우들의 의상과 재치 넘치는 언변

'아름다운 밤'을 만든 그녀의 비밀
[최성은의 S 다이어리]
각종 시상식을 빛내는 화려한 배우들의 의상과 재치 넘치는 언변


한예슬(사진 왼쪽), 김혜수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 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직책에 따라 혹은 자신의 직업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과 살아가는 스케일이 천지차이로 달라질 수 있고, 위치에 따라 생활환경도 크게 바뀔 수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저마다 좋은 직업, 좋은 위치, 좋은 환경을 따지는 것이 아닐까.

일반적으로 조금 더 낳은 생활을 하기 위한 바람은 누구나 갖고 있고,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먹을수록 적당한 대우를 바라는 게 사실이다. 이처럼 일반적인 기업체에 직장을 둔 사람들은 ‘언젠가 이 회사에서 최고 주주가 될 것임’을 다짐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들은 어떨까.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되고 자고 일어나니 180도 반전된 인생을 살아가는 스타들의 위치는 각종 영화제나 그 밖의 시상식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 받고, 가수의 경우 자신의 앨범이 히트를 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잘 대변해서 스타의 위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은 공인된 시상식을 통해 인정 받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뛰는 몸값 위에 나는 의상값 있다.
각종 영화제를 보는 이유중의 하나는 아마도 우아한 이브닝 드레스와 멋진 턱시도를 통해 그들의 패션 감각을 확인하고 또 쉬이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을 보기 위함도 있다. 예를 들어 매년 주요 시상식장에 나타나고, 진행도 즐겨하는 스타 김혜수의 의상은 그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인정받은 바, 해마다 그녀의 의상에 초점과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파격적인 의상과 더불어 스타의 협찬품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고가의 것들이 많다. 때문에 어찌 보면 스타의 몸값은 그들이 입고 등장하는 드레스의 협찬가격을 통해 점쳐볼 수 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탤런트 한예슬의 경우, 청룡영화제 시상식장에 등장했을 때 그녀의 드레스 가격은 330만원 정도였고, 손에 끼워진 팔찌는 2,000만원 상당, 귀고리는 약 400만원으로 드레스 값보다 팔찌와 귀걸이 가격이 더 비쌌던 경우가 있었다.

또한 우아한 이미지의 송윤아도 모든 시상식에는 절대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인데 그녀의 귀걸이는 약 2억7,000만원짜리였다고 한다. 대략 드레스와 구두 값까지 합친다면 대략 그녀의 몸값이 어느 정도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헌데 여기에 송윤아보다 더 액세서리에 집중한 스타도 있었다. 오랜만에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배우 염정아인데 그녀의 드레스와 액세서리 가격은 총 7억5,000만원이 넘었다고 하니 협찬상품의 금액만 본다면 30평짜리 아파트 두 채는 입고 다닌 셈이다.

의상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여자가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바로 올해 2005년 대종상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여인 김혜수다. 상을 탄다고 예상을 했을까. 아님 오히려 그렇지 못했을까. 여느 때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심플한 블랙의상이 유독 눈에 띄었는데 좀처럼 다른 스타일의 모습이어서 사실 놀랐던 분들이 몇몇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파격적인 의상은 2004년 청룡영화제에서였다. 그녀의 화려한 실루엣을 받쳐준 의상 가격은 무려 8억8,000만원이었다는 사실을 혹 아는지. 이렇듯 스타들의 몸값에 대한 관심은 그녀들 혹은 그들이 레드카펫을 밟은 그 짧은 순간을 위해 매년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몸값, 그리고 옷값 등 스타와 관련된 가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타가 자신의 애장품을 내놓고 경매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파는 데에도 스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과거 드라마 ‘꼭지’에서 스타 원빈이 입고 나왔던 교복은 최소 100원에서 시작해 111만2,000원에 낙찰됐다고 한다.

