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아내를 잃은 후 3년째 집 안에 틀어박혀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 병희(박희순). 드디어 성공하기 직전,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선다. “다녀왔습니다!” 그녀는 노숙자 행색의 수강(강혜정)이다.

그녀는 도대체 뭘 믿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 집에 당당하게 쳐들어 왔을까? 그녀의 행동과 전력은 상식 밖이다. 병희를 감금하더니 창 밖으로 누군가의 집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막무가내다.

3번의 전과는 사랑 때문에 저지른 것. 병희는 이런 수강을 두려워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저항하지 못하고 그녀의 계획에 동참하게 된다.

‘올드보이’, ‘웰컴 투 동막골’, ‘연애의 목적’, ‘허브’ 등의 영화에서 독특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 온 강혜정은 이 영화를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하는 황수아 감독은 CF 감독 출신. 2001년 단편영화 ‘데칼코마니’는 섬세한 심리 묘사와 영상미를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감독은 “소통이 단절된 현대인들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숨겨진 행복을 발견하는 과정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강혜정은 이 영화가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평범한 일이 사실은 위대한 일임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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