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가사와 멜로디 신나는 편곡… 세대초월 사랑받는 국민 댄스곡강원래 "가수인생 가사 따라가는 것 같아" 발표 4년후 사고당해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국민댄스곡인 클론의 대표곡 ‘꿍따리 샤바라’는 가사내용만을 놓고 보면 건전가요나 다름없다. 랩 댄스음악을 표방하며 90년대 신세대문화를 리드했던 톡톡 튀는 클론과 이 노래는 사실 어울리지 않는 곡일 수도 있다.

구준엽이 누군가? 서태지 등장이전에 머리를 백구로 빡빡 밀고 찬란한 문신으로 서울 강남역에서 힙합문화를 주도했던 원조 랩퍼가 아니던가! 강원래는 “노래를 처음 받았을 때 가사 내용이 완전 건전가요라 너무 황당했다.

정말로 취입하고 싶지 않은 노래였다. 준엽이는 화를 내기까지 했다.”고 털어놓으며 웃는다. 이는 자신들의 대표곡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불후의 댄스명곡이 될 것임을 상상조차 못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클론이 취입에 앞서 처음 접했던 오리지널 버전은 지금의 경쾌한 랩 댄스 편곡이 아닌 평범한 통기타 버전이었다. ‘꿍따리 샤바라’는 작고한 코미디언 이기동의 유행어 ‘꿍따리 닥닥 삐약 삐약’을 소재로 착안한 재미난 발상을 도입해 신나게 재 편곡되어 환골탈태한 노래다.

‘복제인간’이란 뜻의 클론의 멤버 강원래와 구준엽은 경기고 동기동창생으로 복제인간처럼 붙어 다녔던 절친한 친구사이다.

교내 생활관 교육 때 강원래의 비범한 춤 실력이 소문이 나면서 단짝이 된 이들은 대학로가 문화의 거리로 각광받기 시작했던 1984년부터 길거리에서 춤 솜씨를 뽐냈던 비보이 1세대격인 춤꾼들이다. 이후 이태원, 강남 등 다운타운의 클럽에서 활약했던 이들은 1996년 남성듀오 ‘클론’을 결성하며 공식데뷔를 했다.

히트곡 제조기 김창환과 만나 데뷔앨범 작업에 들어갔다. 총 8곡이 수록된 1집 ‘ARE YOU READY?'는 열흘의 녹음작업으로 탄생되었다. 당시 마음에 들 때까지 녹음을 계속하는 ‘독종’으로 유명했던 김창환도 타이틀 곡 ‘꿍따리 샤바라’를 단 2시간 녹음작업 만에 OK사인을 내려 주위를 놀라게 했었다.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선풍적인 반응 속에 그해에만 84만장이 팔려나갔고 이듬해에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이들은 여름철 해변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거칠고 신나는 편곡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한국대중가요의 댄스명곡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수많은 가요계의 징크스 중 “가수는 자신의 히트곡 제목이나 가사내용에 따라 인생이 따라간다.”는 치명적인 속설이 있다. 얼마 전 타계한 ‘산장의 여인’으로 유명한 권혜경은 노래가사 그대로 산장의 여인처럼 외롭게 세상을 떠났고 김건모도 김창환과 ‘잘못된 만남’ 작업 후 헤어졌었다.

그런 면에서 “꿍따리 샤바라‘도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운명적 노래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지난 2000년 11월 오토바이 사고로 장애인이 된 강원래는 노래가사 그대로 삶이 따라갔기 때문이다. “...누구나 세상을 살다보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중략) 기쁨과 슬픔이 엇갈리고 좌절과 용기가 교차되고...(중략) 희비가 엇갈리는 세상 속에서 내일이 다시 찾아오기에 우리는 희망을 안고 사는거야...”

이 노래는 사실 재활치료를 하고 있던 수많은 암환자들이 노래를 듣고 강원래에게 ‘위안을 받고 힘을 얻었다’고 고마워했던 노래다. “정말 가수인생은 가사를 따라가는 것 같다.

노래를 발표하고 4년 후에 내가 사고를 당해 장애인을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사고가 난 다음 재활을 하면서 내 노래에 스스로 위안을 얻고 희망을 가지고 일어설 수 있었다.” 강원래의 부친도 힘겨울 때 마다 할아버지의 산소를 찾아 아들의 노래로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대만에 한국대중음악을 알린 공로로 문화부장관 표장까지 받은 강원래. 장애인의 인권을 대변하는 전도사로 변신한 그는 방송진행자로 활동하며 각종 무대에서 음반동지 구준엽과 함께 역동적이고 가슴 뭉클한 ‘휠체어 댄스’를 선보이며 장애인의 우상을 넘어 대중에게 삶의 용기를 불어넣으며 불굴의 의지를 실천하는 상징이 되었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