또 영화 ‘비천무’의 여주인공 김희선이 입었던 60여종의 의상 역시 경매에 출품되었는데 그녀가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입고 나왔던 의상만 90만5,000원에 팔렸다고 하니 그 당시 김희선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최고의 흥행을 냈던 영화 ‘댄서의 순정’에서 룸바를 출 때 입은 문근영의 와인색 댄스 복은 오직 문근영을 위해 특수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리따운 의상은 모두 수작업으로 만榕哉옥╂舫晝?300만원이었다고 한다. 순수 제작비는 300만원이었으나 요즘 최고의 상승세를 타는 배우이기에 그녀의 의상가격은 순수제작비의 10배 이상은 되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스타들의 옷값이 다 비싼 것도 아니다. TV 드라마의 경우는 아무리 비싸도 50만원에서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심혜진이 입고 나오는 검정드레스는 50만원에 별도 제작한 의상이고, ‘신입사원’에서 한가인이 입고 나왔던 여직원 복은 치마, 자켓, 조끼 모두 합쳐 7만원이다. 또한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대장금’의 여 주인공 이영애가 입고 나왔던 특수제작 된 앞치마의 가격은 6만7,000원 이였다고 한다.

시상식 속에 유행어 있다!
별들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시상식은 단 하루. 그들을 더욱 눈부시게 하는 것은 수상자들의 재치있는 언변과 수상소감이다. 과거 장미희의 ‘아름다운 밤이에요~!’는 90년대 최고의 유행어였다. 아직까지도 이를 외치며 장난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그만큼 큰 이슈와 좌중을 압도했던 그들의 재치있는 수상소감 덕택이었다.

올해도 역시 시상식에서의 재치있는 수상소감이 빛을 발했다. 영화배우로 뮤지컬 배우로 활발히 활동했던 배우 황정민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소감을 마치면서 “저도 축하 공연 가수들처럼 하얀 연기 쏴주세요” 라는 말을 했고, 곧 무대 위에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자 만족한 듯 무대를 내려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좌중에게 웃음을 안겨주었던 재밌는 광경이었다.

그날 수상 무대에 여러 차례 올라와야 했던 조승우 역시 다양하고 감동적인 수상소감으로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남우주연상을 탄 조승우는 먼저 하나님과 가족에게 그리고 영화인들에게 감사를 했고, “하늘에서 천사가 돼 있을 이은주와 영광을 함께 하겠다”라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던 말을 해준 조승우는 곧 뜸을 들이더니 “존재감만으로 힘이 되는 강혜정과 이 영광을 함께 하겠다” 라는 말로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강혜정은 많은 여인들의 부러움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재치있기로 소문난 배우 최민식은 시상 사회자로 올라와 “ 혜정이 좋겠다~” 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뿐 아니다. 얼마 전 열렸던 백상예술 대상에서도 스타들의 언변은 빛을 발했다. MC 박수홍이 인기상을 받은 강동원을 소개하며 “ 칸 영화제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던데, 칸은 어때요?” 라는 질문을 던졌고, 곧 민망해 하던 강동원이 대답하기를 “저 칸 안갔어요~!” 라고 했다.

이에 약간의 시행착오를 감지한 박수홍도 자료상의 문제가 있었음을 이야기하면서 순간을 웃음으로 모면하자 계속해서 강동원은 “칸에서 불러만 주면 가야겠다. 나중에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상 받겠다” 라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역시 이날도 최민식의 재치는 백상의 관객을 압도했는데 시상식 사회자로 무대에 선 김하늘과 최민식은 서로에게 근황을 묻게 되었다. 그러자 김하늘 왈 “저는 요즘 쉬고 있어요” 라고 답했다. 그러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최민식은 “ 나도 놀고 있어요” 라며 반응했고 이런 그의 대답에 객석에 있던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별들의 향연 시상식
혹자는 “ 별들의 잔치는 끝났다” 혹은 “시상식 이제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라는 말을 앞세워 혹평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해를 고생하고 만인들에게 평가, 인정받는 자리인 만큼 스타들에게는 영예로운 시상식으로, 시청자들에겐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의 화려한 의상과 색다른 변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재미로, 그리고 또 다른 스타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으로 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즐거움이 시상식 속에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최성은 방송작가


입력시간 : 2005-08-11 20:32


최성은 방송작가 kkamggic2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