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얽히고 설킴은 한 남자의 시선으로부터 시작한다. 상젤리제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파리의 아파트에 사는 물랑루즈의 댄서 피에르(로망 뒤리스)는 어느 날 베란다에서 건너편 아파트의 여자 래티시아(멜라니 로랜)을 발견한다.

그는 그녀에게 반하지만, 그 옆에는 이미 두 명의 남자가 있다. 그 중 한 명이 중년의 건축가인 롤랭(패브리스 루치니). 한편 엘리즈(줄리엣 비노쉬)는 메닐몽탕 시장 야채가게 주인 장(알버트 듀퐁텔)에게 호감을 갖는다.

장의 친구 프랭키(길스 레로시)는 카페에서 일하는 캐롤린(줄리 페리에)을 좋아하지만 장난스러운 태도로 그녀에게 상처를 준다. 파리의 겨울과 함께 이들 간의 감정이 무르익어 가던 중 래티시아는 롤랭에게 이별을 고하고 영화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사랑을 부르는, 파리’의 라인업은 쟁쟁하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전작 ‘스패니시 아파트먼트’로 배우들 간 앙상블을 끌어내는 데 재능을 보여줬던 세드릭 클래피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의 연출 하에 배우들은 생생한 파리지엔의 모습으로 살아난다.

이들의 관계가 펼쳐지는 배경은 누구나 사랑하는 파리의 풍경이다. 물랑루즈, 마레지구, 메닐몽탕, 골목길, 센 강변과 농산물 시장 헝지스 등이 카메라에 담겼다. 팝과 재즈적 감성을 바탕으로 한 세련된 음악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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