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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를 말하다] 매달 '진짜영화'를 보여드립니다
'인디포럼 월례비행'
연례 독립영화 축제 아쉬움 월례행사로 보충… 관객과 담론의 장 마련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



윤성호 감독
새삼스럽지만 '독립영화'의 '독립'은 바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말한다. 독립영화의 존재 이유는 상업영화가 다루지 않는,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소재들을 첨예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만으로도 독립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얼마 전 대통령은 <워낭소리>를 관람한 후 "역시 작품이 좋으면 사람들이 많이 온다"며 감탄을 했다. 이 발언은 그 자체로는 맞는 말이지만, '독립영화'인 <워낭소리>를 보는 관점에서는 한참 어긋났다는 것을 말해준다. <워낭소리>의 존재 이유는 '많은 관객 동원'이라는 부수적 결과가 아니라 '소와 노인 내외의 느림의 철학'이라는 본질적 가치에 있기 때문이다.

'<워낭소리> 보기'가 '독립영화 돕기'로 잘못 이해되고, '문화'로서의 영화보다는 '상품'으로서의 영화에 가치를 더 부여하는 지금, 그래서 독립영화계 내부의 '영화를 보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시도는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1996년 독립영화계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된 독립영화 축제 인디포럼(Indie Forum)은 한국독립영화협회의 태동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을 정도로 유래가 깊은 행사다. 이 행사는 1년 동안 제작된 독립영화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한국 독립영화의 바로미터인 셈이다. 축제 기간 동안 자유로운 상상력과 독창적인 표현을 시도하는 독립영화들을 중심으로 상영하는 한편, 독립영화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포럼도 함께 개최하며 '문화'로서의 영화에 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인디포럼을 이끄는 '인디포럼 작가회의'는 올해부터 새로운 실험을 또 하나 시작했다. 바로 '인디포럼 월례비행'. 1년에 한 번 개최하는 독립영화축제에 대한 낯섦과 아쉬움을 '월례 축제'인 이 행사로 보충하며, 동시에 관객들과 보다 자주 봄으로써 영화에 대한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담론을 만들어보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1-2월상영작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
2-4월상영작 <골리앗의 구조>
3-3월상영작 <푸른 강은 흘러라>
4-4월상영작 <행당동 사람들>
5-5월상영작 <파산의 기술>
6-6월상영작 <과거는 낯선 나라다>
2월 24일 첫 상영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 선정된 영화들의 면면은 <워낭소리> 이전에 이미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예리하고 때로는 재치있게 다룬 수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첫 번째 주자는 이름도 도발적인 <뻑큐멘터리 박통진리교>. 부제인 '파시즘에 대한 눈 밝은 경고'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이 우리 사회의 '어떤 경향'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풍자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어느 정도 내용까지 짐작 가능한 이 영화는 '좀비'처럼 죽지 않는 '박통'의 망령과 그를 '섬기는' 어떤 세력들에게 '뻑큐'를 날리며 감독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독립영화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마련된 새로운 시도들도 눈에 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기존의 감독과 관객의 질의 응답을 넘어, 감독과 평론가의 대담이나 감독과 소설가의 대담을 마련해 영화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해석을 가능케 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발언해온 이택광 문화평론가와 현재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인 김애란 작가의 대담은 독립영화를 넘어서 참신한 영화와 그 읽기에 목말라 있던 관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신은희 인디포럼 사무국장은 "'상품'보다는 '문화'로서의 영화가 온전히 기능하기를 바라며 이 같은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히며 "단순한 영화 상영의 차원을 넘어 논의의 시간을 통해 독립영화와 관객 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감독
'상품'보다 '문화'로서의 영화 보기를 바라며

<은하해방전선>으로 독립영화계의 일약 스타가 된 윤성호 감독은 이번 '인디포럼 월례비행'의 기획 단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로부터 '월례비행'의 역할과 '독립영화'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 '월례비행'을 기획한 의도는
물론 독립영화제들은 많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하나의 이벤트는 됐지만 구체적인 발언이나 담론의 장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현대사회와 기술의 발달로 매체는 빠르게 변화하는데 독립영화는 그에 부응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기존 영화제는 1년에 한 번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 '생존확인'만 하는 수준이었잖은가. 이래서는 관객과 친해질 수 없다. 그래서 독립영화와 관객을 데이트를 자주 시켜 친해지는 기회를 마련해본 것이다.

- 상반기 다섯 편의 작품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알다시피 요새 시절이 하수상하다. 자본주의는 계속 재편되고 확장하며, 권위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회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특히 형식적으로도 진부하지 않고 정치적으로는 새롭고 특히 생활 속의 '작은 정치'들을 잘 드러내보일 수 있는 작품들이 선정됐다.

- 소위 독립영화계가 아닌 외부인사의 초빙이 눈에 띈다
자본이 매개하지 않으면 다른 장르의 사람들과 직접 만나지 못하는 세상 아닌가. 그런 관계를 떠나 이런 영화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만약 후반기 라인업에 음악가에 관한 영화가 선정된다면 음악인이 대담자로 초빙될 수도 있다.

- 관객들에게 '독립영화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해준다면
독립영화는 그냥 '영화'다. 현 시스템상 영화가 자꾸 상업적으로만 생산, 소비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시장 마인드로 봐도 결국 영화 자체의 입지를 좁게 만든다. 이미 이런 상황에 몰려 <워낭소리>가 이렇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영화란 다양해야 의미가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 그런 다양한 영화들을 소위 '독립영화'에서 찾을 수 있고, 그래서 이런 영화들이 '진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관객 여러분, 함께 얘기하고,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진짜 영화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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