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5년도 다 저물었군요. 매년 이맘때면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 시작했나 싶게 빨리 한 해가 간 것 같아요. 겨울은 골프 실력을 높이는 데 매우 긴요한 기간입니다.

동계훈련 기간 동안 열심히 닦아둔 기량으로 일년을 버티거든요. 저도 푹 쉬면서 체력 훈련을 비롯해 겨울철 운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퍼팅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짧거나 긴 퍼트, 내리막 퍼트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 드렸으니까 옆 경사 퍼트를 설명하겠습니다.

요즘 한국 골프장의 그린도 굴곡이 심해져서 옆 경사 라인에 볼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유용하실 것 같아요.

퍼팅은 기본적으로 스피드(세기)가 가장 중요한데 옆 경사에서는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똑 같은 방향으로 퍼팅을 해도 스피드가 다르면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지기 때문이죠.

아마추어 골퍼들이 옆 경사에서 3퍼트를 자주 하는 이유도 경사를 잘못 봐서라기보다 스피드를 맞추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옆 경사에서 스피드를 맞추는 것은 내리막 퍼트 때처럼 경로 상의 일정한 지점을 목표로 두고 그 곳까지만 볼을 굴리겠다고 생각하는 방법이 최고랍니다.

옆 경사의 정점에 다다른 볼이 홀을 향해 내리막 경사를 타기 때문이죠. 설정한 지점까지만 스피드를 계산해 굴리면 볼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자연스럽게 홀을 향해 굴러가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들은 홀까지의 거리를 다 머리에 담고 퍼트를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 볼은 홀을 스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엉뚱한 곳으로 굴러가고, 남은 거리도 상당히 멀어지게 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3퍼트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구요.

그러면 옆 경사에서 일정한 지점의 목표란 어느 곳을 말하는 것일까요.

퍼팅의 거리와 경사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6분의1 법칙’을 따르면 적어도 3퍼트의 확률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고 생각합니다. 6분의1 법칙이란 퍼팅 총 길이의 6분의1을 빼고 친다는 것입니다.

6m 정도 거리일 경우 5m는 일직선으로 가다가 1m 지점부터 볼이 급하게 휜답니다. 따라서 이 경우 약 5m의 감으로 퍼트를 하면 적어도 홀을 중심으로 50㎝ 반경에 볼이 멈춰 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옆 경사 외에도 내리막이나 오르막이 있을 경우 그만큼 스피드를 줄이거나 보태야겠죠. 넣겠다는 생각보다는 홀 주변에 바짝 붙이겠다는 식으로 여유를 가지면 큰 실수는 없을 거예요.

사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욕심 때문에 플레이를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욕이 부른 참사’가 자주 일어나죠.

PGA투어 통계에서 올해 퍼팅 순위 1위가 인도의 아준 아트왈이라는 선수거든요. 그런데 이 선수도 10피트(3.3m) 이내의 퍼트 성공률이 88%나 되지만 10~15피트(3.3m~5m) 거리에서는 성공률이 33%로 뚝 떨어진답니다.

하루 종일 퍼팅 그린에서 사는 프로 선수, 그 중에서도 PGA투어 평균 퍼트 1위인 선수도 3m 이상 되면 3번 중 2번은 넣지 못한다는 거죠. 하물며 거의 연습도 하지 않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떨까요.

옆 경사를 만나면 넣으려고 하지 말고 ‘6분의1 법칙’을 기억했다가 홀에 붙이려고 하세요. 그래야 현명한 골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리=김진영 서울경제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