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어''회로''밝은 미래''도플갱어' 등의 작품에서 현대 일본사회에 대한 고민을 독특한 영상으로 표현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구로사와 기요시가 처음으로 가족 영화를 만들었다. 그간 만들어온 장르의 궤적에서 벗어난 선택이었기에 더욱 주목 받았다.

그 이유에 대해 구로사와 기요시는 "내 영화가 처음 해외로 진출한 후 10년이 흐른 지금은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다시 한 번 내 영화를 만들어야 할 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사회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도쿄 소나타'의 가족들은 그 자체로 사회의 한 단면이다. 그들은 일본과 세계에 연결되어 있으며, 자신을 보호하는 것과 외부의 흐름에 따르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그것은 현대 일본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다.

영화에는 초등학교 6학년인 켄지의 가족이 등장한다.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켄지에게는 아빠 몰래 피아노 학원을 다닌다는 비밀이 있다. 하지만 비밀이 있는 사람은 그만이 아니다. 회사에서 해고된 아빠와 어느날 사라진 엄마, 미군에 지원한 형 모두에게 비밀이 있다. 영화는 그들 간 단절과 균열을 현실적으로 응시한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이 가족 중 특히 미군에 지원한 형에게 자신이 우려하는 일본 사회의 미래를 투사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서처럼 일본 시민들의 미군 입대가 쉽다면, 많은 청년들이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그들이 전쟁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전쟁을 일본 전체에 퍼져 있는 폐쇄적인 느낌을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돌파구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 영화의 탈을 쓰고 있는 '도쿄 소나타'가 실은 일본의 정치사회적 현실에 대한 묵시록적 전망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08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