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은의 S 다이어리] 스타, 얼굴만 갖고는 안되더라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요즘세상은 배움의 때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늘 배우고, 공부하고, 학습해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자신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이 있고 없음은 대기업 직장인들처럼 토익, 토플 점수에 의한 평가로 이뤄지기 십상인 세상이 바로 요즘 세상이다. 한번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고위층 부부들이 한데 모여 ‘사교댄스’를 배운다는 것이다.

이는 파티문화에 익숙한 국제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일 뿐 아니라, 자신의 장기를 한가지 더 갖기 위한 필살기라고나 해야할까. 재능이 곧 성공의 잣대로 이어지는 세상에 사는 요즘, 나이가 적고 많음을 떠나 사람들은 변화하고 있고, 지적충족을 위한 노력을 절대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움의 노력은 사회 전반에 걸쳐 이미 문화처럼 형성이 되어 있는데, 방송을 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방송인들 사이에서도 배움의 노력은 끊이질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잘못된 행동 한번에 손가락질 당하고, 말 한마디에 모든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딴따라” 라 불리는 연예인들. 그러나 그들은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딴따라가 아니다. 오히려 연예인을 그렇게 표현하는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배움의 질도 훨씬 높은 수준에 있을 것이다. TV라는 메커니즘 안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표출하기 위해 피땀 흘리는 노력을 절대 게을리 하지 않기에 그들이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고 멋있고, 꿈에 그리던 왕자, 공주로 변신되어 사람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지도 모른다.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스타들의 필살기

우리가 가끔 TV나 영화를 보면서 “과연…쟤가 실제로 했을까”라며 중얼거렸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밖에 그들은 실제로 해냈다. 영화를 찍는 영화배우들은 개인교습을 받아야 할 상황들이 많이 생긴다. 정말 온갖 종류의 인물을 묘사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는 물론이거니와 갖가지 배울 거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영화배우 하지원은 영화 ‘색즉시공’에서 에어로빅 출전 장면을 찍기 위해 무려 3개월의 지옥훈련을 감행했었다.

에어로빅 선수들과 똑같은 체형을 유지하기 위한 다이어트는 물론, 절도 있는 에어로빅 동작을 연마하고 그녀들의 표정까지도 배워야 했다. 또한 드라마 ‘다모’ 에서는 여형사 채옥으로 출연해 강한 이미지에 맞게 말을 타야하는 상황이 많았던 것. 한번은 촬영 중에 말을 타고 달리다가 낙마하는 사고가 나 꼬리뼈가 다치고 허벅지 근육의 근막이 찢어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촬영을 해 ‘정말 대단한 근성이다’ 라는 말도 듣곤 했다고 한다. 때문에 다모에 출연하는 내내 몸 전신에 멍이 가시질 않았다고 한다.

연기파 배우자 설경구는 역대 배우들 중 가장 많은 몸무게 변신을 한 스타일 것이다. 공공의 적에서 형사로 출연했을 때 자신의 기본 체중 74Kg에서 87Kg까지 무려 13Kg을 찌워 형사역할에 대한 이미지를 최대화했고, 그 다음 출연작으로 오아시스에서의 연기변신을 위해 87Kg에서 69Kg으로 감량을 선보인바 있다. 그는 단 몇 개월만에 몸무게를 줄여야 했기에 일산에서 충무로까지 하루 6시간 이상씩 걸어다녀 한달 보름만에 18Kg 감량에 성공을 했다고 한다.

이뿐인가…. 영화 역도산에서 스모선수의 모습을 담아 내야했던 그는 69Kg의 몸무게를 다시 늘려야 했다. 인크레더블이 아닌 이상 그의 몸무게가 과연 얼마나 늘어 날것인가 궁금해하던 차에 그는 놀랍게도 94Kg이라는 거구의 몸을 만들어 냈던 것. 하루 4시간 이상 운동을 하고 밤마다 술을 친구 삼아 배를 채우며, 3개월 동안의 혹독한 레슬링 주요기술 습득은 기본. 여기에 일본어를 구사해야 했기에 5개월에 걸쳐 일본어를 마스터했다고 한다.그 어느 누구도 흉내내거나 따라할 수 없는 배우 설경구만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는 영화 속 주인공 단 한사람을 표현하기 위한 설경구의 열정이자 배우로서의 프라이드일 것이다.

