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의 생생골프] 펀치샷 요령


골프는 자연과 싸우는 스포츠라고 하죠. 코스대로 작전을 세우고 바람이나 잔디의 상태 등을 고려해 샷의 형태를 결정하는 그런 운동입니다.

물론 내기나 우승경쟁을 할 때는 동반자의 흐름까지 잘 살펴야 하는 변수가 생기지만 골프가 자연에 맞서는 경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특히 브리티시 오픈의 경우 그런 생각을 더 하게 됩니다. 대회가 열리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지역은 워낙 바람이 심하고 날씨가 변덕스럽기 때문이죠.

그런 상황에서는 펀치 샷이 정말 유용합니다.

펀치 샷은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맞바람을 향해 ‘한 방’ 날리는 샷입니다. 낮게 날려서 바람을 뚫고 가는 거죠.

힘이 듬뿍 실리는 샷이기도 하죠. 보통 대부분의 교습가들은 펀치 샷을 하려면 셋업 때 볼을 오른발 쪽에 두고 손은 평소보다 왼쪽에 놓이도록 한 뒤 그립을 짧게 잡으라고 합니다.

셋업 때부터 클럽 로프트를 의도적으로 세우라는 거죠. 그런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저는 굉장히 낮게 볼을 날려야 할 때가 아니라면 어드레스나 백스윙은 보통 스윙과 크게 다를 바 없이 한답니다.

교습가들은 백스윙 때 체중이동을 거의 하지 말고 또 평소보다 조금 작다 싶게 스윙 크기를 조절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이론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일일이 신경 쓰기 싫고 또 복잡한 것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스윙 과정을 단순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백스윙의 크기나 체중 이동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요. 그러나 그립부분에서는 그들과 의견이 같습니다.

펀치 샷은 낮게 날아가 떨어진 뒤에도 구르기 때문에 약 반 클럽 정도 평소보다 거리가 더 난답니다. 그래서 그립을 약간 짧게 쥐어야 거리를 맞출 수 있죠.

그럼 이제부턴 한희원 식 펀치 샷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제 펀치 샷의 핵심은 임팩트 이후의 팔 동작에 있답니다. 임팩트까지는 일반 샷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요.

그러나 그 이후 스윙의 모양은 서서히 차이점을 보이죠. 폴로스루의 초반을 먼저 보면 일반 샷의 경우 양 손목이 교차하는 움직임이 일어나죠. 하지만 펀치 샷은 이런 동작이 없답니다.

클럽 페이스의 각도를 임팩트 이후에도 계속 유지하려면 손목 롤링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이 동작부터의 차이점은 폴로스루의 크기입니다. 펀치 샷의 폴로스루는 일반 스윙보다 아크가 훨씬 커야 한답니다.

팔을 쭉 뻗어줘야 한다는 거죠.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피니시는 끝까지 하지 않게 되죠.

그래서 일반 샷과 펀치 샷의 가장 큰 특징이 피니시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스윙을 하는 도중 신경 써야 하는 것은 피니시가 아니라 임팩트 이후의 폴로스루인 거죠.

또 펀치 샷은 볼을 다운블로(하향타격)로 치게 되는데 이는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면서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임팩트 이후의 동작, 즉 폴로스루에 신경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뤄진답니다.

결국 펀치 샷의 요점은 세 가지네요. ▲그립을 짧게 잡고 ▲폴로스루 초기에 손목 롤링을 하지 않으며 ▲임팩트 이후 될 수 있는 한 팔을 쭉, 멀리 뻗어서 폴로스루 스윙 아크를 크게 만드는 것입니다. 골프, 쉽게 생각하면 쉬워진답니다.


정리=김진영 서울경제 골프전문 기자


입력시간 : 2005-09-14 20:48


정리=김진영 서울경제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