문근영, 하루 10시간씩 춤 연습

깜찍하고 앙증맞고, 주머니 속에 쏙 넣고 다니고 싶을 만큼 귀여운 여배우 문근영. 그녀의 주체할 수 없는 끼는 18이라는 나이가 무색해 질 정도다. 도무지 그녀가 고3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연기를 통해 사랑을 받고 있는 문근영은 영화 ‘댄서의 순정’을 통해 성인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졌다고 볼 수 있다.

마냥 어릴 것만 같아 보이고, 그냥 옆집 여동생 같을 것 같았지만 ‘댄서의 순정’ 속 그녀는 사뭇 진진한 연변 처녀였고, ‘라틴댄서’로 너무나 놀랍게 변신을 했던 것. 그렇다면 그녀가 잠자고 일어나 하루아침에 ‘라틴댄서’로 변신을 했을까 절대 아니다.

토슈즈를 3켤레나 갈아 신었을 정도로 매일 10시간씩 하루도 거르지 않고 6개월 간 춤 연습을 했을 뿐 아니라 너무 오랜 시간 춤 연습을 하다보니 여느 무용수들처럼 발톱이 빠져나가는 아픔도 감내해야 했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브라운관 속의 문근영은 기존 댄서들보다 훌륭한 춤사위를 보여줄 수 있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많은 라틴댄서들이 그녀의 춤에 감탄했을 정도라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이해가 될 거다.

이렇게 혹독한 훈련을 받은 문근영은 힘들어하기보단 오히려 5kg이나 몸무게가 감량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됐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키도 2cm나 자라는 효과를 봤다며 좋아했다. 댄스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있다. 영화배우 이성재. 그 역시 영화 ‘바람에 전설’을 통해 댄스를 선사한 적이 있다.

영화 속 역할로 인해 3개월 동안 댄스 스포츠 교습소로 출퇴근을 했으며, 하루 8시간 이상 댄스훈련을 받았던 전적이 있었다. 댄스 덕분에 이성재 역시 3~ 4Kg 의 다이어트 효과를 봤다고 한다. 댄스를 통해 장기도 개발하고, 다이어트 효과도 얻을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이뿐 아니다. 영화 ‘ 연애술사’의 남자 주인공 연정훈은 영화를 위해 작년 10월부터 마술사 수업을 받고, 얼굴과 몸통을 분리하는 마술을 실제로 펼쳐 보일 수 있는 재주를 얻었다고 한다. 또한 신민아의 경우 ‘달콤한 인생’을 통해 첼리스트로 변신했다. 과거에는 이런 상황에서 대역을 썼거나 아님 손만 대역을 썼을 법도 하다.

허나 신민아의 경우 3달에 걸쳐 본격적인 첼로수업을 받고 첼리스트의 행동을 연구했으며 본 촬영에서는 오케스트라와 당당히 협연까지 하는 모습을 선보여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배우 김효진 역시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연기를 위해 재즈의 대가 ‘윤희정’ 선생님을 찾아가 일대일 개인교습을 받고, 한달동안 트레이닝해 영화 속 재즈가수를 표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그녀는 윤희정 & 프렌즈라는 콘서트 무대에도 올라 화려한 재즈 가수로서의 변신도 했었다.

최민식 역시 영화 ‘꽃피는 봄이오면’ 속에서 멋진 트럼펫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트럼펫을 불기 위해 입술이 찢어지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고 한다. 유지태 역시 영화 올드보이에서 그 누구도 하기 어렵다는 ‘메뚜기 활자세’를 선보여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는데…. 그 장면 하나를 위해 무려 2달 동안 요가 집중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몇몇의 스타들은 자신의 자기개발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데, 친한 동료연예인 몇몇과 ‘영어 스터디’를 준비해 자신의 역량을 넓히려 할 뿐 아니라, 운동이나 요리도 함께 배워 다재다능한 재능을 키우는데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대충 눈속임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자신이 보여줄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싶어하고 또 그 노력이 절대 헛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지금도 스타들의 노력은 오늘도 어디에선가 계속 되고 있을 것이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방송작가

입력시간 : 2005-08-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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